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8월 28일 개강 / "사카구치 안고(坂口 安吾)가 말하는 삶과 문학" 시즌 4

작성자
규문
작성일
2019-08-12 17:36
조회
293
일본어 읽는 유쾌한 노마드
日本語を読む愉快なノーマッド(혼고오 요무 유카이나 마드)

"사카구치 안고(坂口 安吾)가 말하는 삶과 문학"


사카구치 안고 읽기 시즌 4


"나는 전쟁을 무엇보다 저주한다. 다만 특공대를 영원히 찬미한다." (사카구치 안고, 「특공대에 바치는 글」)

이건 무슨 소리? 사카구치 안고의「특공대에 바치는 글」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전쟁을 저주하면서도 전쟁(태평양 전쟁)의 상징인 특공대는 찬미한다? 상식적으로는 바로 납득하기 어렵지요. 안고는 특공대원들을 전쟁 중에는 ‘국가’의 영웅으로 추앙하고, 전쟁 후에는 국가의 희생양이라며 동정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을 ‘국가’를 통해 이해하려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죠. 안고가 보기에 특공대원들의 삶과 죽음은 오직 그들의 것이지, 국가나 시대의 것으로 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안고는 개개인의 삶이 그 자신의 선택과 책임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특공대로 죽을 때조차, 그는 자신의 생명을 지키려고 했고, 자기가 놓인 처지를 고민했고, 자신의 난처한 입장에 절망했습니다. 그건 ‘국가’로 환원되지 않는 그들의 것입니다.
안고는 소위 ‘무뢰파無賴派’라고 불립니다. 어떤 거대담론이나 가치를 답습하는 것에 저항하는 글을 썼죠. 그는 사회적 규정으로부터, 도덕으로부터, 당위와 명령으로부터 거리를 두며 자신의 윤리를 발명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것이 안고의 일관된 주제, ‘타락’입니다.
존재는 사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고향’에서 계속해서 ‘내동댕이’ 쳐지는데, 그 거리감을 견딜 수 없는 존재는 또한 고향으로 ‘회귀’할 것을 희구합니다. 그런데 ‘고향’에 돌아가려 하면 할수록 존재는 자기 아닌 것을 모두 배척하며 좀더 고향에 가까운 것, 전통적이고 고유한 것을 찾게 됩니다. 그런 움직임을 우리는 역사에서 자주 접합니다. 나치즘, 파시즘, 전체주의...타자와 마주치며 일어나는 무서운 반동은 존재를 옴짝달싹 할 수 없게 옭아맵니다. 그러나 안고는 ‘고향’에서 내동댕이 쳐지며 타자와 마주하고 섞이게 되는 ‘타락’이야말로 기회이며 그것을 밀고나가 자신의 윤리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안고의 ‘타락’이며, 전쟁을 저주하면서도 특공대원을 찬미할 수 있는 ‘윤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니나노 세미나 시즌 4에서는 이 무뢰無賴한 사카구치 안고의 글을 원문의 맛을 살려 읽어나갈 예정입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에 기대어 이 시대를 보고 있는지, 안고의 글을 바로미터 삼아 알아보도록 해요~

= 튜터 : 이한정 선생님
= 반장 : 혜원
= 시간 : 매주 수요일 오전 9시~11시 30분
= 기간 : 8월 28일~10월 23일 (8주, 9월 18일은 추석 연휴로 쉽니다)
= 참가비 : 20만원 / 입금계좌 : 국민은행 343601-04-100406 (예금주/윤세진)
= 읽을 텍스트 : 번역되지 않은 사카구치 안고의 텍스트를 선택하여 읽습니다(제본 예정).


= 진행방식
* 번역되지 않은 사카구치 안고의 글을 읽는 시간입니다.
* 각자 정해진 분량을 번역해 온 다음 모여서 원문과 대조하며 강독합니다.
* 개강일(8월 28일)에는 가라타니 고진의 <사카구치 안고론 坂口安吾論>을 읽고 토론하는 워밍업 시간입니다. 번역된 텍스트는 미리 나눠 드립니다^^


= 확인해주세요!
- 규문에서 이루어지는 세미나에서는 참가하는 모든 분들이 주체입니다. 시간 약속은 반드시 지켜주시고, 과제는 성실하게 제출하셔야 합니다.
- 규문은 프로그램 참가비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참가비는 공간 운영비로 지출되므로 등록 후에는 환불이 불가능하오니, 수강하겠다는 발심을 하신 후에 등록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체 4

  • 2019-08-12 20:32
    지금이야말로 안고를 읽을 때다 싶습니다.
    급변하는 세상이 두려워 자꾸 무리 속으로 기어들어가고 싶은 나, 하지만 그런 나를 계속 타락하게끔 밀어붙이는 안고.
    안고를 읽으면 절탁NY에서 공부하는 니체도 많이 떠오르지요. 가을에도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9-08-12 23:17
      많은 철학자들을 소환하는 문제적 작가 아닐까요^^ 이번 학기도 달려보아요~

  • 2019-08-16 06:48
    인간의 욕망을 거부하지 않고 그렇다고 쾌락을 쫓는 것도 아닌 윤리로 전회를 말하는 안고. 그의 말을 좌충우돌 번역하면서 이 자리에서 윤리를 모색해보고 싶습니다~ 신청이요!

    • 2019-08-16 21:03
      안고의 거침없는 '윤리학', 이번학기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