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류학

[혜림팀]예술인류학 3회차 후기: 조르주 바타유

작성자
푸른달
작성일
2018-11-30 00:13
조회
112

규문 예술인류학 시즌1 | 2018 11 24 | <라스코 혹은 예술의 탄생- 조르주 바타유> | 손지안 - 3주차 후기





예술인류학 3주차는 조르주 바타유의 <라스코 혹은 예술의 탄생>을 함께 읽었습니다. 라스코 동굴 벽화에 고대인들이 남긴 그림을 예술의 기원으로서 바라볼 때 바타유는 그것이 그들의 생존이나 어떤 유용성으로만 말할 수 없는 지점을 환기했습니다. 왜 고대인들은 이렇게 어둡고 불편한 장소에 그림을 그렸을까? 이 행위는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바타유는 어떤 대답을 하고 있는가가 이번 시간의 질문이었습니다.


바타유의 ‘내적체험’이라는 말은 니체의 주권 개념에서 유래한 것으로 ‘자기 자신의 명령 이외에는 무엇에도 복종하지 않는다’는 고대 귀족의 가치를 뜻합니다. 즉 외적인 모든 가치 체계에 대한 거부로서 니체의 ‘힘 의지’와 연결됩니다. 내적 체험이란 인간의 코드화된 주체성을 뛰어넘는 경험을 하는 것, 우리 자신을 뛰어넘어 코드화되지 않은 신성의 영역에 도달하는 것을 뜻합니다. 즉 이것은 신성을 종교인과 같은 신의 대리인을 통해서가 아닌 자신 스스로가 가진 전체성으로 자연과 직접 소통하는 것입니다. 우리 각자가 우주이자 자연 자체로서 힘의 오롯한 주체가 된다는 측면에서 이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상태이지요. 강력한 내적인 힘을 가지고 충만하게 고양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금기와 연결됩니다. 사회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이런 강력한 우주적 에너지가 가지는 전복적 힘을 두려워하고 경계합니다. 그렇기에 각종 사회적 코드들은 우리 안의 자연적 본성들을 사회적 코드들을 통해 차단하려고 하지요. 바타유는 라스코동굴 벽화에서 이 금기들을 해체하고 ‘위반’하며 자연적 본성을 마주한 내적 체험의 흔적을 발견하고 이 활동을 예술이라 말합니다. 바타유는 사회적 금기에 대한 저항으로서 ‘위반’이라는 개념을 제안했고 예술은 이 위반의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라 합니다.


이 위반의 순간들과 관련하여 바타유가 특히 주목한 것은 에로티즘이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것들 중에 ‘삶’으로서 쉽게 포착되지 않는 순간에는 한 편에는 죽음이  다른 한편에는 생식/섹스가 있습니다. 특히 죽음은 라스코인 이전의 고대인들에게도 삶과는 다른 기이한 것으로 여겨졌기에 금기시했습니다. 한편 생식활동은 인간이 인간성을 벗어나 자신의 동물성/자연성을 마주하는 경험으로서 ‘인간의 삶’ 속에 있는 비인간적 삶이 스치는 순간입니다. 이처럼 일상과 접해 있으면서 일상의 외부에 있는, 경계의 존재를 불쑥 불쑥 우리에게 자각하게 하는 죽음과 섹스는 그 ‘예고 없음’과 그 강도적 격렬함으로 일상을 깨트리고 파괴하며 매일의 그 공기같은 일상을 ‘질문’하게 만듭니다. 바타유의 예술은 마치 사회의 코드와 일상을 ‘위반’하는 죽음과 에로티즘처럼 삶에 경계면에 있는 것들의 존재를 우리에게 슬쩍 내보입니다. 예술은 그러한 것들을 경험케 합니다.

전체 2

  • 2018-11-30 16:50
    저도 강의시간에 바타유의 내적체험, 주권이란 개념을 니체의 사상과 연결시켜주신 부분이 기억에 남네요~ '자기 자신의 명령 이외에는 무엇에도 복종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한 실천방법으로 예술이 필요하다고 신이치와 바타유는 말하고 있는듯 해요. 코드와 비코드의 경계에서 번뇌하는게 아니라 그것을 주권적으로 넘나드는 체험을.. 하고싶네요ㅎㅎㅎ 후기 감사합니다~!

  • 2018-12-01 07:18
    예술이란 것이 단순한 향유나 자기표현이 아닌 우리 자신을 질문하게 한다는 사실이 생각할수록 놀라운 것 같습니다~ "공기같은 일상"을 질문하게 만드는 마법같은 예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