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문 회의록

10월 22일 목요일 규문 회의

작성자
건화
작성일
2020-10-23 14:31
조회
58
2020.10.22./회의/정건화

안건
  • 2021년 계획

  • 비학술적 학술제 회의 내용 공유

  • 소생

1. 2021년 계획

<혜원>

정옥 : 계획만 있고 동기가 없는 상태라고 했는데, 작년 신인종 계획할 때 아무 동기가 없었는가?

혜원 : 끌리긴 하는데 왜 그걸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정옥 : 네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와 과목인데, 그것을 왜 하고 싶은지 논리를 구축하고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호하게 남겨두면 안 되지 않나.

민호 : 이 자리에서 받고 싶은 조언이 있는가? 어느 지점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가? 반성은 많은데 그것이 진단인지는 잘 모르겠다.

혜원 : 나는 외부에서 쪼지 않으면 무언가를 하지 않는 사람이다. 원고료가 급한 것도 아니고 어떤 책임감으로 작동되는 사람도 아니라서, 스스로 공부의 동력을 만드는 게 참 힘들었다.

건화 : 총체적인 반성과 자아비판이 아니라 무언가를 하고 싶다, 어느 지점에서 더 나아가고 싶다라는 관점 속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다르게 무언가를 시도해야 할 지점을 발견해야 하지 않을까?

혜원 : 지금 너무 게을러져 있다...

건화 : 지난번에 ‘어른이 되고 싶다’던 것은 어떻게 되었나?

혜원 : 연상의, 더 높은 사람들과 지내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는 것 같아서 포지션을 다르게 가져가고 싶은 거다.

정옥 : ‘공부’를 하고 싶은가? 그게 비전이 될 수 있는가? 솔직하게.

혜원 : 마음이 잠시 동안에도 백 번씩 바뀐다. 공부를 하지 않는 나를 상상하게 되기도 하고, 이렇게 평생 살아갈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정옥 : 그럼, 공부는 그렇다치고 죽이 되는 밥이 되는 규문에 뼈를 묻어보겠다, 이런 마음이 있는지?

혜원 : 그럴 생각은 있다. 나는 오히려 이 공간이 망할까봐 걱정인 사람이다. 그런 기본적인 것들은 늘 생각하고 있지만 결론은 늘 놀면 안 된다는 거다. 예전에 많이 놀아봤는데 헛헛했다.

규창 : 그런데 왜 연구실에 대해서 결과를 놓고 걱정을 하는가? 어차피 규문도 언젠가는 해체가 될 테고, 하는 동안 어떻게 즐겁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왜 그것을 망한다 안 망한다 하고 말하는지?

규창 : ‘내년에 뭘 하고 싶다’가 전혀 없다는 게 문제다.

정옥 : 네가 좋아하는 신인종 텍스트들을 읽어가면서 내년 공부를 구상해보면 어떤가? 채운샘이 던져준 거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신인종을 네 선택으로 만들면 좋겠다.

민호 : 1주일 동안 무엇을 더 생각할 수 있을까?

혜원 : 너무 결과에 매달리지 않는 방식으로 다시 써 보겠다. 회의 끝나고 바로.

정옥 : 내년 계획을 먼저 생각을 하고, 그로부터 올해 공부에 대한 반성을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야 구체적인 말들이 나올 듯.

<정옥>

혜원 : <주역>과 몸세미나를 엮어보겠다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지금 계획은 몸세미나와 의철학 공부에 초점이 맞춰진 듯.

정옥 : 나의 태도라는 부분에 대해서... 마음을 내는 게 달라진 지점이 있다는 것이 내게는 지금의 변화인 것 같다. 내가 욕심을 내고 있는 지점들이 있다. 우선 에세이를 떼우듯 급하게가 아니라 충실하게 써 보는 것.
내가 정말 어려운 것은 계속 ‘역할’로 스스로를 규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규문의 허리 역할을 하지도 못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하고.

건화 : 여전히 ‘능력’에 대한 표상을 내려놓지 못하신 것 같다. 지금 뭔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그런 방식으로 샘이 전부 표현되고 있는 것인데 그걸 열심히 해서 뛰어넘으려는 조급함이 느껴진다.

규창 : 쓴 소리를 듣는 것도 공부의 일부가 아닐까? ‘제대로 생각하고 제대로 공부한다’라는 말에도 이미 공부에 대한 우상화가 엿보인다. 허들을 좀 낮춰서 지각하지 않고 프로그램들을 성실하게 참여하는 것으로 하자.

<민호>

민호 : 지난번에 내가 과목별로 하고 싶은 공부들을 나열해왔는데, 그에 대해서 그 공부들이 왜 하고 싶은지는 없다는 코멘트를 받았다. 그래서 생각을 해봤다. 그게 두려움이었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건화 : 두려움이라는 문제제기에 구체성과 시간성이 빠져 있다. 2020년 공부를 돌아보며 어떤 지점에서 두려움이 네 발목을 잡았는지, 어느 지점에서 실험을 하고 싶은지가 드러나지 않는다.

규창 :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재밌게 하고 싶은지가 빠져 있는 듯. 그저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규정된 상태라고만 스스로를 국한시키는 것이 아닌가. 올해 공부에서 재미를 느끼는 지점이 있었을 것 같다. 그 얘기를 조금 더 들려주면 좋을 듯.

