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S

절차탁마S 2학기 8주차 공지 "시대를 분석하고 긍정하기"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1-06-21 12:31
조회
88
다음 주에는 에티카 4부 공리(150쪽)까지, 《정치론》은 끝까지 읽어 오시면 됩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그냥 가져오시면 됩니다. 에세이는 계속 쓰시면 되고요. 이번이 8주차고, 그 다음 시간인 9주차에는 초고가 나와야 합니다... 하하;; 날도 더워지고, 양말을 벗고 세미나하시는 선생님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파이팅입니다. 오시면 시원한 공기를 느낄 수 있도록 에어컨을 틀어놓을게요. 간식은 제가 준비할게요~

간단하게 토론 시간에 나왔던 내용을 정리해볼게요. 이번에 저는 유독 스피노자와 마키아벨리가 자기 시대에 무엇인가를 해볼 수 있다고 긍정하는 모습에 꽂혔습니다. 처음에는 스피노자와 마키아벨리가 시대를 긍정하는 모습이 근거 없는 낙관주의적 태도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그동안 춘추전국시대의 텍스트를 읽으면서 ‘도(道)가 땅에 떨어졌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라고 은연중에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대에서 어떤 사회적 변혁을 시도하는 것 자체를 생각하지도 않았는데요. 하지만 따져 보면 이런 태도는 시대적 문제의식을 갖추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사회를 바꿀 수 있냐 없냐를 떠나서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나’는 어떤 조건들 속에서 주체화되고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은 공부한다면 놓지 말아야 할 큰 뼈대입니다. 이 고민들은 단순히 개인적 반성이 아니라 집단적인 사유(실천)까지 맞닿아있어야 하죠. 올해 스피노자를 공부하면서 고민의 범위가 넓어지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계속 드네요. 잘 안 넓어져서 답답하지만요. 흠흠..

지금 시대에 대한 얘기를 나눴는데, 아무래도 자본주의를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지금 2030세대는 집단적인 경험이 빈약합니다. 스피노자 식으로 말하면, 집단을 구성하고 복종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그만큼 더 큰 역량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미숙하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 청년들은 이전의 어떤 청년들보다 더 능력이 있고 자신의 삶을 가꾸는 데 있어서 전문가라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영화감독 김곡은 현재 청년들이 다양한 스펙을 쌓고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그만큼 각자도생이 자기 신체에 강렬하게 새겨진 결과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공정한 경쟁을 부르짖는 것도 결국 ‘개인’으로서 잘 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지금 청년들이 문제제기하는 ‘공정’이란 키워드를 자세히 살펴보면, 거기에는 알튀세르가 문제시한 ‘부정적인 폭력’이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청년들이 하나의 집단이 될 때는 대체로 무엇을 생성한다기보다 무엇을 파괴하는 부정적인 성향을 띱니다. 그게 성(性)이 되었든 경제가 되었든 상대방의 권리를 공격하고 끌어내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라고요. 토론하면서 앞으로 청년세대에게 놓인 실존의 문제는 이전과 확실히 다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 시대에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게 주된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정서적 풍요가 아닐까요? 일단 지금은 물질적으로 그 어떤 때보다 풍요롭지만, 그것을 향유하는 지금 청년들은 이상하게 너무나도 불만족스러워합니다. 이 불만족스러움을 여러 각도에서 봐야겠지만, 정서적으로 타자와 합치하지 못하는 빈약함이 한몫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으음... 고민입니다.



마무리는 알튀세르 선생님입니다. 스피노자의 영감을 받기 위한 부적이라고나 할까요? ㅋㅋ
전체 1

  • 2021-06-23 19:42
    빛나는 부적에 그만......발길이...ㅎㅎㅎㅎ
    항상 빛나는 스피노자팀 늘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