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NY

절탁 NY 7주차 후기

작성자
수니
작성일
2021-09-17 19:45
조회
113
벌써 3학기 7주차 수업 후기를 쓰게 되네요. 3학기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1,2학기에 읽었던 책(니체 『유고』, 『우상의 황혼』, 도스토옙스키 소설)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3학기에 읽고 있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책과 함께 읽고 있는 루쉰의 소설과 소세키의 소설은 한층 더 니체의 철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답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3주 만에 다 읽었습니다. 소세키는 고양이를 화자로 내세우고, 고양이의 시선을 통해 근대의 인간들(주인과 친구들)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즉 고양이의 주인인 서생, 주인의 친구들(미학자, 철학자, 사업가, 대학원생,)이 주인의 집에서 나누는 이야기를 주로 고양이가 보고 듣게 되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데요.
저는 이 소설에서 주인과 친구들이 나누는 이야기들이 억지스럽기도 하고 필요이상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주인의 부인이 외출을 하자고 하는데 마침 배가 아파서 의사를 부르고, 약을 사오고, 그래서 결국 시간이 늦어서 외출을 못하게 되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저도 주인이 너무 쪼잔해보였답니다.(그냥 가기 싫으면 솔직하게 얘기하면 되는 것 아닐까..) 인간의 허세, 허영이 최대치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었어요. 이런 복잡한 인간들을 소세키는 고양이 시선을 통해 한 마디로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다”라고 말하고 있는 부분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 자신도 살면서 도통 모를 때가 많았거든요!
그리고 간게쓰 군이 자신이 바이올린을 사고 바이올린을 켜는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이올린을 ‘샀다 그리고 켰다’라고 하면 될 이야기를 사고 켜는 그 ‘사이’의 과정을 굉장히 길게 이어져간 부분이 흥미로웠고, 소세키가 왜 이 부분을 이렇게 설정했을까? 생각했는데... 우리가 일상에서 그냥 지나쳐버리기 쉬운 것들을 ‘사소한 것’,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의 과정들을 세심히 보라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누구나 죽겠지요? 주인도 위장병으로 죽게 될 것이다. 이런 말을 하면서 고양이 자신도 죽게 되는데요. 맥주를 먹고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독에 빠지게 되는데, 이때 고양이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깨닫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우리가 살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고통, 특히 죽음을 두려워할 때 우리의 고통은 더 커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고양이가 죽을 때 고통, “고통스럽게 숨을 헐떡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런 고통을 당하는 것은 곧 독 위로 오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 억지를 부리려고 하니 고통스러운 것이다.” 이것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고통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떨 때는 막연하게 죽음의 공포가 몰려와 두려울 때가 있거든요..

아무튼 근대인간은 행복할 수가 없는 존재인가 봐요.. 그래서 니체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책 2권에서 이런 근대 인간들이 가진 관습(도덕, 종교), 근대의 제도들(민주주의, 자본주의....)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말해주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은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있어요. 근대인의 가장 문제는 뭘까? 생각해보면, 소유의 문제인 것 같은데,,.. 우리는 동산이나 부동산으로 돈이나 집, 땅 이런 거를 생각하기 쉬운데요, 니체는 우리에게는 누구도 뺏어갈 수 없는 부동산으로서 자신만의 “고유한 소유물”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대지주의 품위를 몸에 지니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럴 때 고양이는 고양이에게도 생동감 있는 “대지주”가 되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니, 한번 해보겠다고 다짐할 듯해요... 그러니 인간인 우리에게는 더 말할 바가 있을까싶네요!!!

샘들! 추석명절 잘 보내시고 다음주 뵈요^^
전체 1

  • 2021-09-19 11:16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낄낄거리면서 읽기 정말 좋은 소설인 것 같아요. 소설이 맞나 싶기도 하구요.
    그러면서도 저희가 배우는 공부와 연결되기도 하구요.'도통 모르겠는' 인간을 한발 떨어진 눈으로 본다는 점에서요.
    앞으로 읽게될 소세키 소설도 기대가 빵빵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