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에이징 세미나

7.8 몸, 살림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07-05 20:20
조회
49
200708 몸세미나 공지

 

혈(血)은 칠정(七情)에 의해 움직입니다. 모든 혈은 심장에 속하는데, 만약 우리가 크게 화가 날 일이 있으면 피가 머리로 몰려서 피를 토하게 되지요. 말 그대로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르는 현상입니다. 갑자기 화를 내는 경우만이 아니라 갑자기 기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때 우리 몸은 음기가 없어지고 양기만 남게 되는데, 양기는 혈을 밀어내서 피를 토하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혈을 보하는 방법은 사실 <동의보감>의 다른 병기와 마찬가지로 마구 날뛰는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기뻐하면 심(心)이 동하여 피가 생기지 못하고, 지나치게 성을 내면 간(肝)이 상하여 피가 저장되지 못한다.” 라고 하지요.

이 부분을 읽다가 이런 질문이 나왔는데요, ‘그럼 매 순간 기뻐하면 괜찮지 않나?’ 라는 것입니다. ‘갑자기’ 피가 밀어내지는 것이 문제라면 계속 같은 감정을 유지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하지만 화를 내거나 좋아하는 감정은 대상에 대해 계속 열을 올리는 것입니다. 한참 열을 내면 우리 몸이 충만한 것 같지만 그것이 날아가면 그 범위만큼 우리 몸은 허해지지요. 기쁨은 기본적으로 감정의 낙차를 동반합니다. 우울증과 조울증이 함께 오듯이. 따라서 <동의보감>에서는 감정을 잘 다스려 화가 망동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병을 다스리는 첫 번째 방법으로 삼은 것이겠지요.

게다가 뭔가에 집착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우리 몸의 양기를 소모하는 것입니다. 가령 아이 쇼핑 같은 것은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같은 거리를 그냥 산책하는 것보다 훨씬 사람을 피곤하게 합니다. 왜냐하면 눈은 우리 간과 연관되는데, 뭔가를 본다는 것만으로 간기를 계속 쓰게 되고, 그럼 간이 장혈(藏血) 기능을 못하게 되어 피가 졸아서 피곤함을 느끼게 됩니다. 게다가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을 보기 때문에 눈이 계속해서 움직이는 화면을 포착하려고 움직이지요. 따라서 같은 시간 책을 보는 것보다 훨씬 피로함을 느끼게 됩니다. 피곤하면 다 ‘간 때문이야~’라고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 시대는 피곤할 수밖에 없는 조건인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미지를 우리가 보게끔 하는 매체로 둘러싸여 있으니까요. 전체적으로 ‘피가 모자란’ 시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디>를 보면, 열이 왜 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고 나옵니다. 다만 체온이 1도 정도 오르면 바이러스의 증식 속도가 약 200배 느려진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입니다. 다만 열이 오르고 내리는 것은 우리 몸이 일종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이라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부분 중 놀라웠던 것은 우리 몸의 세포들이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들인다는 것입니다. 한 개의 세포에서 생산되는 세포는 100밀리볼트에 불과하지만 1미터의 세포에서 생산되는 세포는 3000만 볼트라고 합니다. 피카츄가 따로 없죠 ㅎㅎ “아주 작은 규모에서 볼 때 우리는 대단히 활동적이다”라고 빌 브라이슨은 말합니다. 우리의 항상성은 인식조차 못하는 작은 단위의 활동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보면 우리 몸은 정말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으며 내 의지로 쉬거나 멈출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열이 나거나 피가 치솟는 것도 이 활동의 일부일 테고 말입니다. 그 끊임없이 움직이는 몸의 활동을 잘 보고 일종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몸 공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은 <바디> ‘잠’ 까지 읽어옵니다.

<인체 구조 교과서>는 복습 차원에서 지금까지 읽은 부분을 찬찬히 훑어 봅시다.

 

수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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