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 세미나

<명리학 세미나 > 11월11일 수업 공지

작성자
배현숙
작성일
2020-11-06 08:21
조회
89

오늘은 무사히 월말 결산을 마치고 돌아오신 현정샘까지 모두 모여 앉았습니다. 이번에 공부할 부분이 ‘빈부귀천 편’이라서 그랬던 것일까요? 유난히 많은 생각이 오간 한 주였습니다. 적천수를 이렇게 꼼꼼하게 읽을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 참 감사한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이 고전을 읽으며 자주자주 왜 이 공부를 하는가 묻게 됩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길흉화복을 피할 수 있는 방편을 얻고 싶어서인가, 그도 아니면 사람마다의 그릇을 재단하기 위함인가, 그 모든 것을 판단하고 해석을 한다는 건 무슨 의미가 있으며, 그것은 또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 참으로 혼란스러웠습니다. 처음 물은 질문도 아니었고, 그 질문들에 대답할 깜냥도 못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 답을 얻을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다시 또 들여다보며 낑낑대었습니다.


사주팔자로 드러난 여덟 글자의 기호는 한 사람에게 주어진 환경과 조건입니다. 하늘 아래 어떤 것도 변치 않는 존재란 없습니다. 저마다 타고난 환경과 조건 속에서 자신의 행동 특성과 행위 양식, 성격 등이 만들어지고, 그것들로부터 발휘된 직업 특성이 한 사람의 운명의 지도를 만들어나갑니다. 즉 사주명리를 공부한다는 것은 어떤 한 사람이 타고난 인자들에 대한 해석의 틀을 통해 운명이 만들어지게 되는 과정과 원리를 배우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걸 통해 우리는 다만 조건과 환경이 있을 뿐, 본래부터 그렇게 정해진 사람이란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 작업은 결국 사람살이의 총체적 모습에 대한 안목을 넓혀가는 일일 테고, 궁극적으로 우리 삶의 근원이 되는 우주 대자연의 법과 이치를 통찰하는 지혜에 다다르는 일일 것입니다. 이 귀한 공부를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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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 제왕은 벼슬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죠. 그 시대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재물이었나 봅니다. 적천수도 부귀빈천 순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돈에 대해 인연이 박해서인지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만, 어쨌거나 돈이란 것이 가지고 싶다고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 운에 따라 흘러가는 것이라는 걸 공부하면서 어떤 것도 내 것이란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적천수의 ‘富’ 편에는 ‘재기통문호(財氣通門戶)’라는 말이 나옵니다. ‘재성의 기운이 문호를 통했다’는 뜻은, 재성이 식상 및 관살과 생화유통(生化流通)하는 구조로 유정(有情)하해야 富를 축적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재물을 일구어 부를 누릴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간이 신왕(身旺)해야 합니다. 재성은 내가 剋하는(극한다는 말은 죽인다(殺)는 뜻이 아니라 제어한다(control)는 뜻입니다) 육친입니다. 일간이 튼튼해야 재성을 내 힘으로 잘 제어하여 용신으로 삼을 수 있겠죠. 그러나 그 또한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별이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희신이 있어야 합니다. 재기통문호는 이렇게 잘 짜인 사주의 구조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富를 축적하기 위해 반드시 신왕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신약한 사주라 하더라도 그에 맞는 짜임새가 갖추어져 있으면 그 또한 재기통문호가 될 수 있습니다. 즉 인성과 관성이 없는 채로 재성이 많을 경우, 비겁이 적절히 극제할 수 있다면 재기통문호가 되어 부를 누릴 수 있다고 하죠.


