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한강

천지 3장 ~ 13장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18-11-23 21:37
조회
64
3

夫子曰: 夫道, 淵乎其居也, 漻乎其淸也. 金石不得, 無以鳴. 故金石有聲, 不考不鳴. 萬物孰能定之! 夫王德之人, 素逝而恥通於事, 立之本原而知通於神. 故其德廣, 其心之出, 有物採之. 故形非道不生, 生非德不明. 存形窮生, 立德明道, 非王德者邪! 蕩蕩乎! 忽然出, 勃然動, 而萬物從之乎! 此謂王德之人. 視乎冥冥! 聽乎無聲. 冥冥之中, 獨見曉焉., 無聲之中, 獨聞和焉. 故深之又深而能物焉, 神之又神而能精焉., 故其與萬物接也, 至無而供其求, 時騁而要其宿.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무릇 도()라는 것은 그 머무름은 고요하고, 그 맑음은 투명하다. 쇠와 돌이 그것을 얻지 못하면 소리를 낼 수 없다. 따라서 쇠와 돌에는 소리가 있으니, [()로써] 두드리지 않으면 소리나지 않는다. 만물 중에서 무엇이 규정할 수 있겠는가!

무릇 왕()의 덕()을 가진 사람만이 가지고 소박한 그대로 살고 속세의 일에 통달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본원을 세워서 인식이 신묘한 정신에 통달한다. 그러므로 그 덕은 광대하고, 그 마음의 작용은 외물로부터 말미암는다. 그러므로 형체는 도가 아니면 생기지 않고, 생명은 덕이 아니면 밝혀지지 않는다. 형체를 보존하고, 생을 궁구하며, 덕을 세우고, 도를 밝히는 이가 왕의 덕을 가진 이가 아니겠는가! 바다와 같이 광대하구나! 홀연히 나오고, 풀이 자라듯 움직이면, 만물이 그를 따를 것이다! 이를 일러 왕의 덕을 갖춘 이라 하는 것이다.

어둡고 어두운 가운데 보고, 정적 속에서 듣는다. 어두운 가운데 홀로 새벽빛을 보며, 정적 가운데 홀로 조화로움을 듣는다. 그러므로 깊고도 또 깊어서 만물을 만물로 만들고, 신묘하고 신묘하여 만물을 정밀하게 하니, 그러므로 만물과 더불어 살아간다. 지극한 무()이면서 그 요구에 이바지하고, 시간과 같이 달려서 돌아갈 곳을 찾는다.

 

이 구절에서는 두 가지 특징을 주목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특징은 만물이 만물로서 존재하는 핵심요소로 도(道)의 작동을 얘기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특징은 왕덕지인(王德之人)이란 표현입니다. 여기서 왕덕(王德)이란 가지고 태어난 본성을 잘 간직하여 그것을 정치에 적용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소서(素逝)는 가지고 태어난 본성 그대로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덕광(德廣)이란 왕덕을 간직한 자의 다스림이 천하에 두루 미치는 것을 말합니다.

채(採)는 외부의 사물에 의해 내면의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탕탕호(蕩蕩乎)는 거세게 떨어지는 폭포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우쌤은 이 표현에 도의 작동이 고르게 일어나듯 균(均)의 뉘앙스가 들어있다고 하셨습니다.

발연(勃然)은 비 온 뒤에 풀이 쑥쑥 자라는 듯한 모양입니다.

명(冥)은 분별이 안 되는 어두움을, 효(曉)는 어두운 가운데 희미하게 비치는 빛 혹은 움직임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4.

皇帝遊乎赤水之北, 登乎崑崙之丘而南望, 還歸遺其玄珠. 使知索之而不得, 使離朱索之而不得, 使喫詬索之而不得也. 乃使象罔, 象罔得之. 皇帝曰: 異哉! 象罔乃可以得之乎?

 

황제가 적수(赤水)의 북쪽에서 노닐고 있었는데, 곤륜산 언덕에 올라가서 남쪽을 바라보다가, 돌아오는 길에 검은 구슬을 잃어버렸다. ()로 하여금 그것을 찾게 했으나 찾지 못했고, 이주(離朱)로 하여금 찾게 했으나 찾지 못했고, 끽후(喫詬)로 하여금 찾게 했으나 찾지 못했다. 이에 상망(象罔)을 시켰더니, 상망이 그것을 찾았다. 황제가 말했다. “별 일이구나! 상망이 그것을 찾을 수 있었다니?”

 

황제(黃帝)는 텍스트마다 그려지는 이미지가 조금씩 다릅니다. 신선, 전쟁하는 헌원씨, 이상적인 통치자 등으로 그려집니다. 《장자》에서는 주로 인위정치로 까이는(?) 통치자로 그려집니다.

