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10.30 니나노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9-10-26 19:48
조회
99
191030 니나노 일본어 공지
 愛くるしくて、心が優しくて、すべて美徳ばかりで悪さというものが何もない可憐かれんな少女が、森のお婆さんの病気を見舞に行って、お婆さんに化けている狼にムシャムシャ食べられてしまう。
私達はいきなりそこで突き放されて、何か約束が違ったような感じで戸惑いしながら、然しかし、思わず目を打たれて、プツンとちょん切られた空しい余白に、非常に静かな、しかも透明な、ひとつの切ない「ふるさと」を見ないでしょうか。
その余白の中にくりひろげられ、私の目に沁しみる風景は、可憐な少女がただ狼にムシャムシャ食べられているという残酷ないやらしいような風景ですが、然し、それが私の心を打つ打ち方は、若干やりきれなくて切ないものではあるにしても、決して、不潔とか、不透明というものではありません。何か、氷を抱きしめたような、切ない悲しさ、美しさ、であります。
무척 사랑스럽고 마음이 상냥하며 모든 미덕을 갖춘, 전혀 못되지 않은 가련한 소녀가 숲 속에 사는 할머니에게 병문안을 갔다가 할머니로 분장한 늑대에게 우적우적 잡아먹혀 버립니다.
우리는 갑자기 내동댕에 처져서, 약속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고 어쩔 줄 몰라 합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갑자기 한 방 얻어맞아 툭 싹둑 잘린 공허한 여백에서 아주 고요하면서도 투명한 하나의 절실한 ‘고향’을 보게 되는 것 아닐까요.
그 여백 속에서 펼쳐져 내 눈 속에 스며드는 풍경은 가련한 소녀가 단지 늑대에게 우적우적 잡아먹히고 있다는 잔혹하고 꺼림직스런 풍경입니다만, 그것이 나이 마음에 감동을 주는 방식은 다소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안타까운 것이기는 해도 결코 불결하다든가 불투명한 것이 아닙니다. 뭔가 얼음을 꽉 껴안고 있는듯한 절실한 슬픔과 아름다움입니다.

니나노 팀은 <문학의 고향> 강독을 시작했습니다. 빨간모자를 읽으면, 모든 미덕이 부정당한듯한 느낌 안에서 우리는 그동안 믿고 있었던 모럴을 부정당하는, ‘내동댕이 처진’ 느낌에 사로잡힙니다. 안고는 그렇게 툭, 싹둑 잘려나간 공백에 처했을때 비로소 고향을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익숙하고 안온하고 ‘약속된’ 것에서부터 내동댕이 처질 때 인간은 비로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보게 해준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안고는 고향을 돌아가야 하는 곳으로 설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늘 '타락'을 익숙한 것을 떠나 다른 것과 섞일 기회로 보니까요. 그가 늘 말하는 타락을 문학에서 본다면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난 장르는 동화 같습니다. 모럴도 의도도 없는데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남아 있는 동화는 인간이 아름다움을 느끼는 대상은 모럴과 같은 통념이 아님을 말해줍니다. 오히려 자신의 동일성으로부터 떨어져나갈 때야말로 인간은 어떤 감당하기 어려운 안타까움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문학의 고향>에 특히 많이 나오는 표현은 ‘내동댕이 처지다突き放される’라는 말입니다. 갑자기 내가 아는 세상이 나만 남겨두고 싹 자취를 감추고 홀로 남겨지는 느낌을 표현한 말인데 이 뉘앙스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관건 같습니다. 우선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반전’과 같은 이미지를 살려 ‘내동댕이 처지다’ 라고 했습니다만 계속 보면 다른 표현이 떠오를 것 같기도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예고한대로 지금까지 읽은 <문학의 고향>을 나름대로 자기 버전으로 번역해 옵니다.
새 번역물 과제는 첨부파일을 봐주세요~

그럼 수요일에 만나요//
전체 1

  • 2019-10-29 14:18
    그러고 보면, 모든 동화는 이 '내동댕이 처지다'의 느낌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동화는 인간의 원초적인 마음의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해주지요. 어떻게 그 내동댕이쳐짐으로부터 살아갈 것인가라는 윤리적 문제가 인류의 동화 저변을 관통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