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숙제방

장자 시즌2 6주차 메모

작성자
손호진
작성일
2021-07-29 16:04
조회
35
장자시즌2 세미나 6회차 메모

농경의 배신

인류세라는 용어는 인류의 활동이 세계의 생태계와 대기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 지질학적 시기를 지칭하기 위해 새로 만들어진 개념이다. 저자는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급증하게 된 계기를 인류세의 전제로 받아들인다면 불의 사용이라고 한다. 또한 근대 이전에 발명된 것들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불을 제외하면 국가라는 제도라고 한다.

불은 인류가 자연 세계를 지배하게 된 열쇠였고 세상을 독점하는 종이 되는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불을 가지고 쉽게 사냥을 했음은 물론이고 음식을 익혀 먹음으로써 다른 동물들에 비해 더 적은 음식을 먹고 거기에서 영양분을 끌어내 훨씬 더 적은 열량을 소비할 수 있었으며 소화할 수 있는 음식의 범위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장 되었다.

리처드 랭엄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의 뇌가 여타의 포유류를 기준으로 신체 크기에 비해 3배이상 커질 수 있었던 것은 화식(조리)에서 비롯된다 하였다. 인공적 물관리를 통한 이른바 관개농업이 실질적 정착 공동체의 토대가 되었다고 하는 지배적 관점은 모든 면에서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었다. 저자가 연구한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환경은 현재 건조한 환경이라는 토대에서 시작되었는데 1만년전에 그곳은 습지의 형태였던 것이다. 그로인해 관개가 아닌 배수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또한 문명의 진보라는 표준서사에서 길들인 곡물과 가축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 거의 자동적으로 신속하게,완전히 형성된 농경사회가 발생한다는 가정을 기정사실인양 전제하고 있지만 초기문명과 결부된 농경목축 사회들의 합체가 이루어진 시기사이에는 4000년이라는 시간의 격차가 있다.

기원전 5000년경 경작을 시작했을때를 설명하는 이론은 보세럽의 궁지이론이다. 기회로서가 아니라 다른 대안이 없게 되어 마지막으로 선택된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메소포타미아에서 발견되는 증거에 의하면 결핍된 지역보다 풍요로웠던 지역에서 경작이 시작됨을 보여주는 것들이 많다. 이론을 반박할 근거들이 많긴 하지만 그에 대안할 수 있는 이론 또한 나오지 않고 있다.

도무스는 라틴어 가구(집)이라는 뜻으로 경작지, 씨앗과 곡식 저장고, 사람들과 사육되는 동물들이 한곳에 집중화된 독특한 장소이다. 길들인다는 것은 상황에 맞는 온순한 개체들을 모아 번식을 하는 형태였는데 여러세대가 지나자 행동 및 신체적 변형까지 수반되었다. 도무스에서 길들인 동물들은 외부자극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졌다는 특징이 있었다. 또한 한곳에 갇혀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밀집된 공간에서 질병이 더 쉽게 확산되기도 한다.

2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인간이 길들였다고 하는것에 관한 질문이다. 인간이 길들였다는 것이 과연 인간이 길들인 것인가? 그것들에 의해 인간역시 길들여진것에 관한 형이상학적 질문이다. 책뒤에 쓰여져 있는 “나는 내가 안다고 생각해온 바들이 얼마나 잘못이었는지를 꺠닫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쓰여진말이 가슴깊이 와닿는다. 이 글역시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것들의 물음을 던지고 파고 들어갔을 때 그것과 맞지 않는 것들을 발견하게 되어 천착해 들어간다. 그것을 내삶으로 가져와 보면 내가 공부를 한다는게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한 사유를 한다는 것으로 국한시켰다고 하면 그것은 좁은 나만의 세계에서의 공부인 것이다. 왜 공부를 책을 읽는 것만이 공부라고 생각했는지 책을 읽는거 또한 나만의 생각을 견고하게 만드는게 아니었는지를 사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만이 공부가 아니라는걸 알게 되고 인정하게 된후 나의 공부는 달라진다. 남의 말을 잘 듣는 것도 공부이고 내공간을 잘 정리해 나가는 것도 공부이고 내 생각을 고집하지 않는 것도 공부이고 일상에서 일어나는 것이 모두 공부이다. 그것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힘을 길러 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내 생각이 견고해 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주역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는거 같은데 아직 글로 풀어내기가 쉽지 않지만 그것은 차차 해나가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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