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

소생 프로젝트 10월 25일 공지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18-10-23 17:46
조회
57
꺄, 놀다가 늦어버렸네요. 후다닥 공지할게요.

 

입동(立冬) 전 상강(霜降)입니다(10월 23일). 여름에 시작했던 소생이 어느새 겨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날씨가 시원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겨울이 다가왔을 줄은 몰랐네요. 저번에 지영쌤이 체력 길러서 겨울산행을 가자고 했는데, 떠나기 전 한 번 제대로 등산 가야겠네요. 체력을 더 기르고 싶으신 분들은 오며가며 함께 운동하시죠!

 

다음 주는 《천일야화》 5권을 읽고, 저녁에는 (저는 빠지겠지만)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를 볼 예정입니다. 그리고 강의 대신 여행을 어떻게 떠날지 계획하려고 합니다. 각자 어떤 주제로 떠날 것인지, 어디 갈 것인지 생각해오세요. (《일리아스》는 미리 읽어두시는 게 미래의 본인에게 좋을 겁니다~) 다음 주 간식은 지은 누나와 민호에게 부탁할게요~

 

오전 세미나와 오후 강의 내용은 정옥쌤과 지영쌤이 잘 정리해주셨으니 참고해주세요. 채운쌤은 베데르 왕과 사만달 공주의 이야기에서 ‘바다 사람’이 놀랍다고 하셨습니다. 보통 우리는 다른 세계를 상상할 때 어쨌든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그려냅니다. 대표적인 예가 인어공주죠. 인어공주는 다리에 지느러미가 달려있음으로써 바다에 사는 존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지느러미는 인어공주가 인간세계에서 살 수 없음을 분명하게 해주죠. 만약 인어공주가 인간세계에 들어가 살기 위해서는 목소리부터 생명 등을 포기하며 자신의 존재를 흔들어놓아야 합니다. 하지만 바다 사람은 바다 속에서 육지처럼 일상생활을 하는데 전혀 다르지 않게 그려집니다. 아마도 페르시아의 사람들(혹은 유럽인)은 바다가 고향인 어부 혹은 터키 같이 바다에 면하고 있는 지역의 사람들을 바다 사람이라고 생각했겠죠. 그런데 그렇게 다른 세계의 사람들을 자신들과 비슷하게 그리고, 또 쉽게 결합하는 장면을 보면 얘네한테 타자는 어떤 존재인지 궁금해지더군요. 건화형 얘기를 연결해보면, 이 지역 사람들은 타자와 섞이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인어공주와 비교했을 때 딱히 비극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요. 물론 《천일야화》 전반이 비극적인 느낌이 없었죠. 이번 이야기에서도 일이 잘못되는 걸 보면서도 동시에 그래도 어떻게 살아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요즘 《천일야화》를 읽은 탓인지 좀 ‘이런들~ 저런들~’ 모드가 됐어요. ㅋㅋㅋㅋ 긴장해야 될 때 이래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 같았으면 이렇게 공지 늦게 올리고, 숙제 제대로 못할 때마다 많이 침울해졌을 것 같은데 요즘은 안 그래요. 뻔뻔해진 걸까요? 하하;; 어쨌든 《천일야화》를 읽는 동안 긍정모드도 유지될 것 같아요. 삐끗삐끗할 때마다 《천일야화》를 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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