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에이징 세미나

몸, 살림 세미나 4시즌 마무리

작성자
규문
작성일
2020-11-05 20:07
조회
48
어제 '몸, 살림 세미나' 시즌4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몸의 장부를 알아가며, 다른 한편으로는 미생물에 대해 알아가며 달린 10주였네요. 미리 자료집을 만든다든가, 책 발제를 한다든가 등등 이전 시즌에는 안 해보던 것들을 시도해봐서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4시즌 마지막 시간에는 자료집에는 미쳐 싣지 못한 임맥과 독맥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2경맥이 큰 강줄기라면 임맥과 독맥은 지류에 해당하는 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지류는 임맥, 독맥 뿐만 아니라 충맥, 대맥, 음유맥, 양유맥, 음교맥, 양교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지류들은 경락의 맥이 흘러넘치거나 모자랄 때 그것들을 받아들이거나 보충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12경맥과 달리 일정한 규칙성이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거들의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임맥은 음경을 독맥은 양경을 총괄합니다. 충맥은 이름대로 경맥의 기를 보충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맥은 허리띠처럼 둘러져 경맥들을 묶어줍니다. 음유맥과 양유맥은 음/양맥의 흐름을 주관합니다. 음교맥과 양교맥은 양맥과 음맥이 교차하는 맥입니다. 이중 음양맥을 총괄하는 임맥과 독맥은 우리 몸의 앞과 뒤의 정중앙을 흐릅니다. 독맥은 회음부에서 등줄기를 타고 올라와 윗 입술에서, 임맥은 앞을 타고 올라와 아랫입술에서 멈추죠. 그래서 입술의 얇기를 보면 음과 양기 중 어떤 것이 부족한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양기가 부족하면 몸이 뒤로 휘청하고 음기가 부족하면 앞으로 굽는다는 특징이 있는데 다 임맥과 독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어디가 부족한지 감지해 낼 수 있는 것이죠.


4시즌 마지막 혈자리는 백회혈입니다. 손과 발의 세 양경 그리고 독맥이 모이는 자리인데, 우리 머리의 정 중앙 꼭대기에 위치하죠. 찌르면 열을 내리고 풍을 흩어버리기에 머리가 매우 맑아집니다. 일명 서울대침! 주로 다른 사람이 꽂아주는데 오늘은 용기 내서 직접 자리를 찾아서 자기가 머리에 놓아 봤습니다. 주로 백회혈은 귀의 양 끝에서 그려진 동심원과 코 끝에서 수직으로 올라오는 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 근처를 눌러보며 약간 말랑하면서도 뻐근한 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침은 코 방향으로(침의 손잡이가 등쪽을 가게) 눕혀서 놓습니다. 처음에는 겁이 났는데 생각보다 아프지도 않고 잘 들어갑니다. 놓기만 해도 레벨이 오르는 느낌이 듭니다 ㅋㅋㅋㅋㅋ


<동의보감>은 앞으로도 몽(夢)을 읽어나갈 것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불면증에 대한 대목을 읽어 나갔는데, 번열(煩熱)로 열이 떠서 정신이 산란해지고 잠이 들지 못하는 증상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생각보다 불면증을 겪은 분들이 많더군요. 번열은 체온 자체가 높아지는 건 아닌데 열감이 계속 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럴 때는 대추차 같은 안신 작용을 하는 약재를 먹고 심신을 쉬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밤에 일하거나 노는 것은 사실 심신이 쉬는 작용을 막는, 병을 부르는 일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밤이야말로 열일하는 시간이자 '불금'의 시작이죠. 우리가 얼마나 자연적 리듬에서 벗어난 삶을 사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장입니다.


4시즌 마지막 책은 <침묵의 봄>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처음에는 살충제나 농약에 대한 경계를 하게 됩니다. 늘 먹던 과일도 괜히 한 번 더 씻게 되고 이것도 다 내 몸 속에 들어오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지요. 하지만 점점 읽다보니 이 책이 우리에게 권하는 건 살충제에 대한 경계가 아니라 다양한 종에 대한 존중과 애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위험한, 병을 부르는 살충제 이미지만 강화하면 결국 다른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이미지에 낚이게 될 테니까요. 레이첼 카슨이 거듭 강조한 것도 살충제 광고나 안전하다고 말하는 통계에 속지 말라는 것이고요. 이 책, 그리고 그간의 미생물 관련 책을 읽으면서 우리 몸이 하나의 생태계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시즌은 한 주 쉬고(!) 다시 시작합니다. 짧고 굵게! 6주 동안 혈자리를 배우고 외우며 한번 당당하게 침을 들어보자! 이것이 5시즌의 취지입니다. 모두들 한 주 잘 쉬시고 다음 시즌에도 꼭!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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