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숙제방

장자 시즌2 4주차 메모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1-07-09 08:49
조회
32
  1. 7. 9 금요일 / 장자 4주차 메모 / 박규창


 

집단적 정체성이 없는 세대 – 공정 경쟁, 각자도생을 어떻게 넘어갈 것인가?

 

“이러한 사례를 보면 집단은 추장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전적으로 추장에게 의존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복종은 단지 표면적인 것일 뿐이다. 실제로 여기에는 추장에 대한 집단의 협박이 숨겨져 있다. 왜냐하면 추장에게 기대한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마을이나 무리의 사람들은 쉽게 추장을 버리고 추장의 의무에 보다 충실한 지도자를 택하기 때문이다.”(59)

 

2장 〈교환과 권력: 인디언 추장제의 철학〉 부분을 보면, 추장이 된다는 것이 특권이 아니라 고생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추장은 관대해야 하고, 말로 구성원들 간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지혜로운 자여야 한다. 구성원들은 추장의 말하기 방식을 따라 하지 않는데, 왜냐하면 공동체 안에서 추장의 영향력을 침해하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장이 한 공동체의 추장으로서 계속 실존하려면, “자신이 오직 집단에 의존하고 있고 언제나 사심 없이 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밝혀야 할 의무를” 실행해야 한다.(59) 실제로 이는 때때로 추장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을 요구함으로써 시험되기도 한다.

클라스트르는 사회가 항상 명령-복종의 모델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장에 걸쳐서 보여준다. 추장의 권위는 그의 무소불위의 권력을 소유함으로써가 아니라 자신을 내려놓고 집단을 돌보는 만큼 인정된다. 추장의 특권(가령 말하기 같은 것들)은 실제로 그가 얼마나 관대하게 재물을 나누어주느냐에 따라 발휘될 수 있다. 그러나 추장으로서의 권위와 특권을 인정받지 못하면, 구성원들은 얼마든지 기존의 추장을 내치고 새로운 추장을 세울 수 있다. 그야말로 언제든지 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사회인 것이다!

사회의 발전을 측정하는 척도는 권력(강제성)의 소유 형태로 환원될 수 없다. 이는 추장-구성원의 관계만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의 관계(〈5장 활과 바구니〉)에서도 드러난다. 클라스트르는 이들이 어떻게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고유함을 발명하는지, 발명하지 못하면 어떤 취급을 받게 되는지를 통해 이들의 교환과 호혜성을 분석한다. 이러한 분석에서 흥미로운 점은 사회라는 집단, 정치라는 활동을 바라보는 클라스트르의 시선이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고, 사회는 개인의 총계로 환원되지 않는다. 사회는 개인의 합계가 아니라는 것과 사회를 규정하는 체계와의 차이는 인간을 결합하는 교환과 호혜성 안에서 발견된다.”(158)

클라스트르에 따르면, 사회는 인구수와 비례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것은 구성원들이 내부적으로 교환하고 호혜성을 실천하는 방식이다. 이것을 분석하지 않고서는 한 사회의 정치적 수준을 가늠할 수 없다. 클라스트르는 원시 부족들이 탐욕, 소유욕, 분노 등을 예방하기 위해 어떤 제도를 만들었는가에 주목한다. cf) 일처다부제에서 발생하는 여성에 대한 독점욕을 억제하는 방식. “정치영역을 구성하는 운동이 또한 정치영역의 전개를 막는다.”(58)

클라스트르의 분석을 따라가면서, 지금의 키워드가 공정 경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공정 경쟁은 기본적으로 각자도생, 자신의 힘으로 삶을 개척할 수 있는 믿음에서 성립하는 논리다. 그것은 이미 파편화된 개인을 전제하고, 각자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관념이 강하게 작동해야 가능하다. 클라스트르의 시선으로 보자면, 이 사회 안에서는 엄밀한 의미에서 교환과 호혜성이 전혀 성립하지 않는다. 한 사회의 수준을 교환과 호혜성의 작동으로 평가한다면, 지금의 사회는 원시 부족보다 오히려 떨어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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