현주(玄珠)는 도(道) 혹은 진(眞)을 비유한 것입니다.

이주(離朱)는 눈 밝은 것을, 끽후(喫詬)는 말 잘하는 것을, 상망(象罔)은 선입견이 없음을 의인화한 것입니다.

 

5.

堯之師曰許由, 許由之師曰齧缺, 齧缺之師曰王倪, 王倪之師曰被衣.

堯問於許由曰: 齧缺可以配天乎? 吾藉王倪而要之.

許由曰: 殆哉圾乎天下! 齧缺之爲人也, 聰明叡知, 給數以敏, 其性過人, 而又乃以人受天. 彼審乎禁過, 而不知過之所由生. 與之配天乎? 彼且乘人而無天, 方且本身而異形, 方且尊知而火馳, 方且爲緖使, 方且爲物絯, 方且四顧而物應, 方且應衆宜, 方且與物化而未始有恒. 夫何足以配天乎? 雖然, 有族, 有祖, 可以爲衆父, 而不可以爲衆父父. , 亂之率也, 北面之禍也, 南面之賊也.

 

요의 스승을 허유라 하고, 허유의 스승을 설결이라 하고, 설결의 스승을 왕예라 하고, 왕예의 스승을 피의라 한다.

요가 허유에게 물었다. “설결은 천하와 짝할 만합니까? 저는 왕예에게 부탁하여 그에게 천자의 자리를 선양하려 합니다.”

허유가 말했다. “위태롭구나, 천하를 위험하게 할 것이다! 설결의 사람됨은 총명예지하고, 말을 잘하여 자주 민첩하며, 그 타고난 본성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고, 또 인위로써 하늘을 회복하려 한다. 잘못을 금지하는 것은 알면서도, 잘못이 생기는 원인을 알지 못하니, 그와 하늘을 짝하게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인위에 올라타서 하늘을 무시하니, 바야흐로 자기 몸을 근본으로 [만물의] 형체를 다르게 할 것이고, 바야흐로 지식을 존중하여 타오르듯 내달리고, 바야흐로 [작은] 실마리로 부릴 것이고, 바야흐로 외물에 묶일 것이고, 바야흐로 사방을 둘러보고 사물에 반응하고, 바야흐로 무리의 원칙에 응하고, 바야흐로 사물과 함께 화하고 처음부터 항상됨이 있지 않을 것이다. 무엇으로써 하늘과 짝하기에 충분하겠는가?

비록 그렇지만, 가족이 있으면 조상이 있으니, [설결은] 집안의 장로는 될 수 있으나 장로들의 장로가 될 수는 없다. [그는 세상을] 다스리거나 어지럽히게 이끄니, 북쪽을 바라보는 [신하들의] 화가 되고, 남쪽을 바라보는 [천자]의 해침이 된다.

 

여기서는 요부터 피의에까지 이르는 신선의 계보(?)가 나옵니다. 하지만 주된 내용은 인위적으로 자연을 회복시키는 것에 대한 비판입니다.

총명예지(聰明叡知), 급(給), 민(敏)은 자연을 인간의 시선에서 재단하는 뛰어난 재주를 말합니다.

존지이화치(尊知而火馳)는 출세하기 위해 지식을 숭상하는 과열된 경쟁을 비꼬는 표현입니다.

금과(禁過)는 ‘잘못을 금지하다’라는 뜻인데, 제도, 법으로 사람들의 행위를 제재하는 것입니다.

북면(北面)은 신하를, 남면(南面)은 군주를 말합니다.

 

6.

堯觀乎華. 華封人曰: . 聖人, 請祝聖人.

使聖人壽.堯曰: .」 「使聖人富.堯曰: .」 「使聖人多男子.堯曰: .

封人曰: ..多男子.人之所欲也, 女獨不欲, 何邪?

堯曰: 多男子則多懼, 富則多事, 壽則多辱. 是三者, 非所以養德也, 故辭.

 

()가 화()땅을 유람했다. 화땅의 국경지기가 말했다. “! 성인이시여. 성인께 축원을 드리고 싶습니다.”

성인께서 장수하시게 하고 싶습니다.” 요가 말했다. “사양하겠다.”

성인께서 부유하시게 하고 싶습니다.” 요가 말했다. “사양하겠다.”

성인께서 많은 사내아이를 두게 하고 싶습니다.” 요가 말했다. “사양하겠다.”

국경지기가 말했다. “장수와 부유함, 많은 사내아이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인데, 당신은 홀로 그것을 욕망하지 않으시니, 어찌된 것입니까?”

