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문 회의록

10월 16일 금요일 규문 회의

작성자
민호
작성일
2020-10-16 21:48
조회
54
 

2020년 10월 16일 금요일 / 규문 회의 / 성민호

 

안건
  • 비학술적 학술제 화상회의

  1. 규율 선포식

  2. 2021년 계획 발표에 대한 준비

  3. 소생 행사 정리

  4. 클로즈업 일정


 
  1. 비학술적 학술제 화상회의


1) 전달사항 : 지난 회의 복기

주제 변경을 건의해보자. 코로나라는 주제는 너무 폭넓고 우리의 공통적인 문제로서는 너무 구체적이지 않다. 지난 번에 나온 자립이라는 주제를 논의해보자. 경제적인 방식이 아니면 어떻게 자립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 우리는 <코뮨이 돌아온다>를 추천한다. 제도를 바꾸는 혁명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 삶을 조직화하고 역량을 해방시키는 방법들을 생각해보자.

형식에 대해서도 질문. 페스티벌 형식은 좋다고 해도, 모든 것을 비대면으로 하는 것은 의문스럽다. 발표자들만이라도 만나야 할 것 같다. 발표 때 혹은 준비 과정에도.

 
  1. 규율 선포식


1) 출근 시간

월요일에 간이 회의가 있었다. 이 상태로는 공통 감각이 생기지 않는다. 최소한 시간을 정해두고 우리가 이곳을 운영할 규율을 만들어야 한다. 늘 열려있고 모든 수업의 준비가 원활해질 수 있도록, 그리고 우리의 공부 리듬을 만들기 위해서 출근 시간을 정해보자. 수업이 없는 화요일과 목요일은 10시이고, 나머지 월, 수, 금, 토, 일은 9시까지 나와서 연구실을 데우자! 단, 자기 시간이 필요한 정선화 씨는 일요일 오후 3시 전까지 오는 것으로. 물론 이렇게 정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긍정적 효과를 위한 페널티를 정한다. 이 시간을 지키지 못한 자, 그 주의 회의록을 쓰게 될 것이다(지금 회의록도 그렇게 결정되었다...).

정옥샘의 입장 : 10월까지는 10시, 아이가 등교를 시작하는 11월부터는 9시로 정합니다. 토요일은 딱히 정해두진 않지만, 과제를 하는 것으로 합니다.

 
  1. 2021년 계획 발표에 대한 준비


 

1) 민호

건화 : 너의 약함에 대한 이해를 생각할 필요가 있긴 한 것 같다. 채운샘 말씀대로, 글쓰기가 무거워지는 문제를 생각해볼 때. 너의 습관이나 기질에 대해 고민하는 바와 실험하고 싶은 지점에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불교나 과학을 하고 싶다라고 먼저 가지 말고. 에세이에서도 드러나지 않았나.

규창 : 뭘 할 건지라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네가 말하는 약함과 강함이라는 것을 풀어보면 어떤가?

건화 : 약함이라는 것. 모든 것이 나로 환원되는 경향으로 드러나는 것과 같다. 뭐가 잘 안 되면 자의식이나 반성으로 귀결된다. 관계의 문제에서는 선을 넘지 않으려는 개인주의가 있는 것 같다. 그거를 다르게 실험하지 않고는 추상적으로 약함이 강함으로 바뀌진 않을 것 같다.

혜원 : 에세이에서 베리어가 쳐진다. 무거운 글 앞에서 무너지는 약함이라는 것이 독후감으로 돌파가 되나? 독후감은 이미 익숙해진 것 아닌가?

민호 : 아직은 내게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건화 : 너의 에세이를 보면, 비약되는 지점이 없어서 답답했는데. 독후감에서는 쉽게 쓸 수 있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는 건 아닌가?

혜원 : 너는 너의 분야라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턱 막히는 거 아닌가? 과학이나, 니체나.

건화 : 글의 방식이 반응적인 것 같다. 설명을 계속하고 있거나 인용문을 더 찾으려 하거나. 말하고 싶은 것에 초점이 더 가는 것을 쓰는 방식으로 해야 할 것이다. 독후감이 그런 글이 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2) 건화

 

민호 : ‘나의 고민들로부터 주제를 잡아서 세미나를 기획’한다는 그 고민들은 뭐가 될 수 있을까?

건화 : 우리의 주거방식, 연구실의 돈, 또 지금 공부하는 우리 자리에서 제기할 수 있는 환경 문제 등을 생각해본다. 지금 우리 자리를 지우지 않고, 제기되어 있는 문제들(청년 실업, 청년 주거, 에너지 담론) 보편에 의존하지 않고 출발하는 방식을 고민해보고 싶다.

규창 : 다르게 관계를 맺는다는 것에는 수련에 대한 문제가 중요한 것 같다. 신체를 이 공간에 녹아들도록 변형시키는 실천들. 그 실천들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가야 다른 관계가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외부인들과 결합하는 문제는 우리 네트워크의 성향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길드다의 경우와 우리의 경우는 똑같지는 않은 것 같다.

