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한강

산목 1~6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9-03-05 21:22
조회
55
190302 우한강 후기 / 혜원

산목 제1장

莊子 行於山中 見大木 枝葉 盛茂 伐木者 止其旁而不取也 問其故 曰無所可用 莊子曰 此木 以不材 得終其天年
장자가 산속을 다니다가 나뭇가지와 잎사귀가 무성한 큰 나무를 보았는데, 벌목하는 자나가 그 옆에 있으면서도 자르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벌목하는 자가 대답했다. “쓸 수 없는 나무입니다.” 장자가 말했다. “저 나무는 재목이 되지 않아서 하늘이 준 수명만큼 살 수 있었구나.”

夫子 出於山 舍於故人之家 故人 喜 命豎子 殺雁而烹之 豎子 請曰 其一 能鳴 其一 不能鳴 請奚殺 主人曰 殺不能鳴者
장자가 산을 나와서 옛 친구 집에 머물렀다. 친구가 기뻐하며 심부름꾼을 시켜 거위를 잡아 삶도록 했다. 심부름꾼이 물었다. “우는 놈이 한 마리, 울지 못하는 놈이 한 마리 있습니다. 어떤 놈을 잡을까요?” 주인이 말했다. “울 수 없는 놈을 잡아라.”

舍 : 머물다.
豎子 : 심부름꾼.
鳴 : 울다. 거위는 집을 지키는 역할이었기에 잘 울어야 쓸모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明日 弟子 問於莊子曰 昨日 山中之木 以不材 得終其天年 今 主人之雁 以不材 死 先生 將何處 莊子 笑曰 周 將處乎材與不材之間 材與不材之間 似之而非也 故 未免乎累 若夫乘道德而浮遊 則不然 無譽無訾 一龍一蛇 與時 俱化 而無肯專爲 一上一下 以和 爲量 浮遊乎萬物之祖 物物而不物於物 則胡可得而累邪 此 神農黃帝之法則也 若夫萬物之情 人倫之傳 則不然 合則離 成則毁 廉則挫 尊則議 有爲則虧 賢則謀 不肖則欺 胡可得而必乎哉 悲夫 弟子 志之 其唯道德之鄕乎
다음날 제자가 장자에게 물었다. “어제 산속의 나무는 재목이 못되기 때문에 하늘이 준 수명을 마칠 수 있었는데, 오늘 주인집의 거위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죽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디에 처하시겠습니까?”
장자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 사이에 머물겠다. 하지만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 사이는 도에 맞는듯 보이지만 사실 아니다. 그러므로 속박을 면할 수 없다. 하지만 도와 덕을 타고 부유한다면 그렇지 않다. 명예도 없고 비방도 없이 한 번은 용이었다가 한번은 뱀이 되며 시간과 더불어 변해가니, 하나만 오로지 하지 않으며, 한번은 위에 섰다가 한번은 아래에 거하며 조화로움을 도량으로 삼아서 만물의 시원에서 부유한다. 만물을 만물로 대하고 외물에 속박되지 않는구나! 이것은 신농과 황제의 법칙이다. 그런데 만물의 실정은 인륜의 전변은 그렇지 않다. 합하면 멀어지고 성립되면 훼손되며 모가 나면 꺾이고 높아지면 기울어지며, 억지로 뭔가 하면 무너지고 현명하면 비방을 받고 부족하면 속는 것이다. 어찌 기필할 수 있겠는가! 슬프도다! 제자는 오직 도와 덕의 고향만을 기억해야 한다!

似之而非 : 사이비.
乘道德 : 도와 덕을 탄다. 도덕은 내편에 나오지 않는 글자. 乘은 도덕에 주체적으로 탄다는 것을 의미하는 글자.
時 : 천도의 운행. 化.
肯專 : 하나만 오로지 하는 것. 집착.
傳 : 1. 전해지는 것. 2. 전변(轉)

산목 제2장

市南宜僚 見魯侯 魯侯 有憂色 市南子曰 君有憂色 何也
시남의료가 노 제후를 만났다. 노 제후가 걱정하는 얼굴빛을 띠고 있자 시남자가 말했다. “왕께서 걱정하는 얼굴빛을 띠고 계시니, 어째서입니까?”

市南宜僚 : 市隱(저자거리에 숨은 사람).