요가 말했다. “사내아이를 많이 두면 두려움도 많아지고, 부유하면 일이 많아지고, 장수하며 욕될 일도 많아지니, 이 세 가지는 덕을 기르는 방법이 아니므로, 사양한 것이다.”

 

봉인(封人)은 국경지기로 낮은 직책입니다. 재야의 현자는 ‘봉인’ 혹은 은인(隱人), 일민(逸民) 등으로 표현됩니다.

이 구절에서 주목할 점은 세속의 욕망을 멀리하는 요가 국경지기에게 비판당하는 대목입니다.

 

封人曰: 始也我以女爲聖人邪, 今然君子也. 天生萬民, 必授之職, 多男子而授之職, 則何懼之有? 富而使人分之, 則何事之有! 夫聖人, 鶉居而鷇食, 鳥行而无彰, 天下有道, 則與物皆昌., 天下无道, 則修德就閒., 千歲厭世, 去而上倦., 乘彼白雲, 至於帝鄕., 三患莫至, 身常无殃., 則何辱之有!

封人去之. 堯隨之,: 請問.

封人曰: 退已!

 

국경지기가 말했다. “처음에 나는 당신을 성인으로 여겼는데, 지금 보니 그저 그런 사람이로군요. 하늘이 만백성을 낳으면 반드시 직책을 주니, 사내아이가 많으면 직책을 주면 되니 어떤 두려움이 있겠습니까! 부유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나누어 주면 되니 어떤 일이 있겠습니까! 무릇 성인은 메추라기처럼 둥지를 자유롭게 옮기고 새끼 새가 음식을 받아먹듯 하니, 새처럼 다니면서도 드러내는 것이 없습니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만물과 함께 번창하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덕을 닦아 한가한 곳으로 나아갑니다. 천 년을 살다 세상이 염증나면 떠나서 위로 올라가고, 저 흰구름을 타고 상제의 고향에 이릅니다. 세 가지 근심이 이르지 않고, 몸은 항상 재앙이 없으니, 어떤 욕됨이 있겠습니까!”

국경지기가 떠났다. 요가 쫓아가서 말했다. “감히 여쭙고 싶습니다.”

국경지기가 말했다. “물러나시오!”

 

순거이구식(鶉居而鷇食)은 새가 둥지를 옮기며 자유로이 사는 것과 어미 새가 주는 음식을 받아먹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는 것을 말합니다.

창(彰)은 ‘자랑하다’, ‘드러내다’라는 뜻으로 벌(伐)과 통합니다.

취한(就閒)은 은거(隱居)를 말합니다.

 

7.

堯治天下, 伯成子高立爲諸侯. 堯授舜, 舜授禹, 伯成子高辭爲諸侯而耕, 禹往見之. 則耕在野. 禹趨就下風, 立而問焉,: 昔堯治天下, 吾子立爲諸侯. 堯授舜, 舜授予, 而吾子辭爲諸侯而耕, 敢問,其故何也?

子高曰: 昔堯治天下, 不賞而民勸, 不罰而民畏. 今子賞罰而民且不仁, 德自此哀, 刑自此立, 後世之亂自此始矣. 夫子闔行邪? 无落吾事!俋俋乎耕而不顧.

 

()가 천하를 다스릴 때, 백성자고(伯成子高)가 벼슬하여 제후가 되었다. 요는 순()에게 선양하고, 순은 우()에게 선양했는데, 백성자고가 제후가 되는 것을 사양하고 밭을 갈았다. 우가 가서 그를 보니 들판에서 밭을 갈고 있었다. 우가 총총 밑에서부터 뛰어가서는 서서 그에게 물었다. “옛날에 요 임금께서 천하를 다스릴 적에, 그대는 벼슬하여 제후가 되었습니다. 요 임금께서 순 임금에게 선양하고, 순 임금께서 나에게 선양하니, 그대는 제후가 되는 것을 사양하고 밭을 갈았으니, 감히 묻건대, 어떤 연유에서 그런 것입니까?”

자고가 말했다. “예전에 요가 천하를 다스릴 때, 상을 주지 않아도 백성들이 노력했고, 죄를 주지 않아도 백성들이 두려워했습니다. 지금 그대가 상벌을 행하는데도 백성들은 또한 어질지 않으니, 덕이 이로부터 쇠퇴하고, 형벌은 이로부터 확립되니 후세의 난이 이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대는 어찌 돌아가지 않으십니까? 나의 일을 방해하지 마시오!” 고개 숙여 밭을 갈고는 다시 돌아보지 않았다.

 

입(立)은 공식적으로 임명되는 것을 말합니다. 군주가 바뀔 때마다 그 밑에 있는 신하들을 새로 임명한다고 합니다. 백성자고는 요·순 임금 때는 임명됐지만, 우 임금 때는 스스로 신하가 되기를 거절했습니다.

