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앓이

5. '交友投分 切磨箴規 (교우투분 절마잠규)'

작성자
수영
작성일
2015-12-17 16:26
조회
1045

5. '交友投分 切磨箴規 (교우투분 절마잠규)'


'交友投分 切磨箴規 (교우투분 절마잠규)' - 우정에 관한 구절이다. 우리 책(삼경의 천자문 교재: <주해천자문>, 전통문화연구회)에서는 풀이하기를 ‘벗을 사귀어 정분을 나누고 절차탁마하여 경계하고 간한다’. 흥미로운 것은 ‘투분(投分)’에서 ‘투(投)’자였다. 분(分)자는 보통 ‘나누다’는 의미로 많이 쓰지만 여기서는 ‘정분(情分)’이다. 그리고 투(投)자는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으로 풀었는데, 투(投)자가 주는 뉘앙스가 독특해 돌아보게 된다.


투(投)와 관련해서는 야구의 투수(投手)나 국가기관 등에 글을 보내는 투서(投書), 그리고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投棄)한다는 등의 용례가 익숙하다. 아, 어떤 일에 혹은 강물에;; 투신(投身)한다는 표현도 있다. 이런 말들에서 볼 수 있듯이 투(投)가 들어가면 힘을 강하게 쓰는 것, 완전히 주는 것, 무언가 남김 없고 거침없이 함, 빠르면서도 주저함이 없음, 단호함 등이 떠오른다. 하여 내게 ‘투분(投分)’은 역시 인상적이다. “친구를 사귐(交友)에 정분을 던진다(投分)”?!! 그렇다. ‘정분(情分)’이다. 정분은 서로에게 홀딱 빠진 남녀의 마음에 대해서나 쓰는 말 아닌가. 이 구절은 우정을 말하고 있건만 다른 것도 아니고 정분을 던진다(投分)고 한다.


옛 글들을 보면 친구 간에 ‘투분(投分)’을 말하는 것도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관포지교(管鮑之交)나 문경지교(刎頸之交)와 같은 고사도 있다. 관중은 포숙아를 부모와 견준다. 자기를 낳아 준 이가 부모라면, 알아준 이는 친구 포숙아다! 관중은 자신이 지나온 모든 시간을 포숙아 없이 말할 수 없음을 생각했을 것이다. 한편 문경지교(刎頸之交)는 조(趙)나라의 장군 염파가 지난 날의 자기의 시기심을 후회하며 인상여에 대해 가졌던 존경심을 말해준다. 그대를 위해서라면 목을 매 죽는 일도 거리낄 게 없다는 것이다. 깊이 뜻을 헤아려보지는 못해도, 우리는 우정에 완전히 다른 차원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나의 천자문 교재에서만 보더라도 친구간의 사귐은 단지 사적인 일로 한정되지 않는다. 붕우(朋友)간의 도리가 부자(父子), 군신(君臣), 부부(夫婦)의 윤리를 떠받치고 있다. 벗을 사귀는 법을 모른다면 어떤 관계에서도 능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다시 ‘투분(投分)’. 저 모든 관계에서 핵심이 된다고도 할 수 있는 이 태도는 무엇인가.


‘교우투분(交友投分)’을 읽으며 들었던 첫 마음은 ‘뭘 그렇게까지’다. ‘친구 사이에 무슨 정분까지 던지고 말고…’. 그런데 다시 묻게 된다. 어째서 사귐의 일은 하찮은 것이 되는가. 왜 ‘투분(投分)’까지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나. 우리는 대체 어떤 일에는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어떤 일에는 흔쾌히(?!) 얄팍하게 굴어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친절한 얼굴로 사람을 속이곤 하며, 모든 것을 주는 양 하지만 실은 자기 몫 챙기느라 바쁜 스스로에 당혹스러워 하기도 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태도는 정말로 만사(萬事)에 대한 태도와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교우투분(交友投分)’ , 인간을 대하는 데에도 경지가 있으리라. 분명 우정에는 다른 차원이 가능한 것 같다.


이어지는 구절은 ‘절마잠규(切磨箴規)’(절차탁마하며 경계하고 간한다)다. ‘절마(切磨)’는 절차탁마(切磋琢磨)를 줄여 쓴 것으로 우리 책에서는 ‘학문을 강습하고 사욕을 이겨 다스리는 공부’라고 풀이한다. ‘잠규(箴規)’는 ‘선을 책하고 서로 닦는다’는 것. 이 절마잠규가 없으면 ‘붕우의 정분을 다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라 한다. 아, ‘공부하라’니...^^ 공부하지 않아도 이 모습 이대로 만날 수 있는 친구도 있는 것 아닐까. 하지만, 우리의 좁은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을 매번 만난다. 이럴 경우 단지 '친하다'는 것만으로는 상황을 함께 돌파하기 어렵다.


우리 연구실 프로그램에는 '절차탁마'가 있다. ‘잠규(箴規)’까지는 몰라도 우리는 이곳에서 자기를 연마하고자 한다.^^; 우리 자신을 연마하는 것, 이것은 결국 우리가 누군가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의 표시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관심도 없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들을 위하여(!) 우리는 절차탁마한다. 공부하는 자, 그는 누군가의  좋은 친구가 되고픈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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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09 02:08
    18 de agosto de 20Iidnacre09tável que nego teve as manhas de fazer a mesma merda que no ano passado, quando teve show do REM no Rio no mesmo dia que o Planeta Terra em novembro, em sampa.Ah, li no whiplash que o ACDC vai dar show unico no brasil, em sampa, obvio, no dia 4 de dezemb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