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세미나

장자 세미나 2회차 후기

작성자
손호진
작성일
2021-03-29 09:31
조회
91
장자 2주차 양생주(養生主), 인간세(人間世), 덕충부(德充符) 편이었습니다.

양생주(養生主) 편에서는 소요유(逍遙遊)에서 절대자의 자유무애한 경지를 이야기하고 제물론(齊物論)에서 그 논리적 근거를 밝힌 장자는 절대자의 초월이 진정한 초월이 되기 위해서는 세속에서의 삶을 살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세속 삶에서의 초월자의 삶의 지혜를 밝힌다. 양생주란 생을 기르는 근본적인 도 즉 사람이 이 현실세계에서 자기의 생을 온전히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관한 근본원리라는 의미이다. 미츠지 (161)

생을 기른다는 다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샘들과 토론한 끝에 다다른 결론은 규창샘의 정리가 저를 조금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이라는 거였습니다.

인간세(人間世)편에서는 초월자가 세상에 처하는 방법, 절대자의 현실사회와의 교섭방식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현실을 살아가면서도 현실에 해를 입지 않고 인간 세상에 섞이면서도 자기를 잃지 않는 지혜, 장자는 그러한 지혜를 이 편에서 구체적으로 밝힌다. 미츠지(183)

태미샘과 나한샘이 화두를 던져주셨습니다.

태미샘은 4-11 안회가 중니에게 마음의 재계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귀로듣지 말고 마음으로 듣고,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氣)로 들어라는 말에 기의 의미가 모호하다고 화두를 꺼내셨고 그것에 대해 활발하게 토론했습니다. 기와 허(虛 )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매끄러운 정리가 되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매끄럽게 정리되기를 바라는 것이 욕심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기(氣),도(道),덕(德),허(虛)..커다란 주제를 담고 있는 이 언어들을 명료하게 설명하는 것 자체가 어려우니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관념들을 적용시켜 자기의 사유를 펼쳐나가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앞으로 남은기간 다른 책들과 함께 샘들과 정리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장자의 사유를 조금 맛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나한샘은 4-13 자취를 끊는 것은 쉽지만, 땅 위를 걷지 않는 것은 어렵다라는 화두를 던져주셨는데요 그화두와 더불어 뒤에 나오는 날개가 있어 난다는 말은 들었어도 날개가 없어 난다는 말은 아직 듣지 못하였고, 지(知)가 있어 안다는 말은 들었어도 지(知)가 없이 안다는 말은 아직 듣지 못하였다는 것과 관련된 토론을 하였습니다. 태미샘께서는 소요유의 곤과 붕의 이야기를 가져오셔서 그것과 연결지으셨고 규창샘은 곤이 붕이 되는 것에서 곤이 그자체에서 날개없이 나는 것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제가 2회차 수업 처음 노장사상에 끌렸던 것이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는 아니었을까? 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얘기에 규창샘께서는 인간세 마지막 에피소드 공자와 광접여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제가 공부해나가는 동안 좀 더 궁리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덕충부(德充符)편에서는 장자에게 있어 도를 체득한다는 것은, 바로 인간이 세속적인 가치관과 상대적인 편견을 초월하여 자기 안에 절대자유한 세계를 지닌다는 것이기 때문에, 덕이 충만한 사람에게 걸맞은 형상이란 실은 형상에 얽매이지 않는 것, 형상을 초월해 있는 것이다. 장자는 이러한 사실을 밝히기 위해 세속 사람들이 가장 추하다고 여기는 것, 절름발이나 꼽추나 언청이 같은 불구자를 채택하여 그들의 입을 빌어 도를 이야기 한다. -미츠지(257)

덕이라는 화두가 떠올랐습니다. 개인이 현실을 살아가는데 발휘될 수 있는게 덕인가? 타인을 감화시키는 것이 덕인가? 유가에서 말하는 덕을 가져와 활발하게 토론을 벌였습니다.

저는 단순하게 사람의 외형을 보고 판단하는 현재의 모습에서 (물론 그 외형은 생김새이기도 하고 옷차림이기도 하며 타고다니는 자동차이기도 하고 살고 있는 집이기도 한) 그것과 거리를 두고 그 사람의 내면의 덕을 봐야 한다고 장자가 말하는 것 아닌가에 대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러면 내면의 덕이란 무엇인가? 라는 문제도 있고 좀 더 근원적으로 덕이란 무엇인가도 생각해봐야 하고 장자는 저에게 엄청난 주제들을 던져주고 있는 듯합니다.

이번 수업을 통해 든 생각은 기존의 한자를 보지 않고 해설서를 보면서 그 사람의 생각에 매몰되어 있었던 것들에 대한 사유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도그마에 빠지기 쉬운 책읽기를 했던 그간의 모습을 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또한 태미샘의 한자 주석에 대한 해설들..

한자의 까막눈인 저에게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일이지만 관심을 갖고 조금씩 나아가야 겠다는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샘들의 얘기를 정리하고 어느 지점과 연결되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기존의 자신이 가지고 있던 철학적 사유를 풀어내는 규창샘..제가 곤란한 상황에 나한샘에게 공을 넘겼는데 차분하게 잘 받아주시고 무위와 무불리 비움으로 까지 이어지는 사유를 하게 해준 나한샘께도 감사드립니다.~^^

후기라는 걸 처음 써서 정신없고 두서없지만 양생주편에서 말씀드렸듯 샘들과 나누는 이 소중한 시간이 삶을 기르는 방법이라는 생각은 점점 더 확고해 지는거 같습니다.
전체 3

  • 2021-03-29 09:39
    세미나 시간이 그려지는 후기네요! 화두를 던지고, 그것에 대해 이리저리 얘기하면서 생각을 키워나가는 토론이 되었다니, 뿌듯합니다. ㅎㅎ 지금 이렇게 장자와 강렬하게 접속하시니, 나중에 '노동'이란 문제에 대해서도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지 매우 기대되네요. ㅋㅋㅋ 그리고 확실히 미츠지의 해설 덕분에 장자 사유의 체계를 그나마 '덜' 헤매는 것 같습니다. 각 편을 어떻게 읽어야하는지에 대한 가이드가 분명해서 좋더라고요. 외편, 잡편에 대한 해설도 번역이 되면 좋을 텐데 말이죠~
    참고로 혼자 보기 아까워서 숙제방에 있던 후기를 옮겼습니다~^^

  • 2021-03-29 14:30
    세미나 시간에는 뭔가 생각하면서 말하고 다시 논리를 세우고 하는 과정이 반복되어서 무슨 대화가 오고 갔는지 잘 남아 있지 않았는데, 호진쌤의 정리로 장자로 인한 변화 지점이 눈앞에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 고생하셨어요, 그리고 저의 주접을 주석에 대한 해설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1-03-31 11:35
    샘 후기를 읽으니 전생에 읽은 것만 같던 장자 구절들이 조금씩 떠오르네요. 정리해주신 것들 중 '지 없이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스스로 무지한 자를 자처했던 소크라테스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역시 무리한 연결일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