낙(落)은 ‘방해하다’라는 뜻입니다.

읍읍(俋俋)은 고개를 숙이는 모양입니다.

 

8.

泰初有无, 无有无名., 一之所起, 有一而未形. 物得以生, 謂之德. 未形者有分, 且然无間, 謂之命., 留動而生物, 物成生理. 謂之形., 形體保神, 各有儀則, 謂之性. 性修反德, 德至同於初. 同乃虛, 虛乃大. 合喙鳴., 喙鳴合, 與天地爲合. 其合緡緡, 若愚若昏, 是謂玄德, 同乎大順.

 

태초에 무()만 있었고, 존재하는 것도, 이름할 것도 없었다. 하나가 일어아니, 하나는 있으나 아직 형체가 잡히지 않았다. 만물이 하나를 얻어 생겨나니, 이를 일러 덕()이라 한다. 아직 형체가 있지 않은 가운데 나뉨이 있으나, 틈은 없었으니, 이를 일러 명()이라 한다. 고요한 가운데 움직이고 만물을 낳으며, 만물은 이치가 생기는 대로 이루어지니, 이를 일러 형()이라 한다. 형체는 신()을 보존하고, 각기 고유한 원칙을 가지니, 이를 일러 성()이라 한다. 성이 닦여서 덕으로 돌아가고, 덕은 처음과 같아지는 데 이른다. 같아지면 비워지고, 비워지면 확장된다. 울음소리를 멈추는 데 합하고, 새부리를 닫는데 합하면, 천지와 합해질 것이다. 그 합침이 어두워 잘 분별이 되지 않아 어리석은 것 같기도, 어두운 사람 같으니, 이를 일러 현묘한 덕이라 하고, 자연과 합해지는 것이라 한다.

 

이 구절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형(形), 신(神)에 대한 얘기입니다. 형체가 생긴 이후에 ‘신’이 형체에 담긴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사서에서는 성(性)을 부여받은 것에서 출발하는 반면에, 《장자》, 《회남자》 같은 도가 계열은 물질적인 것에서 출발하여 ‘성’을 설명합니다.

태초유무(泰初有无)에서 무(無)는 태극(太極) 혹은 도(道)를 말합니다.

리(理)는 개체의 기관, 구조를 말합니다.

허(虛), 대(大)는 《도덕경》에서 나온 성인의 정신작용에 대한 묘사입니다.

대순(大順)은 자연의 흐름을 말합니다.

 

9.

夫子問於老聃曰: 有人治道若相放, 可不可, 然不然. 辯者有言曰, 離堅白若縣㝢宇.若是則可謂聖人乎?

 

선생님께서 노담(老聃)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이 도를 닦아서 [세상과] 어긋나서 옳지 않을 것을 옳다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그렇다고 합니다. 변론가들에게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단단하고 흰 것을 나누는 것은 처마 끝에 매다는 것과 같다이와 같은 사람을 성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방(放)은 ‘따라하다’, ‘어긋나다’ 등의 다양한 뜻이 있는데, 여기서는 ‘비슷하다’라는 뜻입니다.

우(㝢)는 우(宇)와 통용됩니다.

 

老聃曰: 是胥易技係, 勞形怵心者也. 執狸之狗成思, 猿狙之便自山林來. , 予告若, 而所不能聞與而所不能言, 凡有首有趾无心无耳者衆, 有形者與无形无狀而皆存者盡无. 其動, 止也, 其死, 生也, 其廢, 起也, 此又非其所以也. 有治在人, 忘乎物, 忘乎天, 其名爲忘己, 忘己之人, 是之謂入於天.

 

노담이 말했다. “이런 자들은 단순한 것을 반복하며 기술에 얽매여, 몸을 수고롭게 하고 마음을 졸이게 하는 자들이다. 살쾡이 잡는 사냥개가 일에 동원되고, 재주를 민첩하게 부리는 원숭이가 산림으로부터 잡혀오는 것과 [같다.] (), 내 그대에게 그대가 들을 수 없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해주겠다. 무릇 머리가 있고 발이 있어도 마음이 없고 귀가 없는 자가 많고, 형체가 있으면서 형체와 뚜렷한 이미지가 없는 [()] 모든 존재하는 이와 함께 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 움직임과 그침, 죽음과 삶, 폐함과 일어남, 이것은 또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스림은 사람에게 달려있으니, 만물을 잊고, 하늘을 잊는 것은 자기를 잊었다고 이름할 것이니, 자기를 잊은 사람, 이를 일컬어 하늘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 구절에서는 도(道)와 분리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재주 있는 사냥개와 원숭이가 자신이 지닌 재주 때문에 사람에게 잡히는 비유가 나옵니다.

