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M

6월6일 8주차 절탁M 후기(팡타그뤼엘/봉건사회)

작성자
윤순
작성일
2017-06-11 08:05
조회
319
2017.6.6. 절탁M 후기

 

1교시 2교시 : 팡타그뤼엘 토론과 이번 학기 문학책 서평쓰기 주제 토론(수경샘)

프랑수와 라블레의 팡타그뤼엘은 이번 학기 마지막으로 우리가 읽은 문학책으로 전 주에 읽은 가르강튀아와 비슷하지만 그 보다는 좀 더 선명했다는 말로 토론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가르강튀아나 팡타그뤼엘이나 거인왕이 주인공이면서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임신하고 출산하는 과정이 극 과장되어 있어서 그것으로 인해 재미있기도 어색하기도 시원하기도 했다는 공통의 의견이 있었지만 이러한 것들이 무엇을 상징하는가는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팡타그뤼엘 엄마인 바드벡의 출산 장면은 인상적이었는데 팡타그뤼엘이 나오기 전에 먼저 엄마의 뱃속에 있다가 나오는 (소금을 가득 실은 노재 고삐를 잡은 예순여덟 명의 노새 몰이꾼들이 나왔고, 그 다음으로 햄과 훈제한 소혀를 실은 아홉 마리의 단봉낙타와 작은 뱀장어들......) 사물들이 상징하는 것이 기존 주류의 밖에서 흘러넘치는 역동적인 힘을 보여주고 있다는 수경샘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가르강튀아나 팡타그뤼엘에서 전면에 보이는 거대한 육체, 배설 등에서 과장되고 웃음을 유발하는 것들의 의미는 낯선 것들의 조합에 의해 기존의 질서가 파괴되면서 완성에 도달하지는 못하지만 새로운 것이 계속 생성된다는 것을 말해 준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팡타그뤼엘의 입안의 세상에서 우리는 인간의 육체중 하나인 입과 입으로 들어오는 것들이 조합되어져 새롭게 생성되어 육체가 세상이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의사이기도 한 라블레는 그리스의 의사이자 철학자인 히포크라테스와 파라케수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이 책에 나온 거인 이미지는 서커스 같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민중들이 민중 축제에서 들여온 거인의 의미는 민중이 지향하는 풍요로움, 과도하게 흘러넘치는 향연의 주인공으로 표현됩니다. 이와 같이 질적으로 긍정되는 것은 거대하고 과도하게 표현되고 부정적인 것은 협소하게 표현되는데 이로 인해 시공간이 확 넓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거인, 축제, 향연과 같은 카니발의 이미지에서는 삶과 죽음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재합니다. 바흐친은 1권(팡타그뤼엘)을 시작으로 4권까지의 라블레의 작품에 대한 분석을 ‘프랑수아 라블레의 작품과 중세 및 르네상스의 민중문학’에서 자세히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언어의 질서를 파괴하는 것들을 현대의 시에서 볼 수 있는데 황병승시인 이나 네루다의 시<단순한 것들을 기리는 노래>등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런 시들에서 어떤 사물이 기존에 평가되는 교환가치가 없어지고 전혀 다른 계열의 새로운 존재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팡타그뤼엘에서 우리는 현대 시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작용을 산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라블레 전 시대의 고전, 그리고 중세 민중들의 삶과 축제, 기독교라는 거대한 영향을 담고 있는 16세기 라블레 시대의 상징과 언어유희를 따라가면서 읽어야만 해서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는 경험도 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합니다.

 

라블레의 팡타그뤼엘의 짧은 토론에 이어 이번 학기의 에세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가 이번 학기에 읽었던 신곡, 캔터베리 이야기, 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 세권의 책에 대한 서평으로 에세이를 준비합니다. 처음 써보는 서평에 대한 의문들이 많았는데 수경샘은 서평은 에세이 보다 작품에 더 주목해야 하고 내러티브가 있고 그 책의 구조, 인물들, 주제들이 들어가도록 해서 <이 책은 ~이다>가 나타나도록 써 보라 하는데 시작도 안했는데 어렵습니다.

다음 주 프로포절을 준비하기 위해 신곡, 캔터베리 이야기, 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에 대해 그동안 2학기에서 읽으면서 토론했던 글을 쓸 만한 주제들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정옥샘은 신곡, 혜원샘은 캔터베리 이야기, 라쿤샘과 윤순은 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로 서평을 쓰기로 정했습니다.

