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절차탁마

절탁 서양 2학기 3주차 후기

작성자
김훈
작성일
2021-06-07 21:33
조회
109
일요절차탁마 후기

 

두둥!! 스피노자 세 번째 시간!! 이날은 오전에 에티카 강독 한 시간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서로가 골똘한 끝에 마지막에 '하'자로 나오면 하자든가, 서로 탁자별로 나눠서 해보고, 또는 두 명씩 나눠가며 읽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농담과 웃음이 오가고, 그 다음은 ‘에티카 30분 외워서 발표하기’도 했는데, 서로들 불붙은 경쟁으로 저번 주보다 월등히 잘 외우더군요. 이날은 왠지 맑은 날씨 탓인지 다들 기분이 줄곧 좋아 보였습니다.^^

오후에는 스파노자의 신학-정치론, 정치론를 읽고 가볍게 정리한 소감과 질문으로 토론했습니다. 이우는 평소에 '미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있었는데, 그것은 자신이 미신을 필요로 하는 그런 상황에 처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공포에 의해 미신에 빠지는 것이 무엇인지 토론했으며, 연주샘은 ‘타인의 기질에 의해서 억지로 살 필요가 없고 각자는 자유의 수호자’라는 말에서 약간의 감동을 받았다며, 개인의 자연권에 대해 써와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스피노자의 텍스트에서 ‘정서’라는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진 것 같아, ‘스피노자가 말하는 정서’가 무엇인지 길게 토론이 이어졌고, 또 정치론에서 철학자들과 정치가들이 서로 어떤 차이가 있고 스피노자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도 토론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피노자 메뉴얼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구절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로선 재미있던 구절이 스피노자 시대에는 편지를 주고받을 때 '저는 당신에게 철학할 자유를 가지고 말합니다'라고 쓴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17세기에 흔히 통용되는 표현이었다는 것도요.

이 밖에도 여러 이야기가 오가며 스피노자의 정서 문제에서 시작했던 토론이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까지 넘나들고, 때론 맥락에서 벗어나며 딱히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좌충우돌하기도 하고, 토론은 그 어느 때 못지않게 풍성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특히나 항시 토론의 매 중간 중간마다 현정샘께서 스피노자에 대한 각가지 이야기를 해주셔서 다들 그것에 집중해 토론의 텐션이 한껏 오르기도 하고, 중요한 부분에서는 사려 깊게 설명해주셔서 밀도 있는 토론이 될 수 있었습니다..

플라톤<국가>, 루크레티우스<사물의 본성>,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명상록>에 이어 스피노자의 여정까지 어느덧 모두가 여까지 왔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기도 합니다. 언제 저 어려운 것들을 봤었나 싶은 정도로 말입니다. 그리고 세미나원들 전부가 처음에 비하면 ‘얼마나 팀웍이 좋아졌나’ 하고 생각하니 돌아올 세미나가 벌써 부터 기다려지네요. 네 번째 스피노자를 만나기 위해~^^
전체 2

  • 2021-06-08 00:25
    에티카를 낭송하는 수만 가지 길이 열릴 듯ㅎㅎ 이해해야 외워지는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늘 묵묵히 성실하게 외우고 있는 울 훈훈한 훈샘^^ & 열정적인 울 청년들~
    담주에도 '철학할 자유'를 가지고 말해봅시다~^^

  • 2021-06-08 09:49
    서문들만을 읽고도 반나절을 토론했다는 게 신기하네요 ㅎㅎ
    이런 질문 저런 질문 호기심으로 든 생각들도 던지면 이야기가 시작되고 진행되는 건 현정샘 덕분이라고 생각됩니다 ㅎㅎ 물론 궁금증을 품는 저희가 없어서는 안 되지만요!
    담주도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