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S

절차탁마S 3학기 2주차 공지 '자기수양으로서의 철학'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1-08-01 22:49
조회
78
3학기가 시작됐습니다~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방학을 2주로 늘렸는데도 코로나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동안 연구실은 코로나를 어떻게든 피해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피할 수 없었네요. 한동안은 줌 수업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이걸 가지고 고생한다고 하면 안 되는데 말이죠. 우는 소리를 하게 된단 말이에요. 하하;; 줌으로 만나니 새로운 느낌이 들지만, 적응하려면 전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끙끙.

다음 시간에는 《에티카》는 4부 정리18(160쪽)까지, 《주체의 해석학》은 1982년 1월 6일 강의 전·후반부 읽어 오시면 됩니다. 읽으시고 스피노자의 문제의식 혹은 나눠볼 이야깃거리들을 간단하게 메모로 정리해서 공유해주세요. 특히 1월 6일 강의 부분이 가장 핵심적이라고 하니까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는 채운쌤의 당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둔 ‘내가 만난 스피노자’도 숙제방에 올려주세요. 모두들 파이팅입니다. ㅎㅎ...

강의 내용은 정수쌤께서 정말 깔~끔하게 정리해주셨습니다. 따로 덧붙일 것도 없는 후기니까, 복기하실 때 꼭 참고해주세요!

저는 오랜만에 푸코를 공부하게 되어 기대됩니다! 언젠가 계보학적으로 글쓰는 것이 에세이 주제였는데 아주 거하게 말아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한동안 푸코를 공부하지 않겠다고 남몰래 훌쩍였는데요. 공부하다 보니, 푸코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과 그가 말년에 관심을 가졌다고 하는 ‘자기 배려’의 문제 같은 것들이 여기저기서 다시 마주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푸코를 공부하고 싶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에 강의를 들으면서 푸코에 대한 흥미가 마구 솟아났습니다.

푸코에게 철학이란 비판이자 자기 수양입니다. 푸코는 두 가지 측면으로 비판으로서의 철학을 설명하는데요. 하나는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주체로 구성되었는가?’와 같은 조건에 대한 분석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는 어떻게 지금과 다른 주체로 구성될 것인가?’와 같은 주체화를 발명하는 실천입니다. 채운쌤은 이 부분을 신자유주의에서 주체화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설명해주셨는데요. 강의를 들으면서 앞으로 고대 중국의 철학을 중심으로 삼으려면, 무엇보다 이런 식으로 분석할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고질적인 문제는 공부하는 텍스트를 정답으로 삼아서 현실이 도외시된다는 건데요. 그러다 보니 철학이 수양과 좀 거리가 떨어지는 것 같아요. 푸코의 문제의식을 잘 정리하면서 그처럼 공부하는 방식을 잘 배워야겠어요!

지난 학기에는 마키아벨리처럼 글 쓰는 것에 꽂혔다면, 이번 학기에는 푸코처럼 텍스트를 읽는 것에 꽂혔네요. 키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은 많은데 정작 그들처럼 읽고 쓰는 게 잘 되지 않아서 참 답답하네요. ㅠㅠ 스피노자를 3년 동안 공부했어도 아직 요 모양인데, 욕심일까요? 의욕이 생기면서도 한편으로는 괜한 우려도 되네요! 얼마 남지 않은 시간 귀하게 공부해보렵니다.



마무리는 슈트핏이 어마어마한 푸코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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