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비기너스 세미나

백 투 더 고대 그리스 4번째 시간[4.8] 공지

작성자
건화
작성일
2021-04-05 16:53
조회
65
이번주에는 피아르 아도의 『고대철학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7장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과 8장 제국시대의 철학을 읽고 세미나를 했습니다. 키니코스주의, 회의주의, 에피쿠로스주의, 스토아주의 등등 뚜렷하게 대비되는 색깔을 지닌 다양한 철학 사조들과 공동체들이 등장한 헬레니즘 시기의 철학이 특히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피에르 아도에 따르면 헬레니즘 철학자들은 서로 다른 철학담론을 제시했으나 그들의 철학을 촉발시키는 근본적 전제는 같았다고 합니다. 헬레니즘 철학자들은 “인간이 무지하기 때문에 비참, 불안, 악에 빠져 있다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모두 소크라테스와 견해를 같이했”(178쪽)다고 합니다.

철학의 근본적 전제는 ‘세계는 무구하다’가 아닐까 합니다. 철학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 인간의 운명에 악이 있다거나, 인간의 문명이 자연적 본성을 억압하고 있다거나, 인간의 불행은 궁핍에서 온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삶은 무구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유로워지기 위해 누군가에게 복종하거나, 어떤 외부적 조건에 의존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간의 비극적 운명 앞에서 비장해지는 것도 철학자의 취향에는 맞지 않습니다. 그는 그저 자신의 해석과 가치판단을 의심하고 고착된 관점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합니다. 아마추어들이 드라마틱한 구원을 찾을 때, 프로들은 오직 무구한 자연을 믿으며 항상적으로 자신의 삶을 돌봅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역시 에피쿠로스주의와 스토아주의였습니다. 두 학파는 매우 다릅니다. 에피쿠로스주의가 쾌락에 대해서 말한다면 스토아주의는 선의 추구에 대해 말하고, 에피쿠로스가 원자들의 우연적 마주침에 의해 생성되는 세계를 사유했다면 스토아학파는 모든 것이 모든 것에 내재적인 필연적 우주를 사유했죠. 이처럼 에피쿠로스주의와 스토아주의의 담론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었지만, 그러한 담론들이 유발하는 효과는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인간적인 관점을 자연화시키는 것이죠. 우리의 습관화된 해석의 체계에 불행의 원인이 있는 한, 이들의 전략은 ‘인간’, ‘정상’, ‘표준’을 배반하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의 입장에서 잘 산다는 것, 덕 있는 자가 된다는 것은 자신만의 덕을 자신의 삶의 방식을 스스로의 이해 속에서 창조하는 일을 함축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런 의미라면 윤리 혹은 도덕이라는 말이 굉장히 적극적인 의미를 지닐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 시간에는 <고대철학이란 무엇인가>를 끝까지 읽어오시면 됩니다. 간식은 나한샘이 맡아주셨습니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