건화 : 실용생태 워크숍은 좋은 아이디어인 듯. 우리가 일리치 같은 사람들을 읽으면서 환경문제에 접근하는 전문가들의 사고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를 접하더라도, 우리도 그들이 알고 있는 것들을 알 필요가 있을 듯. 우리 주변의 조건에 대해 조사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

민호 : 어떻게 이것을 심판자적인 태도가 아니라 스스로의 윤리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가 관건인 듯. 지금은 모르는 채로, 가만히 있어도 악업을 쌓게 되는 구조인 것 같다. 그런 문제를 하나씩 생각해보게 된다.

<규창>

혜원 : 아나키즘은 안 할 건지?

규창 : 아나키즘의 타겟은 근대적 국가형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그것이 조금 올드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인류학적 담론들이 아나키즘과 연결되는 지점이 많기도 한듯하다(데이비드 그레이버). 그래서 생태 인류학으로 가져가볼까 한다.

건화 : 왜 장자를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그리고 왜 장자를 생태 인류학과 함께 공부하려고 하는지를 좀더 발전시켜주면 좋을 듯.

<건화>

규창 : 클로즈업을 메인으로 삼아보면 어떨지? 20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작업 자체를? 네트워크 안에서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건 어떨지?

건화 : 하고 싶은 공부와 교류하는 활동은 따로.

규창 : 니체, 푸코, 일리치 공부는 해야 하는 것이라고 여겨지는 거 아닌가? 니체의 사유를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보고 싶다거나? 이제 다시 니체 텍스트가 그냥 등장해버리면 소모적인 느낌일 수 있을 듯. 변환시켜줄 무엇인가가 필요할 듯.

건화 : 고민이 더 필요하다. 푸코와 일리치 공부는 정말로 내 공부로 삼고 싶고, 공부함에 있어서 놓치고 싶지 않다. 그런데 니체는 우선 절탁NY 심화반을 어떻게 더 재밌게 능동적으로 가져갈지가 고민이다. 뭔가 영감을 주시라.

일동 : 니체와 종교학, 니체와 인류학, 니체와 마르크스, 니체와 헤겔, 니체와 동의보감, 니체와 조로아스터교, 니체와 동학농민운동, 니체와 한단고기, 니체와 성경.

건화 : 고민해보겠다... 사실 푸코 일리치를 가지고 세미나를 어떻게 할지도 고민이다. 무슨 글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러한 글을 쓰기 위해서 어떻게 세미나를 가져가야 할지.

규창 : 팸플릿 쓰기는 어떨까? 아주 구체적인 주제, 의사문제, 택배노동자 문제 등등.

민호 : 전에 읽어본 인터뷰에서 보니까 푸코는 감시와 처벌을 쓰는 동안 감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많은 것들을 함께 했다. 일리치도 마찬가지. 그래서 실천과 이론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담론화의 문제를 고민해야 할 듯.

2. 비학술적 학술제 회의 내용 공유

① 각 단위들에서 어떻게 계획이 이뤄지고 있는가?

- 민들레 : 코로나 시대가 강제한 느린 삶에서 어떻게 네트워킹을 상상할 수 있을까? 라는 주제로 발제문 준비
- 남산 : 지금 상황이 어려워서 준비팀이 줄어들었음. 남산에서 코로나를 겪은 방식에 대해서 고민 중.
- 삼불파 : 모인 적 없음

② 팀작업

- 규문이 주제를 좀 더 구체화하자고 제안함. ‘코로나’에서 ‘청년, 공부, 자립’ 2탄으로. 그리고 새로운 주제와 관련하여 사전 준비 세미나를 하기.
- 규문에서 세미나를 기획해서 진행하기로.

③ 일정

- 12월 19,20일 or 26, 27일 (페이지는 1주일 동안 열어놓고 마지막 이틀 동안 발표와 토론을 진행하는 것으로)
④ 우리가 해야 할 것
- 세미나 기획. 《코뮨이 돌아온다》(2주), 《마스크가 말해주는 것들》(2주)/ 규문에서 《코뮨이 돌아온다》 발제를 맡고 《마스크가 말해주는 것들》 발제는 길드다에게 부탁하자.

3. 소생

건화 : 우리가 여행을 할 필요가 있는가? 처음 소생의 취지는 공부만하며 살 수 있는 신체가 아닌 우리가 좀 다른 영향 하에 공부를 하고 바람도 쐬고 하는 느낌이었다. 근데 지금 우리에게 그게 필요한가?

정옥 : 소생방식의 공부가 필요한가? 그런 방식의 공부법에 대해서 점검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 방식이 현실적, 당장으로는 불가능한 게 아닐까? 공부방식의 하나로 유효한가?

혜원 : 여행가기 위해 공부한다, 가 아니라 공부한 걸로 여행간다라면 차라리 부담이 덜 할 것 같다.

건화 : 맞다. 우리가 하는 공부랑 무관한 지역, 무관한 주제에 대해서 공부를 새로 시작하려니까 좀 막막했다.

규창 : 그럼 지역을 먼저 정하는 게 아니라 공부에 먼저 초점을 맞춰서 지역을 정하고 그곳을 답사하는 식으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건화 : 우리가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을 먼저 공부하고 그와 관련된 곳을 가면 좋을 것 같다.

민호 : 사건, 인물 등의 테마를 정해버리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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