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 세미나

<명리학 세미나> 12월 2일 후기

작성자
호정
작성일
2020-12-06 00:42
조회
133
사주로 어떻게 질병을 따져볼 수 있을까요? 내 사주에 나타난 오행의 태과불급에 의해 질병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뭐든 지나치거나 부족해서 좋은 것은 없겠죠. 이번 시간에는 오행의 태과불급에 따른 질병이 어떤 요소들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예제를 하나 살펴볼까요?

 


오월 무토입니다. 무토 일간이 오월 한여름에 나서 뜨거운데, 천간에 경금 하나 있고, 전부 목화토 화국입니다. 게다가 지지에 인오술 화국이라 화가 상당히 강한데, 땔감인 목이 가득합니다. 천간의 경금은 지지에 뿌리를 내리지 못 하고 있고, 화 위에 앉아 있어 힘이 없습니다. 금이 천간에 드러나 있으므로 금의 장부인 폐・대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 아는 병은 고치기 쉽다고 천간에 드러난 질병은 죽을 병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것이 용신이 될 경우 치명타가 되거나, 운기 상에서 좋지 않을 때 문제가 됩니다. 또, 기신이 지장간에 숨어 있으면 고질병으로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수업을 풍요롭게 하는 하찮은 질문들

위의 당사주는 목과다로 금병이 생길 인자를 잠재적으로 갖고 있지만, 다행히 대운이 목화토로 흐르지 않고 금수로 흘러 목화토의 질병이 크게 발현되지는 않았습니다. 화가 용신인데, 왜 대운이 화와 반대되는 기운인 금수로 흐를 때 좋냐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타고난 사주의 격은, 즉 그릇은 그 그릇 쓰임대로 써야 하는데 한 쪽의 힘이 너무 강하면 팔자가 기울어 편고해집니다. 이 사주는 관살인수를 써야 하는 격으로 짜여져서 그대로 가되, 사주의 균형은 금수가 오면서 오히려 맞춰주니 오행의 순환하는 힘은 약간씩 상처를 입으면서도 큰 축에서는 더 잘 굴러가게 됩니다. 만약 천간의 금이 통근하고 세력을 얻었으면 운에서 금수가 들어왔을 때 안 좋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당 사주에서는 상관인 경금이 약하기에 관을 보면서 대적할 수 없어 스크래치 정도만 발생한 것입니다.

또 다른 질문은, 사주에 나무가 많고 금이 적으니 간실폐허(肝實肺虛)로 인한 질병이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대운과 세운이 어떻게 들어오느냐가 중요한데, 나한테 강한 기운을 더욱 강하게 해주는 기운이 들어오는지 아니면 중화하는 기운이 들어오는지에 따라 질병의 발생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최근 들어 부쩍 수업 시간에 질문이 많아졌는데, 질문은 자신이 아는 바와 모르는 바를 그대로 드러내줍니다. 나를 드러냈기에 질문하는 사람은 한 발짝 나아갈 수 있고, 함께 하는 학인들은 수업이 풍요로워집니다.

사주는 격국 용신보다는 글자들 사이의 음양 오행의 힘 균형을 살펴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우리는 甲丙戊庚壬은 陽의 기운, 乙丁己辛癸는 陰의 기운으로 봅니다. 그러나, 음양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丁은 차서로는 음이지만 화의 기운이므로 펼치는 양상이 다를 뿐, 바깥으로 펼치는 뜨거운 양기운으로 보기도 합니다. 亥는 물이므로 음의 기운이지만, 해묘미 운동을 하므로 음이면서 양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명리는 사건과 사물이 생성하는 이치입니다. 음양이 짝을 만나야 무언가가 생성됩니다. 명리는 사건・사물이 생성, 변화해가는 이치를 보는 것입니다. 사주원국은 일종의 설계도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실제 실현되는 것은 대운과 세운의 조건에서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조건은 대운, 세운이라는 덩어리가 아니라 일운, 월운, 시운입니다. 매번 운이 달라지므로 운은 다 들쑥날쑥합니다. 물살에 흔들리는 배에 타고 있으면 그 흔들림이 일상인 것처럼, 우리는 큰 변화가 아니라면 별로 차이를 감지하지 못 하고 매번 비슷하다고 느끼며 삽니다. 내 삶에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해석하기 위해 사주를 보기도 하고 종교를 찾기도 하죠. 사주를 볼 때는 생성하는 이치를 먼저 살펴야 하므로 음양의 짝을 봐야 합니다. 그 안에서 오행들의 움직임을 살펴서 그것들이 사계절에 어떤 힘으로 어떻게 서로에게 작용하는지, 5행을 다시 22행 60갑자로 나눠서 살펴야 합니다. 4주 8자를 가지고 글자와 글자 사이의 관계를 상상하는 것까지 가야 하기에 명리 공부가 어렵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저는 이번 수업 시간에 명리에 대해 갖고 있던 석연치 않음이 약간 해소되는 듯한 경험을 했습니다. 원칙이 수학 공식처럼 정확하게 적용되지 않고,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처럼 그때그때 말이 달라진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전체 판세와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게 맞는 거라는 느낌이 왔다고 할까요. 정말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아요. 우리네 삶은 자로 잰 듯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원칙도 없습니다. 음양도 매번 다르게 적용할 수 있고, 해석의 기준도 다르게 적용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좀 더 공부해봐야겠죠. 성실하게 공부해오는 학인들에게 고맙고, 왕초보 같은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해주는 현숙샘에게 감사드립니다. 결론이 어째 훈훈하네요. 추운 겨울 지면이라도 따뜻하면 그것도 좋은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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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07 06:30
    우리 호정샘이 정말 '명리에 대해 갖고 있던 석연치 않음'이 많이!! 해소되신 것 같네요~^^ 후기가 훨씬 논리적으로 잘 정리된 것 같습니다.
    저도 훈훈합니다. 이번 주 해야 할 것들이 많아 꽤 바빴을 텐데 후기보시까지 이렇게 알차게 써주시다니~!!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