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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인류학 "아버지가 이상해"

작성자
박선미
작성일
2017-10-26 22:50
조회
37
규문 “동화 인류학 1탄 / <안티 오이디푸스>와 가족 잔혹사” / 2017.10.27. / 박선미

 

1) 오구신 바리데기

 

바리데기는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로부터 버려져 길 위에 나선다. 그리고 남의 손에 길러진다. 사회 네트워크의 도움으로 무사히 잘 성장한다. 가족으로부터 버려졌지만 아무 문제 없이 잘 자란 것이다. 오구대왕이 몹쓸 병에 걸려 약을 구해야 할 때가 왔을 때, 친부모에 의해 길러진 여섯 딸은 약을 구하러 갈 수 없다며 거절한다. 하지만 바리데기는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전혀 원망하지 않고 약을 구하러 떠난다. 자신이 공동체의 그물망에 의해 살려졌기 때문일까? 그래서 자신도 남을 살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었을까. 바리데기 서천서역국으로 가는 길을 물으면서 여러 가지 노동을 하게 된다. 바리데기는 힘들지만 그 일들을 무사히 다 완수한다. 바리데기는 궁궐에서 곱게 자라지 않고, 길러주신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온갖 기본적인 일하는 법을 잘 배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리데기는 약물터에 가기 위해 추남인 동수자와 혼인한다. 그리고 무려 삼 년을 같이 산다. 이 과정에서 바리데기는 혼인을 전혀 망설이지 않으며, 주어진 인연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삼 년이 지나 동수자가 바리데기를 약물터에 데리고 가서 약을 구하는 것을 도와준다. 그리고 자신은 옥황상제의 문지기였다며 하늘로 올라가 버린다. 이 상황에서도 바리데기는 “하릴없이” 집으로 돌아간다. 주어진 상황을 그냥 받아들이고, 묵묵히 계속해서 삶을 살아나가는 잡초 같은 강인함을 보여준다. 궁궐에 도착한 바리데기는 늦게 왔다며 타박하는 여섯 언니들의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버지와 어머니를 살려낸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살아나고, 그들은 오래오래 잘 산다. 바리데기는 정신적 강인함, 육체적 강인함, 주위를 살리는 정신 등을 가진 인물이다. 이는 아버지로부터 버려져 공동체에 의해 살려졌기 때문에 생긴 특성들이 아닐까? 아버지와 함께 궁궐에서 잘 살았다면 여섯 언니들처럼 나약한 인간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2) 황금새

 

왕에게는 세 아들이 있다. 왕은 황금새를 구해 오라고 왕자들에게 지시하는데,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은 실패한다. 그런데 결국 왕이 가장 미덥지 못하게 생각하는 셋째 아들이 여우의 도움으로 황금새를 구해 온다. 셋째 아들은 두 형들과 달리 여우를 존중한다. 그래서 여우가 막내 왕자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막내 왕자는 황금새를 구해 오는 과정에서 여우가 주는 충고를 따르지 않아 계속해서 시련에 빠지고, 그때마다 여우가 나타나 왕자를 도와준다. 왕자는 자신의 능력이라기보다는 여우의 도움으로 황금새, 황금말, 아름다운 공주를 얻는다. 그리고 막내 왕자를 속이고 죽이려한 두 형을 처형하고 아름다운 공주와 행복하게 산다. 막내 왕자는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아들이다. 그리고 어리숙하며, 판단력도 떨어진다. 그러나 숲에서 만난 타인(여우)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즉, 타자와 소통하고 우정을 일구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집 밖을 나와 길 위에 나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타자와 관계를 맺는 능력이다. 막내 왕자는 비록 어리숙했지만 이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왕자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여우는 자기를 쏘아 죽인 뒤 머리와 발을 잘라 달라고 왕자에게 사정사정한다. 왕자는 내키지 않았지만 소원을 들어주고, 여우는 마법에서 풀려난다. 여우는 막내 왕자가 자신을 마법에서 풀어 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도와준 것이 아니었을까? 길 위에서 타인과 소통하며 상부상조하는 능력을 가진 왕자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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