건화 : 나의 성향을 생각해보면,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면서 새로운 것에 기웃거리는 두 경향이 섞여 있는 것 같다. 확실히 나는 내 활동이 여기서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은 잘 하지 못한 것 같다. 배움을 전수받는다는 느낌이기에 내 욕망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은 잘 안생기게 된다.

규창 : 나도 비슷하다. 선생님들은, '오 청년이 이런 생각도 하네'하는 반응이 있다. 우리 문제가 주고받아지는 핑퐁은 잘 없어서 약간의 갈증이 있다. 그래서 이삼십대와 함께하는 세미나는 어떨지 생각해보게 된다.

건화 : 강학원이나 길드다와 모여 뭔가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들은 그들 내에서 시너지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야말로 그것이 부족한 것 같다.

건화 : 또 우리들 안의 문제. 우리가 각각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있으나 막상 서로 만나고 섞이는 부분이 있나? 클로즈업이 그 기획이었으나 생각처럼은 안 되는 것 같다.

규창 : 그건 중요한 문제다. 서로가 공부한 것들이 공유되지는 않는다. 공유하는 방식에 있어서, 물리적으로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는 실패하는 것 같다. 공유한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볼 수 있을까?

건화 : 이전에는 우리가, 채운샘의 일당독재를 막고 우리끼리 뭔갈 해보자! 하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우리가 우리의 케미가 생기지 않으면 더 나갈 수 없음을 느끼고 있다. 매일매일 만나는 사람들끼리 뭔가 변하는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우리가 주인이 되고 기쁠 수 있겠나?

규창 : 서로가 서로에게 지적으로 자극을 줄 수 있는 관계가 필요하다. 서로가 올린 글을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해결은 안 되더라도 같이 문제를 공유해보자.

정옥 : 건화가 변하고 있다. 전에는 주인의식이라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주체적으로 생각을 하려 하는구나. 관계를 넓히는 문제도 중요한 것 같다. 우리가 이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도 이상한 것 같다.

건화 : 이거는 어디 가서 뭘 해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단위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 민호 조언을 받아서, 구체적 기획들을 해보도록 해보겠습니다.

 

3) 규창

 

건화 : 글쓰기의 목표 같은 것이 있나?

규창 : 스피노자 에세이는 조금 풀렸지만, 주역 에세이는 무척 관념적이었다. 스피노자 에세이때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개념을 써보자는 시도가 잘 된 것 같다. 채운샘의 조언대로 공부를 비근한 곳에서, 개념에서 출발시키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한동안은 그런 방식으로 쓰고 싶다.

건화 : 내년에는 각자의 영역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색깔을 조금 있어도 영역은 없는듯하다. 어떻게 자기 영역을 만들 수 있을까?

민호 : 영역이란 건 뭔데요?

규창 : 각자가 공부하고 있는 걸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담론화를 시킬 수 있는 정도? 단순히 구절을 끌어오고 설명하는 수준이 아니라.

건화 : 세미나 참가자나, 배우기만 하는 사람 말고 우리가 끌어갈 수 있는 자기 중심 영역을 생각해보자. 그렇게 되면, 우리끼리 배운 걸 공유하는 욕망도 강해질 것 같다.

정옥 : 주제가 나왔다는 건 중요한 것 같다. 혹시 장기적 계획이 있는지? 사서를 다 읽는다던가.

규창 : 사실 사서만을 세미나로 준비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맹자도 스피노자와 함께 공부해서 읽을 수 있었지, 그렇지 않으면 힘들 것 같다. 사서를 기획하는 것은 아직 감이 안 온다.

건화 : 한 때, 채운샘이 <담론과 진실>을 가지고 동양 개념을 계보학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담론이 제기된 맥락, 효과들 등을 검토하면서.

규창 : 그렇게 하려면 맹자가 그랬듯 최소 2년의 기간이 필요한데, 그것을 함께할 멤버들이 있을지, 내가 그것을 이끌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

 

4) 혜원

-고민이 되는 것은 ‘어른이 되는 문제’다. 공허한 느낌이 든다. 공부할 때의 답답함. 다 들어본 말인데 이해가 안 된다는 것.

건화 : 어떻게 하고 싶다 하는 것은 있어?

혜원 : 딱히 하고 싶은 것은 없다는 게 문제인 것 같다.

건화 : 연구실 공부 중 내 활동으로 만들고 싶은 게 있나?

혜원 : 구체적이진 않지만, 이 공간이 나와 무관하다는 생각은 안 들고, 여기서의 일들이 어엿하면 좋겠다. 내게는 약간 하자니까 하는 느낌이 늘 강한 것 같다.

건화 : 그거에 대해 스스로 물어보면 좋을 것 같네. 나는 공부를 내 활동을 삼고 싶은가?

민호 : 확실히 혜원 누나는 우리가 손 놓는 지점, 못 보는 지점을 보고 있고 책임지고 있는 것 같긴 하다. 공부에도 그 문제를 확장시켜보면 어떨까?

건화 : 수동성이라는 것이 모든 면에서 역할을 적게 한다는 게 아니라, 나는 이걸 하겠어 하는 방향으로 욕망이 가지 않는 것 같다.

