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세미나

<인생 세미나> 4월 22일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1-04-19 09:49
조회
68




이번 시간에는 토마스 베리의 <지구의 꿈>을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후반부에는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 본격적으로 나옵니다. 지구의 꿈, 유전부호와 문화부호, 종교와 과학... 그중에서도 특이하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던 주제는 단연 가부장제였습니다. 베리는 특이하게도 지구가 이 모양이 된 이유로 가부장제를 꼽습니다. 가부장제란 지금 우리에게 봉건의 잔재, 여성에 대한 억압적 악습 같은 것으로 통용됩니다. 억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태도라고요. 하지만 베리는 가부장제의 보다 구체적인 면을 문제 삼습니다.


베리에 따르면 가부장제의 문제는 자신이 낳은 생산물에 대한 무관심입니다. 한 마디로 청소를 안 합니다ㅎㅎ 오히려 청소하고 정리하는 것을 가치 없고 하찮은 일이라고 생각하지요. 이런 가부장적인 태도는 자신이 만든 쓰레기를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류가 이러한 가부장제에 찌들어 있다면 당연히 지구는 쓰레기 집이 되겠죠. 그리고 이런 태도는 비단 남자와 여자, 근대와 전근대의 문제가 아닙니다.


베리의 이 재밌는 가부장제 비판을 읽으면서 문득 '편리하게 살고 싶다'는 욕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힘들여 해야 했던 일들을 편리하게 처리하도록 고안된 온갖 기계들, 서비스 장치들을 우리는 진보라고 부르지만, 사실 또 하나의 쓰레기를 만드는 데 참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베리는 인류의 지혜 중 하나로 여성적인 것을 말했는데, 이때 여성적인 것이란 생물학적인 것이 아니라 가부장제의 대치하는 것입니다. 지구에 대한 돌봄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 생산물을 쌓아놓고, 지배하려 하고, 그에 대한 정리를 하찮게 여기고, 더 좋은 기술이 발명 되어 이것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 행동양식. 청소하고, 정리하고, 배려하고, 돌보는 것 말입니다. 이런 건 생물학적 성별보다는 태도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문득 더 좋은 것이 나오고, 그것들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막연하게 믿고 싶어하는 방만함을 발견하는 것. 베리는 이런 태도를 계속 강조하는 게 아닐까요.


<지구의 꿈> 마지막 챕터는 평화에 관한 글입니다. 베리는 평화를 두고 긴장감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지요. 평화는 안정적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우둔한' 것이 아니라 늘 질문의 끈을 놓지 않는 긴장과 경계의 이미지여야 한다고요.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의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없는 것이 바로 의례의 차원이죠. 의례는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내는 것만이 아닙니다. 의례는 자신의 일상을 정돈하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실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행동양식입니다. 우리 일상에, 삶에 의례의 차원을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긴장감 있는 평화'를 성립시키고 유지하는 열쇠가 아닐까요? 베리는 이를 '지구의 꿈', 그러니까 인간의 입장이 아닌 지구의 입장에서 꾸는 꿈을 의식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고 말이죠.



다음 시간에는 <사피엔스가 장악한 행성> 6장까지 읽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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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목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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