서이기계(胥易技係)는 기술에 의해 얽매이는 것을 말합니다.

망기(忘己)는 자신을 잊는 것으로 좌망(坐忘)과 같은 표현입니다.

우쌤은 망호물, 망호천(忘乎物, 忘乎天)을 ‘외물에 의해 일어나는 욕망과 존재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 설명하셨습니다.

 

10.

蔣閭葂見季徹曰: 魯君謂葂也曰: 請受敎.辭不獲命, 旣已告矣. 未知中否, 請嘗薦之. 吾謂魯君曰: 必服恭儉, 拔出公忠之屬而无阿私, 民孰敢不輯!』」

 

장려면(蔣閭葂)이 계찰(季徹)을 보고 말했다. “노나라 군주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청컨대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사양했으나 허락을 얻지 못하고, 결국 어쩔 수 없이 고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그것이 사리에 합당한지 아닌지 알지 못하기에, 청컨대 일찍이 제가 한 말을 펼칠까 합니다. 저는 노나라 군주에게 말했습니다. ‘반드시 공손함과 검소함을 실행하며, 공적인 일에 성실한 자들을 뽑아 일을 맡기고, 개인적인 편애가 없으면 백성들이 누가 감히 따르지 않겠습니까!’”

 

우쌤은 장려면(蔣閭葂)을 ‘마을에서 성실함으로 추천된 사람’으로 풀어주셨습니다.

천(薦)은 ‘올리다’라는 뜻으로 진(陳)과 통용됩니다.

복(服)은 ‘실행하다’라는 뜻으로 사(事)와 같습니다.

아사(阿私)는 개인적인 편애를 뜻합니다.

집(輯)은 ‘모이다’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따르다’라는 뜻으로 종(從)과 통용됩니다.

 

季徹局局然笑曰: 若夫子之言, 於帝王之德, 猶螳螂之怒臂而當車轍, 則必不勝任矣. 且若是, 則其自爲處危, 其觀壹多物, 將往投迹者衆.

 

계찰이 몸을 구부려 웃으며 말했다. “선생의 말은 제왕의 덕에 비하면, 사마귀가 팔을 휘두름으로써 수레바퀴에 막아서는 것과 같으니, 반드시 임무를 감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 이와 같은 것은 스스로 대단하다고 처신하여, 전망대를 많이 지어서, 사물이 장차 몰려들 것이니, 지난 흔적을 드러내는 자가 많아질 것이다.”

 

위(危)는 ‘거의’, ‘바르다’, ‘높다’ 등 다양한 뜻으로 사용됩니다. 여기서는 ‘높다’라는 뜻으로 사용됐습니다.

관일(觀壹)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전망대’라는 뜻입니다.

왕(往)은 ‘몰려들다’라는 뜻입니다.

 

蔣閭葂覰覰然驚曰: 葂也汒若於夫子之所言矣. 雖然, 願先生之言其風也.

季徹曰: 大聖之治天下也, 搖蕩民心, 使之成敎易俗, 擧滅其賊心而皆進其獨志, 若性之自爲, 而民不知其所由然. 若然者, 豈兄堯舜之敎民, 溟涬然弟之哉? 欲同乎德而心居矣!

 

장려면이 헉!하고 깜짝 놀라 말했다. “저는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 어리둥절해졌습니다. 비록 그렇다하나, 원컨대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싶습니다.”

계찰이 말했다. “위대하신 성인께서 천하를 다스릴 때는, 백성들의 마음을 자연스레 흔들리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가르침을 이루고 풍속을 바꿔서, 다른 사람을 해치는 마음을 모두 없애고 각자의 뜻에 나아가게 하니, 본성의 자연스러움과 백성들이 어떠한 바로 그리 됐는지 알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은 사람이 어찌 요와 순이 백성을 가르치는 것을 대단하게 여겨서 따르려고 하겠는가? [제왕의] 덕과 같아지고자 하면 마음이 안정될 것이다.

 

우쌤은 이 구절에서 백성들이 자연에 따라 자신의 본성을 회복하여 사는 것을 각(各)자로 설명해주셨습니다. 각자 자신의 삶 속에서 부여받은 본성대로 살아가는 것이 이상적인 사회입니다.

대성(大聖)은 제왕(帝王)이란 뜻입니다.

요탕민심(搖蕩民心), 성교역속(成敎易俗)은 자연스럽게 백성들의 마음을 교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형(兄)은 ‘대단하게 여기다’, 제(弟)는 ‘추종하다’라는 뜻입니다.

거(居)는 ‘높은 데 가지 않아도 마음이 안정되다’라는 뜻입니다.

 

11.

