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 세미나

<명리학 세미나 > 시즌 2 마지막 수업 공지

작성자
배현숙
작성일
2020-12-11 14:26
조회
125
오늘은 태미, 진성샘께서 참석하지 못하셔서 우리 여성들끼리 앉아 19금 이야기를 ‘허심탕’하게 늘어놓았습니다. 아마 진성샘은 눈치가 백단이신 듯? ㅎㅎㅎ 여명 사주에 관해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한 번 정리해볼까요?

女命의 관성과 식상

『적천수』에서 인용하고 있는 사주들은 천편일률적으로 남자 사주입니다. 당연하겠죠. 이 책이 씌어진 시대가 남성중심사회였고 여자 팔자라는 게 고작 남자사주에 따라가는 뒤웅박팔자였을 테니까요. 그런데 철초 선생이 뭔가 느끼는 바가 있었는지, 적천수의 끝부분을 마무리하면서 여자들의 사주팔자에 대해 긴 얘기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철초가 말한 여자팔자라는 것이 죄다 남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이야기입니다. 어떤 아내였느냐, 어떤 어머니였느냐, 어떤 생산직(?)이었느냐,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그러니 여자들의 팔자를 관성을 중심으로 삼거나 그 관성을 해치는 상관에 대해, 그리고 무관일 때 용신으로 삼는 육친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겠죠. 하긴 그 시절 한 남자의 아낙네로 산 여자의 일생이 남편과 자식과의 관계를 빼면 무슨 역할이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시대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살피면서도 여전히 마음 한 켠이 찝찝했습니다.

여자 사주에서 관성이 없는 무관 사주일 경우 용신을 남편별로 봅니다. 그런데 철초는 관성을 나타내는 남편별이 있어도 종종 용신을 관성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는 남편별이 지장간에라도 있으면 그것을 남편별로 보아야 하고, 아무리 역할이 별 볼일 없는 관성이라 해도 팔자 안에 있다면 그 글자를 남편별로 봅니다. 그런데 관성이 남편만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예전에야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아주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관성=남편이라고 보았지만, 요즘은 여성들도 직업과 사회 활동이 활발해졌기 때문에 관성을 직업적 특성과 사회적 관계를 살피는 도구로 읽습니다. 관성이 남편별로 읽히는 때는 식상과 짝이 될 때입니다. 식상이 없이 관성만 있다면 그것은 직업이나 사회적관계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겠지요. 예전에 여자 팔자의 등급은 관성이 어떤 환경에 놓여있느냐에 의해 좌우된다고 보았지요. 남편별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면 여자 팔자도 별 볼 일 없이 펼쳐졌을 테니까요. 그래서인지 『적천수』에서는 남편별을 상하게 하는 식상이 많은 여자의 사주를 매우 좋지 않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옛날 드라마나 영화에 곧잘 ‘남편 잡아먹은 X’이라는 기막힌 욕이 나오곤 했었지요. 본래 식상이 잘 발달되어 있으면 매우 총명하고 재주가 많다고 해석하죠. 사람이 똑똑하다는 걸 말할 때 특히 식상의 생기여부를 많이 고려합니다. 그런데 상관이라는 육친의 명칭이 뜻하는 것이 ‘관을 상하게 한다’는 것이니 상관이 발달되어 있는 여자는 남편을 상하게 하는 조건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겠죠. 그런데 한편 생각해보면 재주 많고 똑똑한 여자들이 어디 남편에게 기대어 살려고만 할까요? 자기 스스로 자신의 삶을 일구어나가겠지요. 그래서 남편덕이 없다고 했겠지요. 옛날에는 여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사회적 場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때니까 이렇게 식상이 잘 발달된 끼 많은 여자들이 활동할 수 있었던 무대가 아주 한정되어 있었겠죠. 미모도 뛰어나고 가무에 능하고 문장까지 출중한 그런 여성들의 일생은 무척 화려하긴 했겠으나 한 남자의 그늘에서 사랑받으며 사는, 그런 소극적인 삶이 펼쳐지진 않았을 겁니다. 참 공평하지요. 세상을 사는 방식의 차이일 것 같습니다. 남편 그늘에서 사느냐, 남편과 함께 활동하며 사느냐, 혼자의 힘으로 사느냐의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사는 일은 매한가지겠지요. 요즘 세상에서는 식상이 잘 갖춰있으면 대단히 매력적인 커리어 우먼일 수도 있겠네요. 굉장히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벌이며 능력발휘를 할 겁니다. 그런 식상을 단지 ‘음사’로 해석한 부분이 ‘여명’ 편의 앞부분에 즐비합니다. 패미니스트들이 이 글을 본다면 그야말로 ‘분서(焚書)’깜이라고 한 마디 했겠지요?

