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세미나

8월 5일 인생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1-08-02 19:48
조회
151
인간적인 것 너머로의 이 발돋음은, 맥락과 같은 기초적인 분석 개념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표상, 관계, 자기, 목적, 차이, 유사성, 생명, 실재, 정신, 인격, 사고, 형식, 유한성, 미래, 역사, 원인, 행위주체성, 위계, 일반성 등의 개념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변화시킨다. 이는 이 용어들로 우리가 의미하는 바와 이 용어들이 지시하는 현상들이 놓인 곳을 바꾸어 놓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거주하는 살아있는 세계 속에서 그러한 현상들이 갖는 효과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 바꾸어 놓는다. (p.48)


<숲은 생각한다>는 만만치 않은 책이었습니다. 서문부터 쏟아지는 인류학자 이름과 이론들로 저도 다른 선생님들도 모두 혼란! 하지만 무척 멋있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하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특권이라고 생각되던 기호작용은 사실 모든 생명의 기능이며 다만 표상양식이 다를 뿐이고, 이 사실은 인간이 다른 것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증거한다는 주장입니다. 저자는 유명한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재해석하면서 인간의 세 번째 다리인 '지팡이'가 사실 인간의 표상작용을 상징하며, 인간이 자신의 확장하는 도구인 지팡이를 통해 세계와 연결된다는 것을 꼼꼼하게 논증합니다. 이로써 인류학을 '인간적인' 것에 대한 연구 학문에 국한된 것이 아닌, 인간이 기호작용을 통해 다른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배우는 분야로 전회시키고자 합니다.

저자는 "숲은 생각한다고 우리가 주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이하게도 숲은 생각한다는 사실의 산물"(48)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보면서 '숲'이라는 것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숲은 어디까지가 숲일까요? 나무와 풀까지? 그곳에 사는 동물들까지? 숲은 단지 장소나 배경이 아니라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숲에서는 '나'라는 관습적인 기호가 통하지 않습니다. 그곳의 모든 존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영향을 주고받을 테니까 말입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인간적인 것을 넘어선 인류학'을 시도합니다.



다음 시간은 <숲은 생각한다> 2장까지 읽어옵니다.

과제는 2장의 맡은 범위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목요일에 만나요//
전체 1

  • 2021-08-04 09:11
    숲이라는, 기호가 난무하는 복합적인 공간이 온갖 생명들의 사유의 장임을 많은 사례들이 대변하고 있었습니다.
    '숲이 생각한다는 사실' 자체가 '생각' 을 독점함으로써, 만물의 영장임을 자임하는 인간의 오만을 고발하는 것 같았어요.
    인간인 우리가 인간을 넘어서 사유하는 것에 얼마나 서툰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구요. 다음 이야기들이 너무나 기대되는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