혜원 : 내년부터는 선임이 없다는 것, 채운샘이 한발 물러선다는 것. 거기에 두려움이 크다. 정말 의존적이긴 했다는 생각이 든다.

건화 : 어떤 점에서 두려움이?

혜원 : 공간이 잘 안 돌아갈까 봐. 채운샘의 기획력, 플랜, 영향력을 떠나면 뭘 할 수 있을지.

건화 : 뭘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뭘 하고 싶은지를 생각해보면 되지 않을까?

정옥 : 어른이 뭔데?

혜원 : 내가 이 공간에서 정말 뭘 하고 싶은지를 느끼는 것. 지금처럼 매료되거나 의존하는 방식으로 사는 게 30대까지는 되었다 해도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정옥 : 나의 말로 누구를 규합하고, 그 사람들을 같이 데리고 갈 수 있는 힘이 있나 하는 문제를 생각해보자.

 

5) 정옥

-이곳을 그냥 공부하고 배우는 공간이라고 지속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뭔가를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영역이 아니라. 계획하고 진행한다기보다는 과제를 하고 뭔가를 수행하고. 그래서 스스로를 무능하게 규정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여기서 뭘 할 수가 있을까 하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수준으로만 위치시키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부분이 기술적으로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주역을 중심으로 놓고 공부를 했다. 스피노자는 나중에 들어갔다. 규창이는 걸음마를 뗐다고 하는데 나는 아닌 것 같다. 내년에는 주역을 더 공부를 하고 싶다. 몸 세미나는 재밌게 진행된 것 같다. 몸과 주역을 엮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건화 : ‘여기서 뭘 할 수 있지’라는 질문이 있는 것 같다. 어떤 공간에서 어느 역할을 해야 한다라는 관점을 갖추신 것 같다. 그것을 스피노자적 역량이 아니라 능력으로 생각하신 것 아닌가?

정옥 : 맞다. 기능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시간 문제도 공동체에서의 믿음이 아니라 내가 뭘 하고 내가 뭘 못하고 하는 문제로 환원되는 것 같다.

건화 : 다른 공간에서의 능력에 대한 생각을 공부에도 적용하시는 것 아닌가?

정옥 : 그렇다. 내가 못하는 것들을 계속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규창 : 에세이에서의 코멘트. 연구실에서 취하시려는 위치를 ‘엄마’, ‘조력자’에 두고 존재감을 확인하시려는 것 같다. 간식을 많이 사오시거나, 이곳과 우리에게 뭘 해줘야 한다는 마인드.

건화 : 그렇게 능력과 역할을 확보하시며 존재감을 만회하시는 것이 샘에게도 우리에게도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 그렇게 하지 않으셔도, 물론 풍족하진 않겠지만 연구실은 돌아간다. 우리가 그런 것을 기대하게 되어서도 좋지 않을 것 같고.

 

 
  1. 소생 행사 정리


 

혜원 : 어제 행사는 정리가 되었지만, 전체 과정에서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제가 글을 쓰지 못하기도 했고 흐지부지되기도 했고. 일단은 왜 글이 다들 나오지 않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못 쓴 게 있다.

정옥 : 그런 것도 있지만, 우리가 프로그램 전체 계획에 손 놓고 있지도 않았나?

혜원 : 코로나가 발발했을 때, 여행을 가지 않으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거의 생각하지 않고 있던 것 같다.

건화 : 사실 생각해보면, 소생이 채운샘께서 너희들끼리 좀 해봐라 했던 첫 번째 프로그램이었는데, 크게 실패한 것 같다. 생각해보면 이란을 잘 마무리하지 못한 것도 있다. 시작에 있어서도 신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규창 : 소생을 우리가 너무 수동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 같다. 우리가 기획하고 나선 부분이 없었던 것 같다.

혜원 : 솔직히 러시아가 맞는가 하는 고민을 솔직하게 하지도 않았다.

건화 : 아주 기초적인 과정에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 없었다. 우리가 원했던 게 아니어도 우리가 원하기에 하는 거였는데, 그것을 생각하는 노력이 없어진 것 같다. 이 프로그램으로 자기 공부를 했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다.

규창 : 다음을 공모할 수 있을까? 여행이라는 형식으로 공부를 진행할 수 있는가? 우리의 욕구로부터 밀고 갈 수 있다면 기획하면 되지만.

건화 : 개인적으로 여행이라는 프로그램 또는 활동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갈 경로가 있는가? 돈 문제, 관광이 아닌 여행 등을 고려해보아서.

정옥 : 주제 기획부터 세미나, 여행의 방식까지 우리가 밀고 갈 수 있는가?

건화 : 규모를 좀 축소해서, 두 달 정도 집중해서 이주 정도 갔다 오는 것 어떤가?

규창 : 뭐니뭐니 해도 짱을 뽑아야 한다. 소생의 진행을 우리가 할 건지를 정해야 한다.

-화요일 2시에 다시 모여 논의하겠다.

 
  1. 클로즈업 일정


 

-12월 말 발표로 정한다.

-송년회와 결합해서 우리의 공통적인 것에 대한 발표를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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