魯侯曰 吾學先王之道 脩先君之業 吾敬鬼 尊賢 親而行之 無須臾離居 然不免於患 吾是以 憂
노 제후가 말했다. “제가 선왕의 도를 배우고 군왕의 업을 닦았습니다. 저는 귀신을 존경하고 현자를 높이며 몸소 이런 도리를 실천하면서 잠시도 그 도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환난을 면하지 못했으니, 이것 때문에 제가 걱정하고 있습니다.

敬鬼 : 하늘의 명령을 내면화 하는 것.

市南子曰 君之除患之術 淺矣 夫豐狐文豹 棲於山林 伏於巖穴 靜也 夜行晝居 戒也 雖飢渴隱約 猶且胥疏於江湖之上而求食焉 定也 然且不免於罔羅機辟之患 是 何罪之有哉 其皮 爲之災也 今 魯國 獨非君之皮邪 吾 願君 刳形去皮 洒心去欲 而遊於無人之野 南越 有邑焉 名爲建德之國 其民 愚而朴 少私而寡欲 知作而不知藏 與而不求其報 不知義之所適 不知禮之所將 猖狂妄行 乃蹈乎大方 其生可樂 其死可葬 吾 願君 去國捐俗 與道 相輔而行
시남자가 말했다. “임금의 걱생을 없애는 방법은 하찮군요. 풍성한 여우와 아름다운 무늬의 표범은 산림에 살며 동굴에 숨어 있는 것은 차분한 일이요 밤에 다니고 낮에 기거하는 경계하는 일입니다. 비록 목마르고 배고파도, 새벽에 물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먹을 것을 구하는 일은 안정적인 일입니다. 그런데도 또한 그물과 덫을 피하지 못하는 환난을 당하지요. 이것이 그들의 죄이겠습니까? 그 가죽이 재앙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 노나라는 임금의 가죽이 아닐까요? 저는 원컨대 임금께서 가죽을 벗어 던지고 마음을 씻고 욕심을 제거하여 아무도 없는 들판에서 노닐기를 바랍니다. 남월에는 어떤 고을이 있는데, 나라의 이름은 '덕이 건실한 나라'입니다. 그 백성들은 우직하고 사욕이 적으며 욕심을 줄여서 일할 줄만 알고 저장할 줄은 몰라서 주고도 그 보답을 바라지 않고, 의에 적합한지 알지 못하고 예로 행하는 것도 알지 못해서 멋대로 행하는데도 대도를 벗어나지 않으며, 살아있을 떄는 즐겁게 죽었을 때는 장사지낼 만하니, 저는 임금께서 나라를 떠나 세상을 버리고 도와 더불어 함께 가시길 바랍니다.”

豐狐文豹 : 풍성한 여우털, 무늬가 있는 표범.
且 : 1. 새벽(旦), 2. 또한.
機辟 : 기계장치 함정. 덫.
無人之野 : 무하유지향.
猖狂 : 제멋대로.

君曰 彼其道 遠而險 又有江山 我無舟車 奈何
임금이 말했다. “그곳은 가는 길이 멀고 험하며, 또 강과 산을 건너야 하는데 나는 배도 수레도 없으니 어쩌면 좋겠습니까?”

市南子曰 君 無形倨 無留居 以爲君車
시남자가 말했다. “임금께서는 권위적 태도를 없애고 소유하려는 태도를 없애서 그것을 임금의 수레로 삼으십시오.”

形倨: 거만하고 권위적인 태도.
留居 : 편안하게 소유하려는 태도.