그렇다면 다음 여명 사주를 보시면서 대체 어떤 근거로 ‘음사(淫邪)’하다고 판단했는지 그 이유를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이 사주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木의 기운이 잘 발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천간의 丁壬이라는 글자가 합이 되는 모습도 보이고, 木이 월지와 일지에 뿌리를 두고 아주 강한 에너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 사주에서 木은 식신이라는 별이죠. 이 여성의 남편을 나타내는 관성은 年干의 戊土와 時支의 未土입니다. 寅중 戊土에 뿌리를 두고 있군요. 寅月에 태어난 壬水는 좀 춥습니다만, 시간의 정화가 바짝 붙어 조금 데워주고 있네요. 식상은 여자에게는 자식이죠. 그래서 식신은 생산과 연관된 자연적인 본능으로 해석합니다. 그 식신이 당령까지 했으니 이 여성의 생산적 에너지가 매우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런데 일간 임수를 도와주는 申金 인성이 바짝 옆에서 寅申冲되고 있네요. 이런 경우 워낙 목의 힘이 강해서 금극목이 아니라 목극금으로 오행의 역극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일간을 도와주어야 하는 인성이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네요. 신약한 사주죠. 철초는 ‘신약한 일주가 인성까지 약한데다 식신이 매우 강하면 음사(淫邪)하다’고 말합니다. 음사란 ‘음란하고 요사스러워 품행이 바르지 못하다’는 말이죠. 그런데 천간의 戊土가 초봄의 땅이라 인목이 몸을 의지하여 맡기기에는 좀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일주 壬水는 재성을 따라 수생목, 화생토로 미토 남편을 따를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철초는 “남편이 죽고 가업이 무너지자 자식을 버리고 다른 남자를 따라가 버렸다”고 말하며 이 여인을 폄하하고 있지만요.

그런데 이 여인의 대운을 보면 亥子丑 비겁대운과 申酉戌 인성대운을 지나며 신약일주가 제법 힘을 받으며 흐르는데요, 그 때는 좋은 남편 만나 자식 잘 낳고 살았겠죠. 그런데 남편이 죽은 뒤 가업이 무너져 巳午未 운에 未土 남편을 만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여인을 음사하다고 해석한 근거가 무엇일까요? 철초가 직접 이 여인을 만나 실제 사는 모습을 보고 판단했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甲寅木의 기운 때문일까요, 그것이 식신이기 때문일까요? 일간이 丁火 재성과 합하려는 모습을 보여서 그럴까요, 아니면 戊土의 약한 뿌리 때문에 寅木 식신의 역마살이 함부로 날뛰어서 그런 걸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여성의 삶이 말년에 이렇게나마 풀리게 된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부종사가 미덕이었던 그 시절에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당당하게 선택한 그 의지와 용기가 되레 칭찬해줄 만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寅月의 차가운 물로는 나무를 키우기 어려우니 따뜻함을 반기는 건 정한 이치이고, 뿌리도 부실한 戊土 남편의 명은 어쨌거나 그 남자가 하늘로부터 받은 명이니 여자 탓이라 할 수 없겠죠. 그런 남자 만나 甲寅木 아들을 수북하니 낳은 것만 해도 참 쓸만한 능력일 터인데, 뒤늦게 찾아온 재성을 따라 두 남편을 섬기는 걸 왜 ‘음사’라고 매도하는 건지, 이 여인이 들으면 할 말이 많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제 까막눈으로 보기에도 여성의 사주에 나타난 첫번째 남편별인 무토는 이제 막 겨울을 지나온 초봄의 땅에 뿌리내린 걸로 보아, 영양가도 없고 힘도 없는 아주 어린애같은 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땅에서 뭔가를 길러내려면 따뜻함이 꼭 필요했을 텐데, 남편 살아생전에는 한 줄기 햇빛도 보이질 않네요. 그 세월 견디며 자식키우느라 이 여인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단지 재성을 따라갔다고 하지 말고 그 자식들 키우느라 애를 쓰다가 늙으막에 찬 물 데워 줄 따뜻함을 만나 팔자를 고치게 되었다고 해석할 수는 없을까요? 남편의 입장에서야 아직 한기도 채 가시지 않은 어린 땅을 엄청난 식상의 에너지로 마구 헤집어 감당키 어려웠을 테지만, 그것조차 이 여인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또 그 신통찮음을 감수해야했겠어요? 어익후!! 갑자기 19금이 되어버렸습니다그려. ㅋㅋㅋ

