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5.22 니나노 후기

작성자
김완수
작성일
2019-05-26 10:52
조회
96
人間は生きることが、全部である。死ねば、なくなる。名声だの、芸術は長し、バカバカしい。私は、ユーレイはキライだよ。死んでも、生きてるなんて、そんなユーレイはキライだよ。

인간은 사는 것이 전부다. 죽으면 사라진다. 명성이나 예술은 길다, 바보 같은 소리다. 나는 유령은 싫다. 죽어서도 살아있다니 그런 유령은 질색이다.

다자이 오사무와 사카구치 안고는 같은 무뢰파로 분류되지만 많은 면에서 극과 극으로 대비됩니다. 먼저 이름부터 안고의 安吾(나를 편안하게 한다)와 다자이의 太宰 治(벼슬이름과 다스림)는 그 방향이 각각 안과 밖을 향하는 것처럼 반대이고 다자이가 죽음의 유혹에 빠져 여러 번의 자살시도 끝에 결국 번듯한 유언장도 남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것과는 달리 안고는 윗글에서와 같이 악착같이 삶에 집착합니다.

안고의 글에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문구가 여러 번 보입니다. 안고는 소설 [울지 않는 새는 죽인다]에서 이런 지푸라기라도 잡는 행동을 극렬하게 비난합니다. 지푸라기를 잡는다는 것은 물에 빠진 사람에게 눈곱만큼의 도움도 안 되는 것이니 그런 일로 힘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죽을 지경에 처해 뭐라도 해본다는 것을 비난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죽게 생겼는데 가만히 손 놓고 앉아 있을 수는 없으니 뭐라도 해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안고가 비난하는 건 살기 위해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지푸라기를 잡는 행동이 결과적으로는 살 기회에 써야만 하는 소중한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것입니다. 헤엄을 칠 수 있는 사람은 사력을 다해 헤엄을 쳐야겠지만, 헤엄 칠 수 없는 사람은 지푸라기가 아니라 하다못해 잡을 수 있는 나무가 가까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한다는 겁니다. 끝까지 나무가 가까이 오지 않아 죽을 수밖에 없을 수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삶의 가능성이 큰 쪽에 모든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강인한 안고와는 달리 다자이는 술이라는 지푸라기에서 위안을 찾았던 모양입니다. 고통을 이겨낼 수 있다면 그것이 제일 좋겠지만 누구나 영웅은 아니니까요.

親がなきゃ、子供は、もっと、立派に育つよ。

부모가 없으면 아이는 더 훌륭하게 자라는 걸.

오히려 없는 게 더 낫다니, 오직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면서 모든 수고로움을 견디는 세상의 부모들에 대해 이보다 더한 모욕이 있을까 싶습니다. 신화학자 캠벨은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의 어려움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네가 네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네 부모를 포함해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어쩌면 부모는 자식이 사회에 순응적인 사람으로만 살기를 강요하고 감시하는 자식의 가장 큰 적인지도 모르지요.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을 염원했던 안고가 아니면 하기 힘든 말인 것 같습니다.
전체 4

  • 2019-05-26 20:24
    지푸라기 생각이 간절했는데..에잇, 지푸라기 나부랭이 따위!ㅎ

  • 2019-05-26 20:43
    지푸라기와 나뭇! 여기서 다자이와 안고가 갈리는군요. 어떻게든 어엿한 영웅이고 싶은 다자이의 자살극이 안고는 정말 기막히고 안타까웠을 것 같습니다.

  • 2019-05-28 12:23
    완수 선생님 말씀대로 정말 안고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말들입니다. '부모가 있어도, 아이는 자란다.' 이 말이 주는 울림을 갖고 가야겠습니다.

  • 2019-05-28 15:27
    지푸라기 하나에도 허투루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안고, 사는 것이 전부라는 말에 저의 생활을 돌아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