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생러시아 2학기 3주차 공지

작성자
정옥
작성일
2020-01-19 20:41
조회
128
소생 러시아 2학기 3주차(1/30) 공지

날이 많이 쌀쌀하지요? A독감까지 돌고 있어 주위에 감기 환자도 꽤 많네요, 모두 감기 조심하시구요. 하지만 아침저녁 걸어 다니며 맞는 찬 공기가 오히려 정신을 맑게 하기도 하네요. 오늘은 소생 2학기 두 번째 시간이었어요. 아직 샘들의 독일 외유가 끝나지 않은지라 저희끼리 쓸쓸했지만, 논의만은 열띠게 진행 하였답니다. 전체 일정은 지난주와 같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와 <러시아 역사>를 읽고 오전 오후 각각 토론을 진행하고, 시험을 보았습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러시아 알파벳 익히기도 계속했구요, 전체 세미나 정리를 하고 끝맺었습니다.
지난주엔 哀事가 있었어요. 소생을 함께 하고 계신 영식샘의 부친상 부고를 듣게 되었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갑작스러운 일이라 영식샘 많이 놀라셨을텐데, 잘 휴식하시고 평안을 찾아 다음 시간에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두 분이 더 나오지 못하셨는데요. 현숙샘이 마감 맞춰야 하는 일 때문에, 호정샘이 명상센터 일정으로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소생 시작하고 가장 단촐했어요. 다음번에는 일찍 오세요, 우리 허전했다고요...

# 지하로부터의 수기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자의식 덩어리인 주인공이 찌질함의 끝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극복할 수 없는 기질과 성격과 자의식을 ‘수치스럽고 굴욕’적이라도 끝없이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그는 우리의 삶이 ‘너나 할 것 없이 다 절뚝거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글은 反 주인공에게나 걸맞는 특성만을 모아 놓은, 소설적 요소를 갖추지 않은 것이라고도 하네요. 그래서 인간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뻔히 알면서도 다른 것을 선택하기도 하는데,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은 이런 독립적 욕망이라고요. 도스토예프스키는 ‘수기’라는 기록을 통해 당대 인간들의 ‘비합리’적이고 모순적인 모습을 제시합니다. 이런 모순이 시대의 모순처럼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구요. 어쨌든 주인공은편집증적 자의식이 뭉쳐있는 인간입니다. 그런 자기 의식을 끝간데 없이 끌고가 내면에 깊숙히 침잠하는 것이 가능했다면, 오히려 우리 시대는 우울한 감정에 빠지지 않도록 해소할 많은 기제들속에서 감정도 계속 분열하면서 자의식이 내면에 뭉쳐있을 기회조차 차단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조별토론에서 나왔네요.

“인간은 언제나 어디서나 그가 누구든 간에 절대 이성과 이익의 명령이 아닌 자기가 하고싶은대로 행동하길 좋아했던 것이다. 심지어 자시자신의 이익에 반하더라도 그렇게 하거싶어 할 수 있고 이따금씩은 꼭 그래야만 한다. 자기자신의 의지적이고, 자유로운 욕망 아무리 거친것일 지라도 자기자신의 변덕 이따금씩 미쳐버릴 만큼 짜증스러운 것일지라도 여하튼 자기자신의 환상. 이 모든것이 저 누락된이익, 즉 어떤 분류에도 속하지 않고 모든 체계와 이론을 끊임없이 산산조각 내 버리는 가장유리한 이익인 것이다.” (지하로 부터의 수기. 민음사.43,44)

# 출제자 시점
역사 시험은 문제를 푸는 사람도 있지만 출제자가 있지요. 저희는 돌아가며 문제를 출제하고 있죠. 시험의 답을 미리 알고 있는 출제자는 한주를 묘한 기분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어떤 것들을 외우고 있는지 관찰하고, 서로 물어보고 답하는 걸 보며 문제의 난이도도 가늠해 보구요. 또 답이 나오지 않으면 이걸 모르나? 힌트를 주고 싶기도 합니다. 어떤 건 나오지 않는다라고 아량을 베풀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그 암기 대열에 끼지 않고 자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것은 가장 큰 프리미엄이죠. 미소와 낯빛을 살피고, 이런 거 나오냐고 물어보고, 연도, 전투, 조약,.. 등등 중 무엇이 중요한지 따지는 사람들과 벌이는 밀당의 맛이란...! 출제자 모두가 하는 말이 있죠. ‘출제하면 이런 기분이구나 ㅋㅋ’ 단 한 번 밖에 없는 출제자의 하루를 즐기시면 됩니다. 이번 주 출제자는 혜연샘이셨죠. 지난 시간 백점의 위용을 문제를 통해 보여주셨어요 출제 기조가 ‘문제는 어렵게 답은 쉽게’ 였답니다. 덕분에 공부를 하며 문제를 풀 수 있었죠.
이번 시간의 이변은 뭐니뭐니 해도 사오정님과 팥쥐의 약진입니다. 그녀들이 최상위권을 유지하던 거놔상과 동률을 기록했거든요. 직전 보충 세미나 덕인지, 출제자와 같은 조였던 덕분인지 어쨌든 성적은 상향평준화 되었어요. 거놔상이 쪼금 굴욕적이긴 했나봅니다. 열공을 다짐했거든요. 그래봤자 4문제 틀린 건데. 또 하나 이변은 일등은 못해도 늘 2-3위권을 유지하던 우리의 마이노가....... 네 여기까지. 우리 같은 조예요 다음 시간 승부욕을 내어봅니다.

# 공지합니다.
*철학: <레닌을 회상하며> 1부 미리 읽어 주시고요, 예고대로 러시아 혁명과 레닌에 관한 채운 샘의강의가 있습니다. 과제는 없습니다.
* 역사: <러시아의 역사>는 ~30장까지 읽습니다.
# 다음 주는 설 연휴로 휴강합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 건강하게 뵈어요~

*** 사진을 올리면 계속 글이 다 날아가버리네요 사진은 다음기회에 올릴께요 다시 정리해 올리느라 공지가 늦어 죄송합니다

# 오늘은 네크라소프(1821-1878)의 시를 소개합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네크라소프의 시를 인용합니다. 네크라소프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인연은 네크라소프가 편집장으로 있던 <조국 수기>에 도스토예프스키의 글을 연재하기 위해 찾아오면서 라고 하네요. 도스토예프스키는 <미성년>을 <조국 수기>에 연재했다고 합니다.

 

 니콜라이 알렉세예비치 네크라소프

 

건망증이 심한 양심을
추억으로 응징하느라,
나를 만나기 전의 일을
전부 이야기해 주었지
갑자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수치와 공포에 휩싸여
눈물을 쏟아 냈지,
격앙되어, 전율하며......
등등, 등등, 등등,
길을 잃고 암흑 속을 헤매던
네 타락한 영혼을 나는
열렬한 신념의 말로 달래며 끌어냈지.
그때 너는 깊은 고뇌에 사로잡혀
두 손을 비비며
너를 휘감았던 죄악을 저주했지.
전체 2

  • 2020-01-22 12:12
    설 연휴 동안 러시아 역사를 갈고닦아보겠습니다. 꼭 일등을 해보리~

  • 2020-01-20 19:00
    러시아 역사가 생소해서인지 퀴즈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었죠 ㅋㅋㅋㅋㅋ 다음 시간이 기대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