 

3교시 봉건사회 강의(채운샘)

오늘은 봉건사회1권 끝부분인 가신제와 봉토 그리고 하층계급 내에서 종속의 유대관계의 대표인 장원에 대해 발제 발표에 이어 끝인 만큼 봉건사회 전반에 대한 채운샘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과거를 어떻게 서술할 수 있는가? 근대라는 시공간이 무엇에 의해 구분되는가? 구분되는 근거는 무엇인가? 이에 이어 인간이 과거를 기억해내고 규정하는 방식이 역사인데 이러한 역사서술에서 무엇이 봉건시대인가를 알아보는 것으로 강의는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봉건시대를 대표하는 장원은 블로크의 봉건사회에서는 핵심이 아니었습니다. 위부터 아래까지 인적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고(유대 관계) 사회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로 이를 가져오는 것으로 블로크의 역사 서술은 출발합니다. 경제사, 정치사를 주요 쟁점으로 설명되어지는 역사에서도 그런 경제 구조를 그런 정치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는 다른 지점들을 봐야합니다. 왜냐하면 시대를 바라 볼 때 그 시대 전체를 경제 구조로만 환원해 규정할 수는 없기에 블로크가 봉건사회에서 유대관계라 설명하고 있는 인적 관계에 대한 욕망, 계약과 의리가 드러난 경제 구조의 바탕이 되기 때문입니다.

합법적(중립적) 국가가 등장(17세기)하기 전에는 국민, 민족과 같은 의식이 존재하지 않았고, 단일 민족으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19세기 담론에서 태어난 허상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블로크가 주로 서술하고 있는 9세기부터 13세기까지는 민족, 국민이라는 의식을 넣어서 바라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 근대 이후의 기준으로는 정확하게 기술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봉건 시대의 환경은 심판의 날은 오지 않고, 식량은 부족해 기아가 넘치고, 전염병이나 십자군 전쟁과 같은 생사의 문제가 매일 매일 닥치고 있는데 제도적으로 정비가 되지 않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이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면서 어떻게 유대관계를 유지할 것인가는 생사의 문제이기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는 바로 공동체의 제도가 미비한 상태에서 각자가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친족관계에서 보호 받을 수 없는 지경이 되자 봉건사회 사람들은 새로운 유대가 필요하게 되었고 강한자와의 연계를 형성하는 것이 꼭 필요했습니다. 이 새로운 유대관계는 신종성서, 토지를 매개로 이루어졌고 이는 일방적인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고 쌍방 간의 필요에 의해 형성되었습니다.

여기에서 블로크가 서술한 역사가 어떻게 다른 역사책과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최종적인 것이 무엇인가만 다루어지고 있는 경제사, 정치사에 반해서 블로크가 속한 아날학파에서는 단면적 정치 경제로 환원할 수 없기에 사료를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떤 자료를 보는가는 바로 역사가의 관점이 되고 이런 다양한 층위를 고려해서 한 사회를 서술하는 것이 바로 역사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푸코의 권력개념에 대해 권력은 위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만 형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상호적 작동하는 힘에 의해 형성될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고대와 다른 기병제도(봉건사회의 특징)는 말을 무기로 활용하면서 이로 인해 무기가 달라지고 인간의 배치나 도로가 달라지면서 설명되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회 배치가 달라지면서 기존의 관계가 깨지고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알기 위해서는 여러 사료를 참조해야합니다.

중세의 특징을 말할 때도 고정되어져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중세를 대표하는 가신제가 깨지면서 영주와 가신 또는 농민 사이에는 경제적 착취의 관계만 남게 됩니다. 13세기 이후 교회가 민간을 지배하게 되는 큰 계기는 고해성사가 활성화 되어 인간의 욕망을 지배할 수 있게 되면서 부터입니다. 이때부터 교회는 200년 정도 종교개혁 전까지 유럽을 지배하게 됩니다. 중세를 대표하는 봉토나 장원과 같은 제도가 유럽의 여러 지역까지 퍼져나가 영향을 주지만 지역적 특성에 따라서 다르게 발전하기도 하고 시간차를 두고 형성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상층과 하층을 경계 짓는 매개는 토지였고 어떻게 힘이 상호작용하고 있는 가를 보아야지 정치, 경제사로만 보아서는 놓치는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마지막으로 현재의 역사를 무엇을 통해 접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때 하나의 추이로는 시대를 보여주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이제 부터는 그 시대의 복잡한 인적 네트워크, 윤리, 욕망 메커니즘 등 여러 조건들을 함께 보는 것이 좋다는 새로운 시각을 던져 주시면서 강의는 끝났습니다.

 

** 다음주 간식은 정옥샘

** 봉건사회 2권 발제는 제1책의 1,2장 라쿤샘/ 3,4장 윤순 / 5장6장은 혜원샘과 정옥샘입니다.

 
전체 3

  • 2017-06-11 13:58
    크게 벌린 아가리들이 즐비한 팡타그뤼엘! 이런 독특한 작품이라니~ 모두들 프로포절 잘 준비해오셔서 재미있고 보람차게 ^_^이야기 나눠보아요~

    • 2017-06-12 11:13
      크게 벌린 아가리... 뭔가 섬뜩하네요. 도대체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나요. ㅋㅋㅋ

  • 2017-06-11 20:24
    입 안에 사람들이 있다는 게 이렇게 적나라한 일인가ㅇ0ㅇ 하고 놀랐던 이야기 팡타그뤼엘 ㅇ0ㅇ 오물투성이 세계가 가감없이 나타난 게 아주 그냥 뇌리에 팍 박혔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