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글쓰기

주역과 글쓰기 3학기 2주차 후기

작성자
손호진
작성일
2021-08-10 21:05
조회
139
이번주는 풍지관,수천수,수택절괘를 공부하였습니다. 건,태,리,진,손괘를 상괘로 하는 괘를 지나 감괘를 상괘로하는 괘에 돌입하였습니다. 괘에 대한 글을 씀으로써 지난 학기들의 공부에 비해 조금 더 현실적으로 와 닿고 풍부해짐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풍지관괘는 효들의 관계가 중요한 괘입니다. 아래 4개의 음효가 위의 2개의 양효를 보는 것 위에 2개의 양효가 아래 4개의 음효에게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觀이라는 글자는 제가 무척 흥미롭게 생각하는 글자입니다. 관찰하다. 관조하다 등등 관한다는 것은 한면을 보는게 아닌 전체를 조망하고 통찰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계사상전 4장에 仰以觀於天文(앙이관어천문) 俯以察於地理(부이찰어지리) 是故知幽明之故 (시고지유명지고) 위로는 천문을 관하고 아래로는 지리를 찰하여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그 근원을 안다. 무언가를 관찰한다고 하는 것은 단순하게 보는 것을 의미하는게 아니라는걸 계사전에 나온 것을 통해 좀더 깊이 숙고하게 되었습니다. 觀我生이 육삼효와 구오효에 나옵니다. 육삼효의 觀我生은 하괘의 제일 위에 자리하여 망동하기 쉬운자리이므로 내 행동이 바른가를 살피며 성찰하여야 함을 의미하고 구오효의 관아생은 나에게서 나온 것 즉 내 덕의 산물 그것은 제도나 문물일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수천수괘는 기다림의 괘입니다. 살아가며 기다리는 상황이 아닌때가 있을까요? 需괘의 하괘는 乾괘이고 상괘는 坎괘입니다. 아래 세효가 강건함을 상징하여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데 위에 험함이 있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양효이기에 나아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위를 살피고 때를 기다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 견뎌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겠지요. 그런 상황에서 할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 상전에 飮食宴樂이 나옵니다. 음식을 먹고 즐긴다는 것이 꼭 음식만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요. 물론 음식을 먹고 즐길 수 있으나 공부를 하든 지금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능력이 있는데 나아가고 싶은데 상황이 따라주지 않으니 그때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걸 찾아 그것을 해야 합니다. 공부하며 늘 항심이라는 단어가 머리 한켠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需于郊 利用恒 无咎 초구요 효사입니다. 험함과 가장 멀리 떨어져있어 항심을 유지하는 것이 이롭고 허물이 없다입니다. 항심이라는 것은 어느 괘에 적용시켜도 다 들어 맞을거 같습니다. 어떤 것을 항심으로 삼을 것이냐가 문제일테고 그 항심역시 하나를 고집하는 것이 아닌 변화속에서 사유하는 것이 중요한거 같습니다.

수택절괘는 괘상으로는 연못위에 물이 있는 상입니다. 연못의 용량에는 한계가 있어서 넘치면 비워야 하고 모자르면 채워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것을 절제라는 말로 표현한 것입니다. 괘사를 살펴보면 節절.亨,苦節,不可貞이라고 했습니다. 절제라는 단어에 무언가를 참아야 한다는 상이 강해서인지 절제하는 걸 생각하면 좀 거부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괘사에서는 괴로운 절제는 올바를 수 없다고 합니다. 절괘에서의 절제란 상황에 딱맞음 적중을 의미합니다. 적절함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적당하다라는 의미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적당히라는 말에 뉘앙스가 대충하자라는 의미를 내포하여 사용하고 있는 저로서는 절괘가 조금 어렵게 다가왔습니다. 적절함이라는거 항심과 더불어 가져가야 할 하나의 숙제로 남겨야겠습니다. 수업말미에 주지스님의 節에 매우 기뻤던건 공부하는 자로서의 節이었는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전체 2

  • 2021-08-11 20:36
    수업말미의 그것이 과연 적당히~~가 아니라 중도에 맞는 절제였는지ㅋㅋㅋㅋㅋㅋ
    진위와 상관없이 만인이 기뻐하는 절제라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네요^^

  • 2021-08-12 13:38
    "괘에 대한 글을 쓰면서 지난학기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풍부해졌다"는 호진샘 후기에 동감합니다. 일단 뭔가는 쓰야 한다는 압박이 주어지니 공부에 마디를 억지로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좀 더 꼼꼼하게 책을 읽게 되고 조별 토론도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