君曰 彼其道 幽遠而無人 吾 誰與爲隣 吾 無糧 我 無食 安得而至焉
임금이 말했다. “그곳으로 가는 길은 외지고 먼데다 인적도 없습니다. 저는 누구와 함께 이웃하겠습니까? 나는 양식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데 어찌 그곳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市南子曰 少君之費 寡君之欲 雖無糧 而乃足 君其涉於江而浮於海 望之而不見其崖 愈往而不知其所窮 送君者 皆自崖而反 君 自此 遠矣 故 有人者 累 見有於人者 憂 故 堯 非有人 非見有於人也 吾 願去君之累 除君之憂 而獨與道 遊於大莫之國 方舟而濟於河 有虛船來觸 舟 雖有惼心之人 不怒 有一人 在其上 則呼張歙之 一呼而不聞 再呼而不聞 於是 三呼邪 則必以惡聲 隨之 向也 不怒 而今也 怒 向也 虛 而今也 實 人能虛己以遊世 其孰能害之
시남자가 말했다. “임금께서 비용을 줄이시고 당신의 욕망을 줄이시면 비록 양식이 없어도 충분합니다. 임금께서 강을 건너 바다를 떠가시면 멀리서 바라보면 그 끝이 보이지 않고 갈수록 다하는 곳을 알 수 없습니다. 당신을 전송할 사람은 모두 끝에서 되돌아오면 임금께서는 거기서부터 멀리 가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을 소유하는 자는 얽매이고 사람에게 얽매이는 자는 근심합니다. 따라서 요임금은 사람을 소유하지 않았고 사람에게 소유되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원컨대 군주께서 얽매임에서 떠나시어 당신의 근심을 제거하고 오로지 도와 더불어 넓디넓은 나라에서 노니시길 바랍니다. 배를 나란히 하며 강을 지나다가 빈 배가 부딪쳐 오면 비록 마음이 편협한 사람도 노여워하지 않습니다만, 어떤 한 사람이 그 배에 있으면 물러나라 가까이와라 소리치게 됩니다. 한 번 소리쳐서 듣지 못하고 두 번 소리쳐도 듣지 못하여 결국 세 번 소리 지르게 되면 반드시 욕설이 섞이게 됩니다. 지난번에는 노여워하지 않았다가 지금은 노여워한 것은 지난번에는 빈 배였으나 지금은 사람이 있는 배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능히 자기를 비우고 세상에서 놀다 가면 누가 그를 해할 수 있겠습니까.”

張歙 : 밀어라, 당겨라.

산목 제3장

北宮奢 爲衛靈公 賦斂以爲鐘 爲壇乎郭門之外 三月而成上下之縣
북궁사가 위령공을 위해 세금을 거두어 종을 만들고 종을 걸기 위해 성곽 박에 단을 쌓았는데 삼 개월만에 위 아래에 종을 걸어두었다.

壇 : 1. 종을 걸기 위한 단. 2. 국가 차원의 제사.
上下之縣 : 위와 아래에 종을 여러개 달아두는 장치.

王子慶忌 見而問焉曰 子何術之設
왕자 경기가 그것을 보고 물었다. “그대는 어떤 기술로 그것을 만들었는가?”

奢曰 一之間 無敢設也 奢 聞之 旣彫旣琢 復歸於朴 侗乎其無識 儻乎其怠疑 萃乎芒乎 其送往而迎來 來者 勿禁 往者 勿止 從其强梁 隨其曲傅 因其自窮 故 朝夕 賦斂而毫毛不挫 而況有大塗者乎
북궁사가 대답했다. “저는 오로지 집중했을 뿐 기술을 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듣기로 ‘깎고 쪼아댄 다음 자연의 순박함으로 돌아간다’라고 합니다. 저는 멍하니 아는 것 없이 게으르게 밍기적거리며 만물이 보여도 멍하니 알지 못하는 것처럼 하였고, 가고 오는 데 신경쓰지 않아 가는 사람을 보내고 오는 사람은 붙잡지 않아서 사나운 백성을 제지하지 않고 잘 따르는 사람은 따르게 두었고 스스로 궁해진 사람도 따르게 두어서 그러므로 아침 저녁으로 세금을 받았지만 조금도 피해를 주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대도를 얻었겠습니까.”

儻: 게으른 모양.
萃乎芒乎 : 1. 만물이 모일 때 멍하니 알지 못함. 2. 황홀.
强梁 : 세금을 징수할 때 사납게 군 백성.

산목 제4장

孔子 圍於陳蔡之間 七日 不火食
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 포위되어 칠 일 동안 밥을 해먹지 못했다.

太公任 往弔之曰 子 幾死乎 曰然 子 惡死乎 曰然
태공임이 위로차 방문하여 말했다. “그대는 거의 죽을 것 같소.” 공자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죽는 것이 싫은가?” “그렇소.”

