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글쓰기

8.8 주역과 글쓰기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1-08-05 05:10
조회
95
이번 시간부터는 괘를 읽고 쓴 글을 발표했습니다. 처음이라 그런지 분량도 형식도 해석도 다른 글들이 나왔네요. 다음 시간에는 어떤 글을 읽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이번에 읽은 괘는 중풍손, 풍산점, 풍수환괘였습니다. 바람을 뜻하는 손(巽)괘는 어디론가 들어간다는[入] 뜻을 포함합니다. 조그만한 틈새만 있어도 파고들어 통과할 수 있는 바람의 속성 때문에 그런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항상 어디론가 들어갈 수 있기 위해서 필요한 태도인 공손함이라는 의미 역시 포함하고 있습니다. 만약 점을 쳤는데 중풍손괘가 나오면 어디론가 받아들여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받아들여지고 선발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나? 이에 대해 말하는 것이 중풍손괘라고 할 수 있지요.

풍산점괘에서 손괘는 보통 나무로 해석됩니다. 안정되게 버티고 있는 산에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는 형상을 하고 있는 풍산점괘는 계속해서 나아가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단 건너뜀 없이, 정해진 순서대로 말입니다. 이 괘의 괘사는 여자가 시집가는 것인데 정이천은 결혼만큼 순서대로 하는 게 중요한 건 없다고 풀이합니다. 저희 조에서는 당시 여자에게 시집가는 것은 환경이 바뀌는 일대 사건이었고, 그런 만큼 정해진 순서를 따라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효사에 나온 기러기가 점점 나아가듯 그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풍수환괘의 환(渙)은 흩어진다는 뜻입니다. 민심이 흩어질 때, 무엇을 해야 하는가? 괘사에서는 왕이 종묘에서 제의를 올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종교적 제의는 고대사회의 핵심이기도 했습니다. 종교적 영성으로 사람들을 통합하는 것이죠. 제의를 통해 같은 의식을 공유하고 또 거기서 나오는 음식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민심이 흩어지는 위기나 상처를 치유합니다. 조금이라도 함께 나누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죠.

이런 '연결되어 있다'는 의식을 회복하는 의례로 지금 남아 있는 것은 뭘까요? 그렇게 관심 없는 척 하면서도 다 보는 올림픽도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겠죠. 세계인들이 동시에 송출되는 경기들을 보면서 자신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 일종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에 읽은 엘리아데의 <영원회귀의 신화>에서는 고대인들의 의례를 분석하며 어떻게든 세계를 이해하고 장악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고대인은 행위 하나하나마다의 '원형'을 상기하며 그것과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런 상징행위를 통해 나름대로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려고 한 것이죠. <주역> 역시 세계에 대한 고도의 상징화 작업을 한 결과물입니다. 여기서도 일종의 원형을 찾을 수 있겠죠. 다만 왜 이런 상징행위를 하는가, 어떤 기준에서 하는가는 좀 더 공부해야 할 지점 같습니다. 다만 <주역>의 특징은 이렇게 세계에 질서를 부여해놓고, 그 세계를 사는 인간을 또 철저히 믿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무엇을 해도 결국 내가 해야 한다^^! 결국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방법은 그 세계에 참여하는 것 뿐임을, <주역>은 계속 말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주역> 풍지관, 수천수, 수택절 읽고 맡은 괘에 대한 글을 써 옵니다.

<영원회귀의 신화> 2장 읽어옵니다.


간식은 만화샘, 정우샘.

후기는 소정샘.


일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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