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어 읽는 니체

소니 선악의 저편 6주차 후기

작성자
온복희
작성일
2018-12-12 16:50
조회
98
소니팀 선악의 저편 마지막 세미나에서는 제9장 ‘고귀함이란 무엇인가?’를 읽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그중 극히 일부를 나누어보겠습니다.

인간이라는 유형을 향상시키는 모든 일은 지금까지 귀족적인 사회의 일이었다. 257

니체는 9장의 첫 절에서 ‘인간’이라는 유형을 향상시키는 일에 대해 말하면서 거리의 파토스를 언급합니다. 거리의 파토스는 ‘지배계급이 예속자나 도구를 끊임없이 내려다보는 데서, 그리고 복종과 명령, 억압과 거리의 끊임없는 연습에서’ 생겨나고, 이로부터 ‘영혼 자체의 내부에서 점점 더 새로운 거리를 확대하고자 하는 요구’가 생겨날 수 있었고, 이것이 말하자면 ‘인간’이라는 유형의 향상이자 ‘인간의 자기극복’이라고 말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위계질서를 가지는 귀족사회는 훨씬 완전한 야수 같은 인간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기주의란 고귀한 영혼의 본질에 속한다고 나는 주장한다......고귀한 영혼은 자신의 이기주의라는 이 사실을 어떤 의문도 없이, 거기에 가혹함이나 강제와 자의의 감정도 없이, 오히려 사물의 근본법칙에 바탕을 두고 있을지도 모르는 어떤 것처럼 받아들인다. 265

야만인 계층의 고귀함을 말하는 니체와 소생팀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븐할둔의 전야민의 고귀함이 함께 이야기 되었습니다. 약탈하고 침략하는 전야민의 특성이, 도회민의 입장에서 보면 잔인하고 무법천지이며 천하고 낮은 의식이라고 생각되지만, 전야민의 그런 행동은 다른 존재를 괴롭히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도회민이 이해할 수 없는, 전혀 다른 존재방식에서 오는 자부심에 찬 행동일 뿐입니다. 전야민이 갖는 힘은 자기들끼리만 공유할 수 있는 특성을 만듦으로서 갖게 되는 다른 이들과의 다름, 차이를 통해 나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싸비야라는 연대의식을 가진 전야민들이 도회민의 물질에 종속되고 의존하는 순간 법이나 제도가 생겨나고 공적인 부분이 생기면서 전야민의 고귀함은 사라지고 국가가 생겨난다고 합니다. 이븐할둔의 책에서 언급되는 전야민의 고귀함과 니체의 고귀함이 닮아있습니다.

한 인간의 영혼에서 그의 선조들이 가장 애정을 들여 쉬지 않고 행해왔던 것을 완전히 씻어버릴 수는 없다......사람들이 최상의 교육과 교양의 도움을 받아 성취한 것은 단지 이러한 유전을 속일 뿐이다......우리의 매우 민중적인, 즉 천민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에 교육교양은 본질을 속이기 위한 혈통이나, 육체와 정신에 유전된 천민을 속이기 위한 기술이 될 수밖에 없다. 264

선조로부터 유전되어온 것을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고 최상의 교육과 교양을 받는다 해도 유전을 속일 뿐이라고 말하는 니체. 니체는 현대적인 교육과 교양이 고귀함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교육제도가 부모의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에 복종하는 유형의 인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생겨났다는 기원을 생각해보면 니체의 말을 반박하기 어렵습니다. 니체가 말하는 유전을 무의식이나 불교용어로 습, 업식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우리는 과거의 습관에 매어 업식을 반복하지만 그것을 끊어낼 수 없는 불변의 것으로 볼 수는 없듯이 니체도 자기극복이 가능함을 말합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니체가  말하는 현대적인 교육의 무용성과 이런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교육해야만 하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교육이나 교양이 아닌 방식의 자녀교육은 어떤 방식이 있을 수 있는지가 숙제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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