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카프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쓰는 세미나 후기입니다!

작성자
윤영
작성일
2018-01-20 03:28
조회
154
 

나름대로 열씸히 썼던 후기가 방금 날라가고, 게시판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는데, 여전히 작성자에 제 이름이 뜨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세상이 갑자기 빙빙 도는 것 같았지만, 여러가지 생각이 겹치는 동시에 그냥 아무 생각 않고 무조건 글쓰기를 다시 눌렀습니다! 역시 삶은 방심이 절대로 금물인 것 같습니다. 언제나 글을 다 쓰고 올리기 전에는 저장을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는데, 이러므로써 또 한번 반성과 성찰을 하게 됩니다. 올리려 했던 후기에는 1번-3번으로 키워드를 나눠 하나하나 세미나 내용들을 되짚어 가며 글을 썼었는데, 다시 그렇게 쓰면 좀 억울할 것 같아서.. 그 사이에 새롭게 든 생각을 그냥 적어봅니다.

그동안의 세미나로 제가 카프카에게 배운 것은, 아무것도 가졌다 생각하지 말기, 그렇게 홀가분한 상태에서 덤벼버리기, 였습니다. 참, 어떤 것을 공부하면서 내가 이렇게 바로바로 삶에 적용해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카프카는 굉장히 제게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영향은 '이어폰 빼기' 입니다. 저는 남을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제 딴에는 '나' 챙기기도 너무 벅차서 일상에서도 외부와 저를 최대한 차단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방법 중 꽤 효과적이었던 것은 이어폰을 꼽고 꽉 찬 음악을 듣기, 였습니다.  그렇게 청각 하나만 통제해도 제법 외부와 타인을 나와 격리시킬 수 있어 편했습니다. 그런데, 카프카를 공부하면서 저는 일상에서 이어폰을 더 이상 꼽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음악은 듣고 싶을 때 듣지만, 그 외에 밖이 꼴도 보기 싫어 듣는 음악은 없어졌습니다. 대신, 밖을 전보다 더 관심있게 바라보고, 듣고 있습니다. 그래서 뭔가 달라졌느냐, 싶으면 그건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음악에 눌려있지 않고 좀 가벼워진 것 같습니다. 말고도 산책 기꺼이 하기, 밤을 새도 맑게 지새우기, 이 세상에 내 껀 없다고 생각해보기, 등등 여러가지 소소한 변화들이 생겼습니다. 역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그냥, 그냥 조금 홀가분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역시 삶은 만만하지가 않고, 갑작스러운 일들은 계속해서 나를 향해 돌진해 오고, 방금도 갑자기 장문의 후기가 날라가고, 그렇습니다!

저는 내일 이 시간이면 하늘 위에 떠 있을 것 같습니다. 2주간 타지에서, 진짜 '이방인'으로서 많이 많이 질리도록 산책해보고자 합니다. 언제나 언제나 함께 좋은 시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체 2

  • 2018-01-20 15:39
    구스타프 야누흐가 카프카를 만났을 때처럼, 윤영이가 카프카를 만나고 있군요. 지난번에 이어, 이번 사건도 완전 카프카스럽습니다. 부쳤으나 도착하지 않은 편지처럼, 글과 글이 오고가는 그 길목에는 온갖 사건사고가 벌어지니까요. 카프카에게 우연이, 제때에 도착할 수 없음이, 그리고 창문이 얼마나 중요했던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 후기로구만요!
    여행 잘 다녀오고, 무엇을 겪고 돌아오게 될지 그것도 기대할께요.

  • 2018-01-20 21:48
    '갑작스러운 일들은 계속 해서 나를 향해 돌진해오고'^^ 좋아요! 그래서 후기가 날라갔지만 새로 쓴 후기 좋아요 좋아ㅎㅎ 여행 가시는군요~ 잘 다녀오세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