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세미나

1.15 몸-살림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01-11 23:13
조회
114
200115 몸-살림 세미나 공지

 
『진고(眞誥)』에는 “눈은 몸의 거울이고, 귀는 몸의 창문과 같다. 보는 것이 너무 많으면 거울이 희미해지고, 여러 가지를 들으면 창문이 닫힌다. 얼굴은 정신이 노는 곳이고, 머리털은 뇌수의 표현이다. 근심하면 얼굴이 수척해지고, 뇌수가 줄면 머리털이 희어진다. 정기는 사람의 신령이며, 명랑한 기분은 몸의 보배다. 지나친 과로는 정기가 흩어지고, 하는 일이 복잡하면 명랑한 기분이 사라진다”라고 하였다.

 

이번 <동의보감> 강독은 ‘양생법’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는가! 그 구체적인 방안의 총집편이었지요. 그런데 그 일들이 참 쉬운듯 어렵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고치법을 하는데 남편이 깜짝 놀랐다고 하는 혜림언니의 경험담부터 시작해서, 하루를 음양탕으로 시작하면 확실히 정신이 맑아진다는 간증, 사실 아침에 입 속에 균이 가장 많다는데 그럼 침을 뱉어야지 삼키면 안되지 않느냐는 원론적(?)인 이야기까지. 역시 구체적인 양생법이 나오니까 이야기 꽃이 활짝 핍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고치법을 비롯한 몇가지 양생법을 해보려고 했는데 정말 어렵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일단 <동의보감>에서는 “겨울에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라” 라는 감사한(?) 말씀을 전해주셨는데 정작 그 말이 반가운 건 차치하고, 그 자시(子時) 정도부터가 정말 정신이 깨어있고 눈이 말똥말똥한 ‘광명의 시간’이란 말이죠.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서 아 이거 정말 양생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생각을 한 이번주였습니다. 거기다 스마트폰을 어찌나 내 손에서 떨어지지 않던지! “보는 것이 너무 많으면 거울이 희미해지고, 여러 가지를 들으면 창문이 닫힌다” 부분에서 다들 ‘우리는 스마트폰 때문에 다 틀렸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결국 고르고 골라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니... “침대에서 내려올 때 왼발부터 내려오고...” 였는데요. 이런 것까지 세세하게 지정해주는 <동의보감>이 놀랍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정말 양생의 리듬과 어긋난, ‘제멋대로’ 살아온 우리 자신이 놀랍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양생의 길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쭉~
<몸으로 본 중국 사상>의 이번 주제는 심(心)입니다. 저는 이 책에서 정말 놀라웠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폭군 주왕(紂王)이 왕자 비간의 심장을 꺼내본 일화를 해부학자(?!)로 읽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면서 “성인은 심장에 구멍이 일곱 개라는데 한번 확인해보자”라는, 어떻게 보면 미쳐버린 왕의 말을 진지하고 본격적으로 해석한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고대 중국에서 지혜는 뇌가 아니라 심장을 통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장은 외부의 공기를 받아들이고 또 내부의 공기를 배출하는 핵심 기관이지요. 그러므로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신명(神明)이 나온다고 여긴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뇌는 외부에서 받아들이고 또 내보내는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관일 뿐, 안팎이 교류하며 만들어내는 그 무수한 정보의 유동을 가장 직접적으로 처리하는 기관은 심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양의 수양의 기본이자 궁극은 호흡의 문제라고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온한 호흡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외부의 조건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보존하는 성인(聖人)이 되는 것이죠. 그러나 이 성인은 외부의 영향을 차단하는 존재가 아니라 심장에 가장 구멍이 많이 있는, ‘열린’ 사람이라고 동양 사상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그 열린 사람이야말로 가장 지혜롭게, 양생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다음 시간은 <병원이 병을 만든다> 1, 2장 읽어오시면 됩니다.
이번 시즌 마지막 책이니 힘내봅시다^0^

 

수요일에 만나요~
전체 2

  • 2020-01-13 11:04
    요가할 때 자세 따라하느라고 호흡은 신경을 쓰지 않는데, 영민샘이 요가수련을 오래하면 어떤 자세를 하든 호흡을 고르게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호흡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보니 힘든 자세를 하면 갑자기 호흡이 흐트러지고 어느 순간 숨을 안 쉬고 있더라고요.. 고른 호흡의 유지가 양생의 기초이고 전부일 수도 있다는 말에 공감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 2020-01-14 21:57
    중국에서 몸을 사유하는 것은 오장 육부가 다 뇌를 대신한다는 것이죠. 신체 ’국재론’으로 발심에서 행위까지 몸 전체가 개입한다는 생각이, 뇌의 지시를 받는 신체라는 수직적 구도를 깨는 것이었죠. 왜 그렇게 순환을 중요하게 강조하는지, 몸 자체가 생각한다는 것을 다시 상기하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