任曰 予 嘗言不死之道 東海 有鳥焉 其名曰意怠 其爲鳥也 翂翂翐翐而似無能 引援而飛 迫脅而棲 進不敢爲前 退不敢爲後 食不敢先嘗 必取其緖 是故 其行列 不斥 而外人 卒不得害 是以 免於患 直木 先伐 甘井 先竭 子其意者 飾知以驚愚 脩身以明汙 昭昭乎如揭日月而行 故 不免也 昔吾 聞之大成之人 曰自伐者 無功 功成者 墮 名成者虧 孰能去功與名 而還與衆人 道流而不明居 得行而不名處 純純常常 乃比於狂 削迹捐勢 不爲功名 是故 無責於人 人亦無責焉 至人 不聞 子何喜哉
태공임이 말했다. “내가 시험삼아 죽지 않는 방법을 말해주겠습니다. 동해에 새가 있는데 이름을 의이라고 합니다. 그 새는 천천히 날아다녀 무능한 것처럼 보이는데, 당겨야 날고 을러야 새집에 들어가며 앞으로 나아가도 앞장서지 않고 뒤로 쳐져도 후미에 붙지 않습니다. 먹을 때는 감히 먼저 맛을 보지 않으며 반드시 그 찌꺼기를 먹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행렬에서 배척되지 않고 밖에서 사람이 끝내 해를 입히지 못하니 이로써 우환을 면합니다. 곧은 나무가 먼저 베어지고 단 우물이 먼저 고갈됩니다. 그대는 아마도 자신의 지식을 포장하여 어리석은 자들을 놀라게 하고 자신을 닦아 더러운 자들을 밝혔으며 밝기가 해와 달이 지나는 것과 같았으니 그러므로 환난을 면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옛날 제가 크게 도를 이룬 사람에게서 들은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공적을 자랑하는 자는 공이 없으니, 공은 이루어지면 무너지고 명성은 이루어지면 훼손된다.’ 누가 능히 공과 이름을 버리고 돌아가서 대중과 함께 하리오. 도가 두루 흐르는데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덕은 만물에 작용하면서 명성을 날리지 않습니다. 순수하고 한결같아서 어리석어 보이며 공적을 지우고 세를 버리는 것을 공명으로 삼으니 그러니 다른 사람을 책망하지 않고 다른 사람 또한 그를 책망하지 않습니다. 지인은 알려지지 않으니, 그대는 어찌 그런 것을 좋아하는가?”

嘗 : 시험삼아.
意怠 : '의이'라고 읽는다.
翂翂翐翐 : 천천히 날아다님.
緖 : 1. 찌꺼기. 2. 순서대로.
昭昭乎 : 밝디 밝다.
居得行 : 得을 德으로 봐야 함.
狂 : 어리석음.

孔子曰 善哉 辭其交遊 去其弟子 逃於大澤 衣裘褐 食杼栗 入獸不亂群 入鳥不亂行 鳥獸 不惡 而況人乎
공자가 말했다. “훌륭합니다!” 그 후 교제를 사양하고 제자들을 떠내보내고 큰 연못가에 은둔하며 가죽옷과 갈옷을 입고 도토리를 먹으며 살았다. 이윽고 짐승들 무리에 들어가도 그들이 흩어지지 않고 새들 사이에 있어도 행렬이 흩어지지 않았다. 새나 짐승도 싫어하지 않는다. 하물며 사람이랴.
마. 산목 제5장

孔子 問子桑雽曰 吾 再逐於魯 伐樹於宋 削迹於衛 窮於商周 圍於陳蔡之間 吾 犯此數患 親交益疏 徒友益散 何與
공자가 자상호에게 말했다. “저는 두 번 노나라에서 쫓겨났고 송나라에서는 기대있는 나무가 비어졌고 위나라에서는 자취가 지워졌으며 송나라에서는 곤궁해졌고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는 포위를 당했습니다. 제가 몇 번의 환난을 겪으니 친교는 더욱 소원해졌고 친구 무리는 더욱 흩어졌으니 어째서일까요?”

子桑雽曰 子獨不聞假人之亡與 林回 棄千金之璧 負赤子而趨 或曰 爲其布與 赤子之布 寡矣 爲其累與 赤子之累 多矣 棄千金之璧 負赤子而趨 何也 林回曰 彼 以利 合 此 以天 屬也 夫以利 合者 迫窮禍患害 相棄也 以天 屬者 迫窮禍患害 相收也 夫相收之與相棄 亦遠矣 且君子之交 淡若水 小人之交 甘若醴 君子 淡以親 小人 甘以絶 彼 無故以合者 則無故以離
자상호가 말했다. “당신은 가 땅 사람이 도망친 이야기를 듣지 못했습니까. 임회는 천금의 구슬을 버리고 어린아이를 업고 도망쳤습니다. 어떤 사람이 말했습니다. ‘값어치를 따지면 어린아이가 더 적고 부담으로 따지면 어린아이가 더 많은 부담이다. 천금의 옥을 버리고 어린아이를 업은 채 도망치다니, 왜 그랬는가?’ 임회가 말했습니다. ‘저 구슬은 이익으로 합했고 이 어린아이는 하늘에 의해 엮였으니까.’ 이익으로 합한 것은 급박하고 곤궁하며 환난이 닥치면 서로 버리지만 하늘이 맺어준 사이는 급박하고 곤궁하고 환난이 닥칠 시 서로를 거둡니다. 서로 거두는 것과 서로 버리는 것은 차이가 큽니다. 또한 군자의 사귐은 담박하기가 물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기가 단술과 같으니 군자는 담박함으로 친해지고 소인은 단 것으로 끊어집니다. 그 특별한 이유 없이 합한 사이는 특별한 이유 없이 흩어집니다.”

