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한강

추수6, 7, 8 (外編)

작성자
다음엇지
작성일
2019-01-26 12:35
조회
82
[曳尾塗中]



莊子釣於濮水,楚王使大夫二人往先焉,曰:「願以境內累矣!」
장자가 복수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초왕이 두 사람의 대부로 하여금 이렇게 (미리) 말을 전했다: "원컨데 나라일을 좀 맡기고 싶습니다. (나의 나라일로서 누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 先: 미리 말을 하게 하다
· 境內: (왕이) 자기가 다스리는 나라
· 累: 누를 끼치다, 근심하게 하다, 여기서는 나라 일을 맡기겠다

※ 장자가 낚시를 실제로 좋아하고 낚시로 시간을 보냈다기 보다는 隱者 버전의 클리셰, 즉 의례 낚시를 하는 숨은 지식인의 이미지가 입혀져 있다고 봐야겠다.

莊子持竿不顧,曰:「吾聞楚有神龜,死已三千歲矣,王巾笥而藏之廟堂之上。此龜者,寧其死為留骨而貴乎,寧其生而曳尾於塗中乎?」
장자가 낚시대를 쥐고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내가 듣건대 초나라에 신령스러운 거북껍질이 있다고 하는데, 죽은 지 이미 삼천년이나 되었고, 왕이 비단 보자기로 싸서 함에 담아서 묘당 위에 모시고 있지요. 이 거북이는, 설령 죽더라도 뼈를 남겨 귀하게 되는 게 낫겠습니까, 차라리 살아서 진흙탕 속에서 꼬리를 끌며 다니는 것을 좋아했겠습니까?"

二大夫曰:「寧生而曳尾塗中。」
두 사람의 대부가 말하기를: "살아서 진흙타에서 꼬리를 끄는게 낫겠지요."

莊子曰:「往矣!吾將曳尾於塗中。」
장자가 말했다: "돌아가시오! 나는 장차 진흙탕에서 꼬리를 끌면서 살겠습니다."

[梁國而嚇]



惠子相梁,莊子往見之。或謂惠子曰:「莊子來,欲代子相。」於是惠子恐,搜於國中三日三夜。莊子往見之,曰:「南方有鳥,其名為鵷鶵,子知之乎?夫鵷鶵發於南海而飛於北海,非梧桐不止,非練實不食,非醴泉不飲。於是鴟得腐鼠,鵷鶵過之,仰而視之曰:『嚇!』今子欲以子之梁國而嚇我邪?」
혜시가 양혜왕밑에서 재상을 하던 시절, 장자가 그를 가서 만나려 했다. 누군가가 혜시에게 말하기를: "장자가 찾아 오는 것은, 그대의 재상 자리를 대신하고자 하는 것이요." 이에 혜시가 두려워하여, 온 나라를 수색한 것이 사흘 밤낮이었다. 장자가 찾아와 그를 보고 말했다: "남쪽에 새가 있어, 그 이름이 원추라고 하네, 자네는 이걸 아는가? 대저 원추는 밤해에서 날아 올라 북해로 날아가는데, 오동나무 위가 아니면 쉬지 않고, 연실이 아니면 먹지 않고, 예천이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네. 그런데 솔개가 썩은 쥐고기를 얻었는데, 원추가 그 곳을 지나가니, 위를 쳐다 보면서 소리를 질렀다네: "꽥!" 지금 그대가 양나라 재상 자리를 갖고 나를 위하하는 겐가?"

· 鵷鶵: 鳳凰의 일종
· 練實: 川楝子, 먹구슬나무 열매
· 醴泉: 甘露泉
· 腐鼠: 相梁
· 嚇: 새가 사납게 위협하는 소리

※ 장자와 혜시의 관계는 사실 전해지는 일화들 말고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일화에서 혜시는 부귀영화에 찌들어 장자의 사상을 이해못하는 설정이나, 정말 둘이 친구였고 혜시가 벼슬을 했다면 장자가 혜시 덕에 먹고 살았을 수도 있고, 혜시의 식객이었을 수도.

[莊惠観魚]



莊子與惠子遊於濠梁之上。莊子曰:「儵魚出遊從容,是魚樂也。」
장자와 혜자가 濠水의 다리 위에서 산책하고 있었다. 장자가 말했다. "저 작은 피래미들이 나와서 제멋대로 자유롭게 놀고 있네. 이런 것이 물고기의 즐거움이구나."

· 從容: 放逸之貌. 자유롭게, 제멋대로 (보통 조용히 한가롭게라고 해석하나 여기서는 활발한 모습으로 보인다)

惠子曰:「子非魚,安知魚之樂?」
혜자가 말했다: "네가 물고기가 아닌데,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안다고?"

莊子曰:「子非我,安知我不知魚之樂?」
장자가 말했다: "너는 내가 아닌데, 어찌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 知(앞): 思에 가깝다.

惠子曰:「我非子,固不知子矣;子固非魚也,子之不知魚之樂全矣。」
혜자가 말했다: "나는 네가 아니니까, 참으로 너를 (네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지 못하지만; 너는 참으로 물고기가 아니니, 네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확실하겠지."

· 全: 확실하다.

莊子曰:「請循其本。子曰『汝安知魚樂』云者,既已知吾知之而問我,我知之濠上也。」
장자가 말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세. 네가 "네가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겠는가" 라고 말한 것은, 이미 내가 그것을 안다는 것을 알고서(파악을 하고) 나에게 물어본 거야. 나는 그것을 다리 위에서 (그냥) 알게 된거야. (그걸 뭘 따지는데)"

※ 혜자가 '아느냐 모르느냐 내지는어떻게 알게 되었느냐'의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데, 장자는 '그냥 다리 위에서 지나가다 보니 알게되었다'는 장소의 문제로 본다. 도가의 성인과 지인은 상당히 직관적인 설명할 수 없는 앎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명가인 혜자는 '언어로 표현할 수 있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 만을 지로 인정하는 모습의 대립을 나타낸다. 장자에는 나오는 많은 이 둘의 대화는 큰 의미를 두기 보다는 이 둘이 자신들의 세상을 보는 관점의 차이로 이렇게 저렇게 티격태격했구나 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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