子貢南遊於楚, 反於晉, 過漢陰見一丈人方將爲圃畦, 鑿隧而入井, 抱擁而出灌, 滑滑淵用力甚多而見功寡. 子貢曰: 有械於此, 一日浸百畦, 用力甚寡而見功多, 夫子不欲乎?

爲圃者仰而視之曰: 奈何?: 鑿木爲機, 後重前輕, 挈水若抽., 數如泆湯, 其名爲橰.爲圃者忿然作色而笑曰: 吾聞之吾師, 有機械者心有機事, 有機事者必有機心. 機心存於胸中, 則純白不備., 純白不備, 則神生不定., 神生不定者, 道之所不載也. 吾非不知,羞而不爲也.

 

자공이 초나라에 있다가 진나라로 돌아가면서 한음(漢陰)땅을 지나다가 한 지팡이 짚은 노인이 밭일을 하면서 우물 속으로 들어가 물항아리를 안고 나와 물을 대는 것을 보았는데, 낑낑대면서 힘을 쓰는 것이 매우 심했는데 성과는 적었다. 자공이 말했다. “여기 어떤 기계가 있는데 하루에 백규(百畦)의 땅을 적실 수 있는데 힘을 쓰는 것은 더욱 적고 성과는 많습니다. 선생께서는 원하시지 않습니까?”

밭일을 하는 사람이 자공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게 뭔데?” “나무를 구멍 뚫어 기계를 만드는 것인데, 뒤는 무겁게 하고 앞은 가볍게 하여 잡아당기면 물을 끌어올리는데 빠르기가 물이 넘치듯 합니다. 그 이름은 두레박이라고 합니다.” 노인이 화를 냈다가 다시 얼굴색을 고치고 웃으며 말했다. “내가 스승에게 듣기로 기계를 갖게 되면 마음에 반드시 기계로 인한 일이 생기고 기계가 있으면 마음에 기계로 인한 마음이 생깁니다. 기심이 가슴에 생기면 순수함이 갖춰지지 않고 순수함이 갖춰지지 않으면 정신작용이 일정하지 않게 되고 정신작용이 일정하지 않으면 도가 깃들지 않는다. 내가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鑿隧 : 당시 우물을 길을 뚫어서 땅 속으로 들어가서 물을 긷는 형태.

-抱擁 : 이 모습을 들어 ‘항아리를 안은 노인’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함.

-滑滑淵 : 힘들이며서 낑낑거리는 모습.

-見功 : 성과를 보는 것.

-仰 : 올려다봄. 다시 우물에 기어들어갔다가 나오는 모양으로 추정됨.

-橰 : 두레박.

-機心 : 투기심, 속이려는 마음, 쉽게 편법을 쓰려는 마음.

 

子貢瞞然慙,俯而不對.

有閒, 爲圃者曰: 子奚爲者邪?

: 孔丘之徒也.

爲圃者曰: 子非夫博學以擬聖, 於于以蓋衆, 獨弦哀歌以賣名聲於天下者乎? 汝方將妄汝神氣, 墮汝形骸, 而庶幾乎! 汝身不能治, 而何暇治天下乎? 子往矣. 無乏吾事!

 

자공이 무안하고 부끄러워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이를 두고, 밭 매는 노인이 말했다. “그대는 어디 사람인가?”

“공자의 제자입니다.”

밭일하는 노인이 말했다. “그대는 박학함으로 성인인척 하고 망령된 소리를 하며 다른 사람을 속이고 슬픈 노래를 연주하면서 천하에 명성을 팔려는 자가 아닌가? 그대는 지금 빨리 머리를 쓰는 것을 잊고 육체를 내려 놓아라 그러면 도에 거의 가까우리라. 너의 몸도 다스리지 못하면서 어느 겨를에 천하를 다스리겠는가. 그대는 떠나라. 내 일을 방해하지 마라.”

 

-瞞然 : 부끄러워 하는 모습.

-俯 : 고개를 숙인 모습.

-有閒 : 조금 시간을 두었다가 다시 대화가 시작되었다는 표시.

-擬聖 : 성인인체 함.

-於于 : 망령된 소리.

-方將 : 지금 당장.

-何暇 : 어느 겨를에.

 

子貢卑陬失色, 頊頊然不自得, 行三十里而後愈.

其弟子曰: 向之人何爲者邪? 夫子何故見之變容失色, 終日不自反邪?

 

자공이 자기가 비루하게 느껴져 사색이 되어 기가 죽은 채 스스로 얻은 것 없이 30리를 가고 난 후에야 안정되었다.

자공의 제자가 말했다. “일전의 그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무엇 때문에 안색이 변하고 사색이 되어 결국 스스로 돌아오지 못하신 겁니까?”

 

-頊頊然 : 시무룩한 모습.

