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 세미나

<명리학 세미나 > 시즌2 첫 수업 정리 및 2차시 수업 공지

작성자
배현숙
작성일
2020-10-30 12:57
조회
93
 

겁 없이 『滴天髓』의 첫 장을 열고 길 떠난 게 엊그제 같은데, 드디어 마지막 코스에 진입했습니다.  『滴天髓』 시즌1을 처음 시작할 때 한가득 모여 앉았던 얼굴들이 코로나와 함께 찾아 온 저마다의 인연을 따라 여기저기로 흩어졌습니다. 남들이 다 일을 접는 이 심란한 때에도 번듯하게 직장을 얻어 나가기도 하셨고, 오히려 코로나 특수로 ‘돈 많이’ 버시느라 나오지 못하는 분도 있는 걸 보면서, 저마다 타고난 사주 팔자의 모양새에 따라 참으로 각양각색인 삶의 양상이 펼쳐지는구나를 실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2에 남은 우리는 변함없는 충전의 시간을 함께 누리고 있습니다. 같은 방향으로 길을 가는 동지들이 있어 얼마나 든든한지요~^^


우리와 함께 적천수를 열심히 읽다 ‘돈 많이 버는’ 운이 들어와 시즌 2에 합류하지 못한 승우쌤이, 그 바쁜 와중에 시간과 돈을 듬뿍 풀어 우리들의 시즌2 출발을 축하하는 파티를 거나하게 해주셨습니다. 든든한 우리의 물주이자, 든든하고 따뜻한 동료요, 구여운 남동생인 승우쌤의 흘러넘치는 精 덕분에 뱃속도 마음도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승우쌤! ^&^

게다가 우리가 나들이 간다는 걸 우째 알고 창경궁은 문을 활짝 열어놓고 무료로 환영해주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문화예술의 날이었지요. 그래서 창덕궁까지 죄다 접수하여 가을을 만끽했습니다. ‘ 대체 오늘 일진이 무신 날이여?’ ㅎㅎㅎ 살다보면 이렇게 패키지로 선물이 몰려오는 때가 있죠. 어쨌거나 시작이 좋았다는 말씀입니다. 아주 차분하고 이쁜(?) 마음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난, 우리의 신입회원 진성샘이 함께 해주셔서 더욱 좋았습니다. 음양의 조화가 이렇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양기를 듬뿍 발산하는 여성 동지들과 음기를 유감없이 내보이는 남성 동지가 함께 어우러진 우리의 사주명리 공부는 앞으로 더 재밌어질 듯 합니다.


창경궁 나들이 사진은 효신샘이 일찌감치 갈무리해서 올리셨네요. 이제 첫 시간에 공부했던 六親을 간단하게 정리해볼까요?

六親

六親이란 관계의 명칭입니다. 육친 관계는 五行의 상생상극으로부터 발생하죠. 오행은 서로 生하기도 하고 서로 극하기도 하면서 작동됩니다. 나로 대표되는 일간의 기운을 중심으로, 내가 생하는 오행과 내가 극하는 오행, 나를 극하는 오행과 나를 생하는 오행, 그리고 나와 같은 오행인 비겁 등을 일컬어 六親이라고 부릅니다.

『滴天髓』 3권은 이 육친관계를 부부(夫妻)와 자녀, 부모, 그리고 형제의 순서로 말하고 있습니다. 육친관계를 설명하는 이 순서가 대단히 흥미로운데요, 이미 수백 년 전부터 부모를 먼저 논하지 않고 부부와 자식을 먼저 배치해놓았다는 것은 명리학이 윤리학이 아닌 자연학이며 현실적인 것에 비중을 둔 학문임을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財官이라는 육친은 夫妻를 나타냅니다. 적천수는 1장의 제목을 ‘夫妻’라고 해놓았으면서도 주로 처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죠.(feat. 夫星) 그리고 그 재성에 관성을 대입하여 이해하면 된다고 합니다만, 좀 못마땅한 점이 살짝 있었죠. ㅎㅎㅎ

