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세미나

7.29 인생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1-07-26 16:47
조회
99
<항모를 땋으며>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드디어 이 책을 다 읽었네요^^

이번에 읽은 챕터는 '향모를 태우며' 였습니다. 향모를 수확해서 땋고 의례를 지낸 다음, 마지막 순서로는 향모를 태웁니다. 그 검댕을 약으로 쓰기 위해서죠. 정말 하나도 버리지 않고 하나하나 의미를 두어 향모를 취급하는 의례는 무척 감동적입니다. '향모를 태우며' 마지막 챕터는 그동안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어디에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이 맺는 관계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고 "의례"를 준비하는 문화를 말살하고,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밀어붙이는 지금의 현실을 말이죠. 결국 생태 문제는 인간의 마음을 바꾸는 것과 연관되어 있음을 이 책은 놓치지 않습니다.

세미나에서 나온 얘기 중 재밌었던 건 정옥샘이 말씀하신 '복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종다양성을 위해 멸종위기종을 분류하고 그것의 개체수를 늘리는 걸 '복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개념을 가지고 있으면 인간은 그 과정에서 쏙 빠지기 쉽다는 것이죠. 아무리 멸종위기종의 개체수를 확보한다고 한들, 결국 인간이 그것과 관계맺고, 또 그 관계에 의미를 두고 아끼는 마음이 복원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이 책은 잘 보여줍니다. "호혜성"이라든가 "문화 서비스"라는 다소 낯선 말로 말이죠. 이 책이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은 인디언 문화와 그것을 말살하려는 국가의 움직임입니다. 무엇이든 동화해버리는 문화는 다양한 언어를 말살하고 모든 관계를 획일적을로 만듭니다. 저자는 이 말살이 단순히 인간이 할 수 있는 언어의 수가 줄어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세계와 관계맺는 방식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보지요. 따라서 복원은 동/식물로 대상화된 세계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서야 합니다. 인간도 심리적인 복원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향모를 땋으며>는 이 문제를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보여줍니다.

향모는 사실 흔한 풀입니다. 찾아보니까 사실 무척 거칠고, 잘못 닿으면 손이 베이는 풀이라고 합니다. 그것을 부드럽게 만들어 그 향기를 즐기고, 땋아서 의례용으로 쓰려면 정말 면밀한 관찰이 필요할 것입니다. 관계맺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요. 향모를 땋는 행위는 인간이 자연과 관계맺는 역량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위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 우리에게 이 향모와 같은 존재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리의 관계 역량은 어디까지 닿을까요? 관계에 대한 질문을 남기며, <향모를 땋으며>를 마쳤습니다.


다음 시간은 <숲은 생각한다>  서문과 1장을 읽어옵니다.


목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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