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읽기

17일 후기 및 12월 1일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현옥
작성일
2016-11-23 12:03
조회
369
11월 17일 세미나 후기 및 12월 1일 세미나 공지

 

공지가 또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번주까지만 헤매고 담주부터는 일찍일찍 올리겠습니다요.

두 번째 시간엔, 神에 관해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만, 네들러의 텍스트를 읽는게 다들 빡빡하신 듯해서, 활발한 토론이 된 것 같지는 않네요.

네들러는 스피노자가 우리의 안녕과 행복이 ‘인간정신의 본성과 역량에 관한’ 앎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보았다고 말합니다. 인간정신의 본성과 역량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원인을 알아야 하므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양태의 원인인 神이 어째서 유일하고도 무한하며 필연적으로 실존하는 우주의 단 하나의 실체임을 증명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실체(신)는 우선 존재론적으로 완전히 독립적이며(즉 외부원인 없이 스스로 존재하며), 인식론적으로도 다른 어떤 것의 개념에도 의존하지 않고 인식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자기원인이나 완전한 능동성으로 이해해본다면 조금 쉬울지도 모르겠어요. 우리처럼 다른 존재에 의존해서만 존재하거나 인식될 수 있는 유한양태의 경우에는 그 조건에 따라 존재할 수도 있고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인식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지만, 실체의 경우는 속성으로 표현되는 그 본질이 100% 실존합니다. 외부원인 없이 스스로 존재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즉 그 본성대로 필연적으로 실존하며, 존재하는 그대로를 필연적으로 인식합니다. 그 실존에는 시작도 끝도 없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영속적이거나 끊임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모든 시간이나 지속의 바깥에 있다는 의미에서 영원합니다(영원성). 따라서 실체의 수준에서는 존재하게 됨이나 존재를 멈추게 됨과 같은 사태는 없습니다. 신의 본질을 표현하는 속성은 만물의 보편적인 인과원리(만물의 특성들 간에 발생하는 모든 운동과 변화를 결정하는)인 동시에 관찰가능한 실재의 세계로 드러납니다. 그러므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神안에 있는 셈이지요. 이 우주자연 자체를 神이라고 본다면 그 안에서는 끊임없는 운동과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그 전체는 무한하고 영원하고 분할불가능한 상태로 존재하는 모양입니다. 마치 커다란 호수 안에서는 큰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태어나고 죽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지만 호수 자체는 늘 고요하고 완벽한 평형상태를 유지하는 것처럼요.

세미나 시간에, 어떻게 무한에서 유한한 양태가 생겨나올 수 있느냐는 의문을 가진 분들이 많았는데요, 만두쌤이 발제에서 얘기하셨듯이, 유한양태는 무한한 우주자연을 분할해서 본다고 가정할 경우 드러나는 조각조각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물론 실제로 우주자연은 분할되지 않지만 우리의 눈에는 각각의 개체의 특성들로 분할되어 관찰됩니다).

인간과 같은 유한양태는 존재하거나 인식되기 위해서 두 가지의 조건(원인)을 필요로 합니다. 그 하나는 다른 유한양태이고(타동적 원인), 또 하나는 다른 것과의 관계를 결정해주는 질서와 연관의 법칙으로서의 神(내재적 원인)입니다. 이처럼 유한양태는 외부의 원인없이 스스로 실존할 수 있는 존재가 결코 아니므로, 애초부터 무한양태 속의 한 부분(부분집합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전체의 관계망 속에서 얘기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으로서밖에는 그 실존을 얘기할 수가 없는 존재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자신을 표상하듯이 하나의 완전한 개체일 수 없다는 거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어떻게 무한에서 유한이 나올 수 있느냐’고 질문할 때, 그 질문 속에는 이미 ‘유한양태인 나의 완전성’에 대한 전제가 들어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즉 인간이 태어나고 온갖 변화를 겪고 죽어가는 과정을 무한한 자연의 전체 운동과정의 하나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유한양태라는 것이 실존 그 자체가 아니고 매순간의 조건에 따라 드러나는 하나의 모드(상태)일 뿐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 한 순간의 모드(조건이 변함에 따라 곧 다른 것으로 변하고 말)를 확대사진처럼 고정시켜 나라고 여기는 데서 생겨나는 의문인 것 같다는 거지요. 그래서 다시 한 번 神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시간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결석을 할 분들이 (반장을 포함해서) 계셔서 세미나를 한 주 쉬기로 했습니다. 대신에 3.4부를 한 번 더 꼼꼼히 읽고, 질문을 챙겨오기! 그리고 아무래도 지성개선론을 이쯤에서 읽고 가야할 것 같아서 다음 시간에는 지성개선론을 읽고, 5부를 읽습니다. (3,4부 복습+지성개선론+네들러5부)

지성개선론 발제는 은하샘(맞나요?)

네들러 5부 발제는 진희쌤입니다.

간식도 기억이 안나요! 댓글좀 달아주셔요!

발제 안올리신 분들 다음 시간에 벌금 걷습니다. 한 주 쉬시는 동안 열공하시고요, 12월 1일 정오까지 공통과제 올려주시어요. 그리고 지난주에 암송 안해오신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 확인 못했어요. 에티카 1부 정의와 공리까지 외웁니다. 꼭 외웁시다!(분명 피가 되고 살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전체 2

  • 2016-11-25 10:11
    저야말로 그동안, 유한양태라는 것이 실존 그 자체가 아니고 매순간의 조건에 따라 드러나는 하나의 모드(상태)일 뿐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아니, 양태라는 것 자체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기에, 어떻게 무한에서 유한이 나올수 있는지 계속 고개를 갸웃했던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 2016-11-26 14:05
    간식담당 저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