적천수에 ‘희신을 처성으로 삼아야 한다’는 구절이 나오는데요, 이는 사주의 구성을 잘 살펴 사용해야 합니다. 언제나 희신이 처성이 되는 것이 아니죠. ‘사주 안에서 재성이 전혀 보이지 않을 경우’에만 그렇습니다. 즉 지장간에 조차 재성이 없을 때는 희신을 처성으로 삼을 수 있지만, 지장간에 희미하게라도 재성이 있으면 그것을 아내별로 삼아야 합니다. 官星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또 無官사주면 남편이 없는 것이냐고 묻는 이들이 많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용신이나 희신을 남편별로 봅니다. 물론 이 때에도 지장간을 포함해서 사주에 남편별이 전혀 보이지 않을 때만 그렇습니다. 또한 관살이 수두룩한데 왜 결혼을 못하느냐고 묻기도 하는데요, 단지 관살만으로 남편 인연을 보지 않고 그 남편별이 식상과 함께 짝을 지었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여자에게 식상이 없는 관살은 남자가 아니라 직업이나 사회적 활동으로 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밖에도 배우자궁에 어떤 육친이 자리 잡고 있는지 살펴  어떤 육친의 간섭으로 남편별과 남편궁이 훼손되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사주팔자는 하나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육친이 어떤 인연을 만나 어떻게 전변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만을 보여주는 것일 뿐, 정해진 것으로 판단하면 안됩니다. 음양오행이라는 것은 우주의 에너지를 추상화하여 나타낸 기호이고, 22행의 글자들은 그것을 다시 세분화하여 표현한 글자들이기 때문에, 자연의 이치에 따라 움직이는 에너지의 변화를 읽어내는 일이 그래서 항상 조심스럽고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적천수에서는 남녀 모두 식상으로 자식운을 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만, 이 부분은 많은 논란이 있는 부분입니다. 또한 인성을 모두 부모라고 해석하는 것과 그 부모를 낳은 관성을 조부로 보는 견해도 현재는 통용되지 않는 견해입니다. 그래서 적천수에서 가장 논란의 소지가 많은 부분이 바로 이 육친편이라고 하는데요, 앞서 말했듯이 사주명리학은 윤리학이 아니라 철저하게 우주 대자연의 운동을 바탕으로 한 학문이기 때문에, 오행의 생극 운동으로 인간사를 해석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따라서 남자에게는재성이 아내와 아버지, 관성이 자식이고 인성을 어머니로 해석하며, 여자의 경우 식상이 자식이고 재성은 아버지, 남편은 관성, 어머니는 인성으로 봅니다. 물론 食, 財, 官, 印의 육친은 그 밖에도 다양한 의미로 확장하여 해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도 언제까지나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세상에 변치 않는 것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낭월은 이제 陰의 시대에는 어쩌면 아내가 官이 되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죠. 어떤 이론이든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밖에 없으니, 육친에 대한 해석도 시대에 맞게 합리적으로 변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사주팔자 안에 오행을 모두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를테면 자신의 사주에 없는 오행, 지장간에조차 없을 때, 그 오행의 육친관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은 참 어렵고 복잡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없는 글자는 없는 대로 해석하고, 운에서 들어올 때 들어온 대로 해석해주어야 한다고 합니다만, 그것이 財官, 즉 아내나 남편별일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용, 희신을 해당 육친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아내나 남편은 서로에게 (그 사람이 ‘웬수땡이든 복땡이든’ 간에, ㅋㅋㅋ 우리 도반 중 한 분이 즐겨 쓰는 표현입니다.^^) 용, 희신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나를 죽이든 살리든, 내 기운을 어떻게든 도발시키는 가장 가깝고도 격렬한 에너지가 배우자와 자식일 겁니다. 그러나 이것은 지장간에조차 없을 때의 이야깁니다.


자식운을 볼 때, 좌표법으로는 時柱를 자식궁으로 봅니다. 時柱는 자신의 미래이기도 하지만 결국 부모의 미래는 자식이기도 하니까 그렇게 말하는 것이겠죠. 그래서 그 자식궁에 어떤 육친이 있느냐에 따라 자식의 행동양식을 짐작할 수 있다고도 하는데요, 그래서 다음과 같은 조건을 고려하여 자식의 성향을 해석할 수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時柱(자식궁)가 용신이나 희신이면 자식이 현명하고 덕을 본다.

- 時柱 용신에 자식성이 기신이면 자식의 인물이나 활동은 약하나 덕은 있다.

- 時柱기신에 성이 용신이면 잘난 자식을 둘 수 있으나 덕은 없다.

- 時柱와 자식星이 모두 용신이면 훌륭한 자손을 두고 덕도 많다.

- 時柱와 자식星이 모두 기신이면 자식운이 저조하고 덕을 볼 수 없다.

- 자식궁과 자식성이 천을 귀인이면 자식이 훌륭하고 덕을 본다.

- 일시지가 합이면 자손과 사이가 좋고 가까이 살게 된다.

- 월시지가 합이며 희신이면 내 부모의 덕과 정이 내 자식에게로 향한다.

- 연시지가 합이며 희신이면 조상의 음덕이 자식에게 있다.

- 연시지가 충이면 조상의 음덕이 자식에게는 향하지 않을 수 있다.

육친편을 공부하면서 우리는 夫妻와 子女편에 집중하다가, 부모, 형제편은 대애충~ 훑었습니다. ㅎㅎㅎ 시간 탓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어쩌면 그게 생명계의 변치 않는 법칙이 아닐까요? 자식에게 힘을 다 쏟아붓고 나면 이제 남은 생은 말 그대로 나머지입니다. 그것이 모든 부모 된 이들의 숙명이겠죠. 그래서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하나 봅니다. 이제 우리가 딱, 그 지점에 다다랐습니다.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예나 지금이나 자신과 자신의 배우자와 자식의 일에만 집중할 뿐, 더 이상 부모 형제에 깊은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이 자연스런 이치를 새삼 확인하며, 부모가 된 나는, 내가 부모 형제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그럴 것이라고 받아들입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내 삶의 남은 숙제를 잘 마무리 할 일만 있는 것이죠. 어차피 ‘나 하나 잘 하는 일’이 다 잘 사는 일일 테니까요.


※ 다음 시간에는 <10부 富貴貧賤> 편의 3章까지 공부합니다.


           제1태미샘, 2진성샘, 3현정샘

※ 매번 말씀드리지만, 적천수에 나와 있는 사주 명식은 내용 정리를 위해 참고만 하시고, 반드시 자신의 사주나 자신이 알고 있는 다른 이의 사주를 예로 들어 富, 貴, 貧에 대한 해석을 해오시기 바랍니다. 사주명리는 무엇보다 임상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실전연습이 공부라는 걸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다음 시간 간식과 후기는 태미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몸 잘 돌보시며 정진하시길 빕니다.
전체 2

  • 2020-10-30 13:14
    자연스런 이치를 따르라는 말을 잊지말아야 겠네요. 내가 부모, 형제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생각하라 그러면 자식에게 쓸데없는 기대는 안하겠지요. 명심하겠습니다! 평안한 주말 보내시고 다음 시간에 뵈요.

  • 2020-10-30 13:15
    샘의 요약본은 책으로 만들어서
    적천수4편으로 만들어야 할듯ㅡ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