女命의 자식

요즘 자식을 두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이들의 소식을 자주 듣습니다. 여자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 자식생산이죠. 그 일을 해내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요? 하긴 요즘엔 무자식상팔자라는 말도 합니다만, 그조차 자식을 낳아 길러본 이들이어야 푸념 삼아 할 수 있는 말일 겁니다.

그런데 아들만 자식으로 치고 딸은 족보에도 올리지 않았던 시절이어서 그랬는지, 원문에는 ''라고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낭월은 그걸 ‘아들’이라고 해석했는데요,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子’가 아들, 딸을 다 말하는 건지, 아니면 아들만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들딸을 통칭한 ‘자식’으로 읽었습니다만)

『적천수』는 대체로 오행이 흘러가면 아들이 잘 되고, 일간이 너무 왕하거나 허약하면 아들이 잘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라도 반드시 운을 살펴 말해야 할 것입니다. 일테면 ‘일주가 왕하고 인수도 왕한데 재성이 없다면 반드시 아들이 없다’고 하지만 운에서 재성이 들어오면 상황이 달라져 아들을 얻을 수도 있을테니까요.

일주의 오행에 따라서도 아들의 유무를 따집니다. 즉 불은 이글거리고 토가 메마르면 아들이 없고, 토가 습하고 금이 막혀 있어도 아들이 없으며, 물이 넘쳐서 목이 뜨게 되면 아들이 없고, 금이 차갑고 물이 얼어도 아들이 없다고 말합니다. 인수가 중첩되거나 재관이 태왕해도, 식상이 가득해도 아들이 없다고 하는데, 이 모든 경우들에서 운을 빼놓고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아들이 없는 경우인데도 아들이 있다면, 반드시 남편을 극하였을 것이고, 남편을 극하지 않았다면 또한 요절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늘은 모든 것을 다 주지는 않는다는 걸 지난 번 질병편에서 남명의 재성과 관련된 부분에서 확인했었는데요, 이는 하늘의 기운이 땅에서 이루어질 때에는 반드시 그 힘이 왜곡될 수밖에 없는 자연의 이치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 드디어 다음 시간이 시즌2의 마지막 수업입니다.  ‘小兒’편만 읽으면 『적천수』라는 귀한 고전의 마지막 장을 덮게 되는 것이죠. 참 묘한 느낌이 듭니다.  어쨌거나 시즌 2에서 읽은 적천수 3권은 유난히 흥미진진했던 것 같아요.

다음 주 마지막 세미나에는 한 분도 빠짐없이 다들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일기 예보를 보니 다음 주엔 기온이 뚝 떨어진다네요. 옷 다숩게 입고 오시고 이번 한 주도 건강 잘 챙기시며 평안히 보내시길 빕니다. 담주에 만나요~~^^
전체 2

  • 2020-12-11 18:20
    부록으로
    풀이해주신
    7명의 사연 많은 여자사주를
    다시 들여다보니
    그냥
    보아서는 절대 알수 없네요ㅡ

    내년도 다음 시즌
    명리학 공부가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 2020-12-12 09:14
    효신샘의 그 열정이 우리 세미나를 알찌고 흐뭇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모두들 감탄하며 고마워하고 있지요.
    내년에도 효신샘과 함께 하면 우리 공부가 봄나무처럼 쑥쑥 자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효신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