그런데 사주에서 재성은 재물만을 뜻하진 않습니다. 남자 사주에서 재성은 처(妻)를 의미하기도 하죠. 그런데 재물과 처가 다 좋기는 어려운 모양입니다.(재벌들에게 유난히 여자 스캔들이 많은 걸 보면 알 수 있죠.) 그래서 적천수는 재물이 많으면서도 처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와, 재물은 없지만 처는 도움이 되는 경우를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테면 재성이 용신이지만 희신인 식상이 약할 때는 처가 길하지만 재물은 약하며(妻吉財弱), 재가 관을 생조하지 못하면 처는 약하고 재물은 흥하고(妻弱財興), 신왕하고 관성이 없는데 식상도 생기 있고 인성도 없다면 처와 재물이 모두 아름다울 것(財妻竝旺)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재운은 사주 원국만으로 결정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사주에서 재성이 겁재에게 극을 받고 있더라도 운이 잘 따라 줘서 기구신의 제어가 된다면 많은 재물을 누릴 수도 있으며, 재성의 희용신이 아무리 좋다 해도 운에서 ‘아니올시다’로 흐른다면 과연 재물을 모을 수 있겠느냐고 말하고 있습니다. 적천수 강의록에 낭월이 첨부한 우리나라 삼대 재벌들의 사주를 보면 도대체 어디에 그렇게 재물이 붙어있는 것인지 잘 판단되지 않습니다. 아직 보는 눈이 없어 그렇기도 하겠지요만, 특히 S그룹의 총수였던 이의 사주는 별다를 바가 없이 보입니다. 그런 자신의 사주를 알아서 그랬을까요? 그 양반은 평생 옆에 소위 ‘도사님’을 모시고 살면서 자신이 나아가야 할 때와 물러나야 할 때에 대한 조언을 경청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자질이 다른 어떤 조건보다 부귀를 누릴 수 있는 매우 현명한 바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시즌 1에서 우리와 함께 공부했던 승우샘이 코로나 특수로 갑자기 사업이 번창해져서 함께 공부를 할 수 없게 되었는데, 그런 말씀을 하더라고요. 돈보다 여자가 와야 하는데, 돈만 오고 여자가 안 와 그게 안타깝다고요. 욕심쟁이 가트니!! ㅎㅎㅎ 혹자는 사주원국의 재성은 처로 보고, 運에서 오는 재성은 재물로 봐야 한다던데, 세월에서 재물이 채워지니 여자까지 기다리게 되는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겠죠? 그래서 위로하듯 한 마디 건넸습니다. 亥子丑월을 한번 기다려보자고요. 어쨌거나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富’가 ‘재기통문호(財氣通門戶)’를 조건으로 한다면, 가난의 조건(?)은 ‘재신반부진(財神反不眞)’입니다. 즉 ‘재신반부진’이란 재성이 기신(忌神)이거나(反) 재성이 용신인데 희신이 이를 잘 보필하지 못하고 다른 신들의 방해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여 재성이 참되지 않음(不眞)을 말하는 것이죠. 그런데 철초 선생도 ‘사주에는 이러한 격국이 가장 많아서 일일이 거론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부자보다 가난한 이들이 더 많은 걸까요? 철초는 ‘재성이 참되지 못한(財不眞)’ 경우를 친절하게 아홉 가지로 나누어 말합니다. 한번 따져 보세요. 이 아홉 가지 중 한 군데에는 꼭 걸린다니까요! ㅋㅋㅋ


1) 재성이 무거운데 식상도 많은 경우 


2) 재성이 가벼워 식상을 반기는데 인성이 왕한 경우


3) 재성이 가볍고 비겁이 무거운데 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


4) 재성이 많아 비겁을 반기는데 관성이 비겁을 극하는 경우


5) 인성을 반기는데 재성이 인성을 무너뜨리는 경우


6) 인성을 꺼리는데 재성이 관성을 생하는 경우


7) 재성을 반기는데 재성이 한신과 합하여 화하는 경우


8) 재성을 꺼리는데 재성이 한신과 합하여 재성이 되는 경우


9) 관살이 왕하여 인성을 반기는데 재성이 국을 이룬 경우


그러나 철초는 가난에도 등급이 있고 부유함에도 등급이 있으니 빈부의 수준을 대충 얼버무려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이를테면 가난하지만 귀한 사람이 있고, 가난하지만 올바른 사람(貧而正)이 있으며, 가난하면서 천한 사람(貧而賤)도 있으니 그 등급을 나누어 구분해야 마땅하다는 것이죠. 아무렴 어떻겠습니까? 가난도 부자도 결국은 마음에 있는 것이고, 가난하지만 올바르게 사는 것이 부당하게 돈을 벌어 천하게 사는 것보다 백배 낫다는 걸 우리는 이미 충분히 알고 있죠. 특히 신약한 사람이 재물과 벼슬을 너무 탐내면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여 되레 다치게 된다는 건 하늘도 알고 땅도 아는 명명백백한 사실 아니겠습니까?