-向 : 일전.

-變容失色 : 아연실색.

-不自反 : 회복되지 못함.

 

: 始吾以夫子爲天下一人耳, 不知復有夫人也. 吾聞之夫子, 事求可, 功求成. 用力少, 見功多者, 聖人之道. 今徒不然. 執道者德全, 德全者形全, 形全者神全. 神全者, 聖人之道也. 託生與民竝行而不知其所之, 汒乎淳備哉! 功利機巧必忘夫人之心. 若夫人者.非其志不之, 非其心不爲. 雖以天下譽之, 得其所謂, 謷然不顧. 以天下非之, 失其所謂,儻然不受. 天下之非譽, 无益損焉, 是謂全德之人哉! 我之謂風波之民.

 

이전에는 내가 천하에 한 사람을 생각했을 뿐이다. 다시 저런 사람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내가 선생님께 들은 바,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공을 세우면 성과를 구하며 힘은 적게 들이고 공은 많이 얻는 것이 성인의 도라고 했다. 지금은 단지 그렇지 않다. 도를 지닌 사람은 덕이 온전하고, 덕이 온전한 사람은 몸이 온전하고 몸이 온전한 사람은 정신이 온전하다. 정신이 온전한 것이 성인의 도이다. 가지고 태어난 것에 맡겨서 백성들과 나란히 걸어가더라도 그 가는 바를 모르고 망연히 온전하게 갖추고 있을 것이다. 일의 효과와 이익과 기계와 기교는 반드시 그 사람의 마음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은 자신이 가야 할 곳이 아니면 뜻을 두지 않고 마음이 맞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 비록 천하 사람이 그를 드높여 그가 말하는 것이 옳다고 해도 오만하게 돌아보지 않고, 천하가 그를 비난하며 그가 잘못되었다고 해도 당당하게 있으며 받아들이지 낳는다. 천하의 비난과 칭송을 받아도 더해지고 덜어지는 것이 없으니 이것을 들어 덕이 완전한 사람이라고 한다. 나는 명예나 비난에 태연한 사람이라고 일컬을 것이다.”

 

-託生 : 생에 맡기다

-淳備 : 온전히 갖추고 있다.

-謷然 : 오만하게, 상관없다는듯.

-儻然 : 당당히. 우뚝.

 

反於魯, 以告孔子, 孔子曰: 彼假修混沌氏之術者也, 識其一, 不知其二., 治其內, 而不治其外. 夫明白太素, 无爲復朴, 體性拘神, 以遊世俗之間者, 汝將固驚邪? 且混沌氏之術, 予與汝何足以識之哉!

 

노나라에 돌아가 공자에게 고하자 공자가 말했다. “그 사람은 혼돈씨의 세상 사는 법을 빌리고 있구나.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내면을 다스리고 외부를 다스리지 않고 있다. 명백함으로 소박함으로 들어가니 무위로 소박함을 회복하고 가지고 태어난 본성을 근본으로 삼고 그로써 세속에서 노니는 것이다. 네가 굳이 놀랄 일이 있겠는가. 혼돈씨의 세상 사는 법은 나와 네가 굳이 알 것이 아니다.”

 

-假 : 1. 빌리다. 2. 흉내내다.

-術 : 세상 사는 방법.

-內外 : 내면/세상의 변전.

-體 : 체화하다.

-汝將 : 네가 굳이 할 것.

 

12.

諄芒將東之大壑,適遇苑風於東海之濱. 苑風曰:子將奚之?

:將之大壑.

:奚爲焉?

:夫大壑之爲物也,注焉而不滿,酌焉而不竭,吾將遊焉.

苑風曰:夫子无意於橫目之民乎? 願聞聖治.

 

순망이 동방의 대해로 떠나려고 하는데 마침 동해 바닷가의 원풍을 만났다. 원풍이 말했다. “그대는 어디로 가는가?”

大海로 가려고 하네.”

어떤 곳이길래?”

큰 바다가 어느정도냐면, 물을 더해도 넘치지 않고 퍼내도 고갈되지 않는다. 나는 거기서 놀 것이다.”

원풍이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인간 세상에 관심이 없으십니까? 원컨대 성인의 정치를 배우고 싶습니다.”

 

-苑風 : 막혀 있고 작다는 뜻.

-壑 : 큰 바다.

-橫目 : 곁눈질. 인간이 곁눈질하는 것을 뜻함.

 

 

諄芒曰: 聖治乎? 官施而不失其宜, 拔擧而不失其能, 畢見情事而行其所爲, 行言自爲而天下化, 手撓顧指, 四方之民莫不俱至, 此之謂聖治.

願聞德人.