布 : 금액, 값어치.
累 : 부담.
孔子曰 敬聞命矣 徐行翔佯而歸 絶學捐書 弟子 無挹於前 其愛 益加進
공자가 말했다. “삼가 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그 후 천천히 걸어 느릿하게 돌아가 배움을 끊고 책을 버리니, 제자들이 그 앞에서 인사하지 않았는데도 그 사랑이 더욱 발전했다.

異日 桑雽又曰 舜之將死 眞泠禹曰 汝 戒之哉 形莫若緣 情莫若率 緣則不離 率則不勞 不離不勞 則不求文以待形 不求文以待形 固不待物
다른 날 상호가 또 말했다. “순임금이 죽을 때 우임금에게 삼가 깨우쳐주며 말했습니다. ‘너는 경계하도록 하라. 신체는 자연을 이치를 따르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고 감정도 자연을 따르는 것 만한 것이 없다. 도리가 떨어지지 않고 뜻이 고달프지 않으니, 떨어지지 않고 고달프지 않으면 꾸밈으로서 나의 겉모습을 추구하지 않게 된다. 꾸밈으로서 나의 겉모습을 추구하지 않게 되면 진실로 외물에 의지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泠: 命과 같음. 깨우치다.
緣 : 이치.

 
산목 제6장

莊子 衣大布而補之 正緳係履 而過魏王 魏王曰 何先生之憊邪
장자가 헐렁한 옷을 기워입고 노끈으로 신발을 묶어 신은 채 위나라 왕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위나라 왕이 말했다. “선생은 어쩜 이렇게 고단하게 사는가?”

大布: 헐렁한 옷.
正緳係履 : 1. 신발을 노끈으로 묶어 신음. 2. 노끈을 신발로 삼음.

莊子曰 貧也 非憊也 士有道德不能行 憊也 衣弊履穿 貧也 非憊也 此所謂非遭時也 王 獨不見夫騰猿乎 其得枏梓豫章也 攬蔓其枝而王長其間 雖羿蓬蒙 不能眄睨也 及其得柘棘枳枸之間也 危行側視 振動悼慄 此 筋骨 非有加急而不柔也 處勢不便 未足以逞其能也 今 處昏上亂相之間 而欲無憊 奚可得邪 此 比干之見剖心 徵也夫
장자가 말했다. “가난한 것이지 고단한 것이 아닙니다. 선비가 도와 덕을 행할 수 없음은 고단한 것이고, 옷이 훼손되고 신발이 낡은 것은 가난함입니다. 고단함이 아니지요. 이른바 때를 만나지 못한 것입니다. 왕께서는 재빠른 원숭이에 대해 듣지 못하셨습니까? 높은 나무 사이에 있는 원숭이는 그 가지를 부여잡고 그 사이에서 왕이나 대장노릇을 하니, 예나 방몽이 와도 쏘아 맞출 수 없습니다. 하지만 별볼일 없는 나무 사이에 살게 되면 다니는 것이 위태로워 곁눈질하며 나뭇가지가 진동할 때마다 두려워하니 이것은 원숭이의 근골이 더 급박해서 유연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처한 형세가 편치 못하기 때문에 자기 능력을 발휘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어두운 군주와 어지러운 재상 사이에 머물며 구단함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이것은 비간이 심장을 가르는 것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枏梓 : 녹나무, 가래나무.
豫章 : 키큰나무.
攬蔓 : 부여잡다.
羿, 蓬蒙 : 중국 신화에 나오는 명사수들.
眄睨 : 조준.
柘棘枳枸 : 작은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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