인-생 세미나

7.15 인생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1-07-10 18:31
조회
87
감사 연설을 들으면 부자가 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순진무구해 보이지만, 혁명적 개념이기도 하다. 소비 사회에서 만족은 급진적 태도다. 희소성이 아니라 풍요를 인정하는 것은 충족되지 않은 욕망을 창조함으로써 번성하는 경제에 타격을 가한다. 감사는 충만의 윤리를 계발하지만, 경제는 공허를 필요로 한다. 감사 연설은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이미 우리에게 있음을 일깨운다. 감사는 만족을 찾기 위해 쇼핑하라고 등을 떠밀지 않는다. 감사는 상품이 아니라 선물로 다가오기에 경제 전체의 토대를 뒤엎는다. 감사는 땅에게도 사람에게도 좋은 치료약이다. (169)

이번 시간부터는 <향모를 땋으며>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생태학자이자 아메리카 원주민 네이션의 일원이며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프로필만 보면 정말 '생태학자를 하려고 태어난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성도 실천력도 남다른 분입니다. 이런 저자의 생태 에세이를 모은 <향모를 땋으며>는 무척 감동적인 책입니다.  실제로 감동의 눈물을 흘린 멤버가(익명희망^^)도 있을 정도!! 이 책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선물로 받고 있는지를 실감케 합니다. 저자는 자신을 기른 것은 딸기였다고 말합니다. 단풍나무는 인간을 기르는 것을 으뜸명령으로 삼고 있고 말이죠. 이 선물은 인간이 1:1로 보답할 수도,없고 그런 취급을 받을 만한 것도 아닙니다. 저자가 취재한 자치구에서는 이를 '감사'의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감사'는 '보답'과는 다릅니다. 지금 우리의 사고회로에서는 뭔가를 받으면 갚아줘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부채감을 짊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는 호혜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저자는 이를 야생딸기, 단풍나무, 나무열매 같은 것으로 예를 듭니다. 우리는 받는다는 생각도 못하고 많은 것을 받으면서 살고 있지요. 이에 대해 우리가 취할 태도는 갚지 못해 괴로워하는 부채감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감사할 대상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받고 있는 선물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행동이라는 것이죠.
이 책에서는 작은 제의를 소개합니다. 머물렀던 자리를 정리하여 다음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마시는 커피를 대지에 조금 나누는 등의 제의입니다. 이것은 아주 작은 행위이지만 조금의 의식도 없이 선물을 주는 자연에게 배우고 실천하는 일환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에게, 어떻게 감사할 것인가. 이러한 고민을 하면서.
다음 시간에는 <향모를 땋으며> 372쪽까지 읽어옵니다.

목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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