: 德人者, 居无思, 行无慮, 不藏是非美惡. 四海之內共利之之謂悅, 共給之之謂安., 怊乎若嬰兒之失其母也, 儻乎若行而失其道也. 財用有餘而不知其所自來, 飮食取足而不知其所從, 此謂德人之容.

願聞神人.

: 上神乘光, 與形滅亡, 此謂照曠. 致命盡情, 天地樂而萬事銷亡, 萬物復情, 此之謂混冥.

 

순망이 말했다. “성인의 다스림 말인가? 관직을 만드는데 그 마땅함을 잃지 않고 사람을 뽑아서 쓰는데 그 능력을 잃지 않게 하고 두루두루 그 사정을 살펴서 그 하는 바를 행하면, 행위와 말이 스스로 하는 바에서 나와서 천화가 교화되어 손만 까딱하고 고개짓만 해도 사방의 백성이 오지 않음이 없을 것이니 이것이 성인의 다스림이다.

원컨대 덕인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덕인이란 머물러 있을 때는 생각하지 않고 돌아다닐 때는 헤아림이 없으며 마음 속에 시비와 미추에 대해 담아두지 않는다. 천하 사람들이 다같이 함꼐 그것을 이롭게 여기면 그것을 기쁨으로 여긴다. 그런데 슬픈 것이 어린아이가 부모를 잃는 것처럼 멍한 것이 어리둥절하게 길을 잃는 것 같다. 내용이 넉넉한데도 그것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지 못하고 음식을 먹으면서도 그것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덕인의 모습이다.”

신인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정신이 상승해서 형체가 완전히 없어지니 이것을 들어 텅 빈 것을 비춘다(照曠)고 한다. 명을 극진히 하여 천지의 모든 것에 즐거워하고 만사가 소멸하여 만물이 정을 회복한다. 이것이 혼명(混冥)이라 한다.

 

-畢 : 모두, 두루두루.

-手撓顧指 : 손짓과 고개짓. 턱짓을 한다고 볼 수도 있음.

-美惡 : 미추와 같은 뜻.

-怊乎 : 슬프도다.

-儻乎 : 멍하도다.

-銷亡 : 존재의 소멸.

 

 

13.

門無鬼與赤張滿稽觀於武王之師. 赤張滿稽曰: 不及有虞氏乎! 故離此患也.

門無鬼曰: 天下均治而有虞氏治之邪? 其亂而後治之與?

赤張滿稽曰: 天下均治之爲願, 而何計以有虞氏爲! 有虞氏之藥瘍也, 禿而施髢, 病而求醫. 孝子操藥以修慈父, 其色燋然,聖人羞之.

至德之世, 不尙賢, 不使能., 上如標枝, 民如野鹿, 端正而不知以爲義, 相愛而不知以爲仁, 實而不知以爲忠, 當而不知以爲信,蠢動而相使, 不以爲賜. 是故行而無迹, 事而無傳.

 

문무귀와 적장만개가 무왕의 군사를 보러갔다. 적장만개가 말헀다. "순임금보다 못하구나. 그래서 이런 환난을 만난 것이다."

문무귀가 말했다. "천하가 고르게 다스려지면 순임금의 정치인가? 아니면 이 어지러음 이후에 다스려지는 것인가?

적장만개가 말했다. "천하가 고르게 다스려지는 것은 바라는 것인데 어찌 순임금이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 일어났겠는가. 순임금은 헐어버린 곳에 약을 바르는 사람이고 벗겨진 곳에 가발을 씌우고 병이 들면 의원을 찾는 사람이다. 효자는 약을 쥐고 와 어버이를 치료하니 그 기색이 걱정이 많다. 성인이 부끄러워하는 일이다.

지덕의 시대에는 어진 사람을 숭상하지 않고 능력있는 사람을 등용하지 않는다. 위로는 위에 있어도 백성들은 들에서 뛰노는 사슴과 같았고 단정한데도 의를 행하는지 몰랐고 서로 사랑하는데도 인을 행하는지 몰랐고 성실하면서도 충을 행하는지 몰랐고 합당하면서도 신을 행하는지 몰랐다. 벌레가 꾸물거리면서 서로를 유도하면서도 그것을 베푸는 것이라 여기지 않았다. 그러므로 행동하면서도 자취가 없고 일하면서도 남는 기록이 없다."

 

-門無鬼 : 귀신이 없는 통로라는 뜻.

-赤張滿稽 : 가득한 정보라는 뜻.

-有虞氏 : 순임금.

-燋然 : 걱정이 많은 모습.

-標枝 : 가지 끝. 표지만 있는 모습.

-端正 : 꾸밈없이 움직일 수 있는만큼만 움직임.

-蠢動 : 봄에 벌레가 꾸물거리며 움직이는 생동감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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