何知其人貴 官星有理會(하지기인귀 관성유리회)


그 사람이 귀한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것은 관성이 다른 신을 모아 다스리는 이치를 얻었음이요



富와 貧財星 중심이라면 貴와 賤은 官星이 중심이 됩니다. 신분이 중요했던 당시에는 이를 굳이 구분하는 일이 중요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장은 우리 시대에는 눈여겨 볼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늘 아래 귀하지 않은 게 어디 있겠습니까? 다만 관성 하나로 귀천을 말하는 것이 참으로 부질없게 여겨집니다.


어쨌거나 적천수에서 말하는 ‘관성유리회(官星有理會)’란 관성이 다른 신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를 말하는 것이죠. 일테면 일주가 왕하고 관성은 약한데 재성이 관성을 생해주거나, 관성이 왕하고 일주는 약한데 관성이 인성을 생해주는 경우 처럼, 다른 신들이 관성을 돕게 되면 그 사람은 지위가 높고 귀하며 이름이 빼어날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와 반대 되는 경우가 ‘관성환불현(官星還不見)’입니다. ‘관성이 도리어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이죠. 사주에 관성이 없어서 천한 것이 아니라, 관성이 다른 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제 구실을 제대로 못하면 賤하다는 것이지요. 육친관계란 말 그대로 ‘관계성’입니다. 관성 뿐 아니라 어느 육친도 서로 도와주고 제어하면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 순환되고 유통되며 제 구실을 하게 되는 것이죠. 특히 관성만 잘 돌아가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육친 하나가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다른 육친들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어야 하고, 운에서 들어오는 기운 또한 치우치지 말아야 하겠죠. 그러나 하늘의 뜻은 승승장구에 목적을 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깊은 좌절과 갈등을 통해 하늘의 지혜를 깨닫게 하죠. 시간을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의 삶의 조건은 하늘의 기운이 땅에서 펼쳐질 때 이미 왜곡되어 있습니다. 입춘이 와도 여전히 우리가 디딘 땅은 춥기만 하죠.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하루에도 열 두번 기와집을 지었다 부수었다 하는데, 그 생각이 오롯하게 행위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이미 숱하게 경험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왜곡을 우리는 삶의 고통이라 부르지만 그 괴로움으로 우리는 하늘의 뜻을 한 번 더 묻게 됩니다. 貴賤편을 읽으며 ‘부귀한 가운데 천함이 없다고 할 수 없고, 빈천한 가운데 귀함이 없다고 할 수 없다’는 문장 하나만 건졌습니다. ㅎㅎㅎ



◈ 다음 시간에는 ‘길흉(吉凶)편’과 ‘수요(壽夭)편’을 공부합니다. 호정샘과 미영샘께서 많은 자료들을 가지고 연구해오시리라 믿습니다.^^


◈ 다음 시간 간식과 후기는 진성샘께서 맡아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추워진 날씨에 모두들 몸 관리 잘 하시고, 평안한 한 주 지내시길 바랍니다.

전체 2

  • 2020-11-06 12:07
    감사합니다ㅡ 샘!
    올해는 인성운이 들어와
    하고 싶은 공부
    마음껏 할수 있어 좋아요!!!
    적천수강좌를
    저를 위해 준비하신듯!!!

    • 2020-11-07 17:09
      우리 세미나의 모범생 효신샘이 있어 참 든든합니다~ 샘 덕에 적절한 몸 운동도 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