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세미나

7.22 인생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1-07-19 16:12
조회
91
생명과 생명의 교환을 주관하는 원칙과 실천에 대한 토착 계율을 뭉뚱그려 '받드는 거둠'이라 한다. 이것은 우리의 취함을 주관하고 우리와 자연과의 관계를 빚고 우리의 소비 욕구에 고삐를 죄는 규칙이다. 그래야 일곱째 세대에도 세상이 지금만큼 풍요로울 것이다. 구체적인 조항은 문화와 생태계마다 천차만별이지만, 기본 원칙은 땅과 가까이 사는 거의 모든 부족이 동일하다. (p.266)


<향모를 땋으며> 두 번째 시간에는 '받드는 거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받드는 거둠'이란 생명간의 주고받는 호혜관계를 의식하며 교환에 참여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받드는 거둠'의 기본 원칙은 '절반은 남겨두라'는 것. 축적과 과소비의 욕구에 고삐를 채우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받드는 거둠'은 단순히 낭만적인 이야기도, 자연에 대한 인간의 '양보'도 아닙니다. '받드는 거둠'은 생명간의 호혜를 위한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부분에서 인상적인 지점은 예의와 원칙을 지켜 향모를 수확하는 것과 수확하지 않을 때의 차이를 실험해서 데이터화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식물에게 좋은 말을 해주면 잘 자란다' 이런 것을 떠올렸지만...사실 무척 실질적인 문제였습니다. 원칙을 지켜 수확한 곳의 향모밭이, 수확하지 않은 향모밭보다 결과적으로 더 풍성해졌기 때문입니다. 수확된 향모는 그 자리에 더 에너지를 집중해 싹을 틔운다는 것. 이는 인간이 향모에 의존하는 것처럼 향모 역시 인간의 활동에 의존하여 자기 종을 번성시키는 지혜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실험은 '수확은 자연에 해롭다'는 상식을 의심하게 합니다. 수확을 하거나/하지 않는다는 식의 이분법은, 은연중에 인간이 자연의 작용에 '참여' 한다는 생각을 가로막습니다. 인간과 자연은 따로 있고, 최대한 간섭하지 않는 게 가장 건강(?)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죠. 하지만 인간이 정말 자연의 일부이며, 그 안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라면, 생각해야 할 것은 '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어떻게 관계맺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아닐까요? 이것이 '받드는 거둠'이 던지는 윤리적 질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향모를 땋으며> 끝까지 읽어옵니다.

목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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