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카프카

1.25 공지

작성자
손지은
작성일
2018-01-19 09:39
조회
99
# 법-기계

법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들은 규정을 운운하며 해야할 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을 결정하지만, 그 법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그 결정권이란 법의 권위를 내면화해서 자기식으로 생산해낸 법이지요. ‘이렇게 하는건 법에 어긋나는거겠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내가 법을 생산하는 법-기계가 됩니다. 사람들은 동시적이고도 자발적으로 스스로 이런 규칙이나 의무를 생산하면서 암묵의 법을 만들어갑니다.


# 법의 근거 없음

물론 그 법의 근거가 무언지 묻고 들어가면 근거는 없습니다. 증명할 수 있는 서류는 아직 처리되지 않은 채로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있고, 이런 더딘 일처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일이 진행중인지, 끝난건지, 취소되었는지 판단할 수 없게 함으로써 도리어 법에 매이게 만드는 효과를 냅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 결정권이 클람에게 있다고 말하지만, 그 힘에 중요성과 권위를 부여하는 것은 정작 그들의 말을 통해서입니다.클람은 제도가 정해놓은 위치값에 소속되어 있을 뿐, 그가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고, 만날 수도 없는 비어있는 중심입니다. 클람은 사람들의 소문을 통해, 문서를 통해 도처에 존재하지만 실제로 그를 만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 법, 장애가 아닌 출발점

마을 사람들이 이방인 k의 출현을 주시하는 것은 이때문일 것입니다. k는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이곳의 법을 모릅니다. 때문에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클람을 직접 대면하는 일을 최초로 시도합니다. k는 스스로 이곳에 살려고 온 자입니다. 그에게 법은 강제나 장애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이자 출발점으로 작동합니다.


다음 시간 읽어올 텍스트는 <실종자>입니다. 참고 텍스트는 <만리장성의 축조>, <도시문장>, <<관찰>>, <굴>입니다.

이번 시간 후기는 윤영~ 다음 시간 간식과 후기는 승희샘이 준비해주기로 하셨어요.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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