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어 읽는 니체

차라투스트라 다섯 번째 시간 후기

작성자
박 순호
작성일
2018-05-02 12:57
조회
86
4월 30이 차라투스트라 다섯 번째 시간 후기

 

시작 10분전, 지난 4월27일에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뒷 이야기로 시작했다. 남과북의 경계선에 선 두 정상이

판문점의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각자의 나라에서 악수를 하며 남쪽 대통령이 말했다.

“나는 언제쯤 이 선을 넘을 수 있을까요”

“지금 넘어보시지요” 이래서 둘이 손잡고 북측으로 몇 발짝 갔다 되돌아오는 장면은 화기애애했다.

금방이라도 통일이 되고 경계가 그대로 허물어질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소리내어 “니체...” 책을 읽고 난 후 토론시간이 되자 나는 언제쯤 경계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문장 하나하나를 잘근잘근 씹듯 해석해내는 회원들을 보며 한마디도 못하고 경청만 하고 있은지도 벌써 다섯 번째 시간이다.

처음 접하는 ‘차라투스트라..’의 책도 어렵고, 회원들의 말도 어렵다. 재치라도 있다면 젊은 김정은처럼 그나마 존재가치라도 있을텐데....

 

오늘의 주제는 ‘우연을 긍정하라는 말’과  ‘주사위와 주사위놀이’에 대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우리가 태어난 것은 지극이 우연적인 사건인데 이것을 필연으로 만들라는 것. 과거가 현재의 원인이듯 미래에 일어날 어떤 일은

지금 이 순간이 원인이 되므로 현재의 순간이야말로 모든 과거와 미래가 만들어지는 필연으로 귀결된다는 얘기였다.

그러므로 우연을 긍정하고 우리는 이러한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고도 했다. 반복되고 있는 것은 주사위라는 대상이나 떨어지는

숫자가 아니라 하늘을 향해 던지고(우연) 땅을 향해 떨어지는(필연) 순간이니 현재를 놓치면 영원을 놓친다는 그런 이야기 같았다.

 

오늘 낭독한 ‘중력의 정령에 대하여’(p317) 의 다음 글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감당하기가 고되다! 낯선 것을 너무나도 많이 어깨에 메고 가기 때문이다.

낙타처럼 무릎을 꿇고 제대로 짐을 싣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는, 억센, 짐을

무던히도 지는 사람은 낯선 무거운 말과 가치를 너무나도 많이 짊어진다. 그래서 삶이 황량한 사막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진정! 자신의 그 많은 소유물을 지고 가기에도 벅찬 터에! 게다가 사람의 내면에 있는 많은 것은 굴과 같다.

즉 역겹고 미끌미끌하며 좀처럼 잡히지가 않는다“

‘내 것도 버거운데 내 것이 아닌 것을 지고 가느라 삶이 황량한 사막으로 여겨진다’는 글에 공감했다.

‘사람의 내면은 역겹고 미끌미끌하며 좀처럼 잡히지 않는 굴과 같다’는 말에 또 다시 무릎을 친다.

아직 철학이 무엇인지, 니체의 사상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프리드리히 니체에 따르면 사람의 정신이 낙타에서 사자로

그리고 아이로 변한다는데 나는 아직 낙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내가 지고 있지 않아도 되는 짐은 내려놓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보는 사자의 단계에 가도록 이 시간을 빌어 깊이 사고해야겠다.

철학책에 이렇게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글이 있다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늦은 나이에 니체라는 철학자에 흠뻑 빠지게 생겼다.

 

 

 
전체 2

  • 2018-05-02 19:03
    니체를 향해 '넘어' 가시는 선생님이 보이는군요~ 낙타에서 사자로^^!!

  • 2018-05-04 09:36
    순호샘 쑥개떡 마니아인 제가 먹어본 샘의 쑥깨떡 인정합니다... 남으면 몰래 싸갈려했는데 바닥이 났더군요 ㅠㅠ
    정성스런 후기까지 세미나의 한 싸이클 넘기셨네요 추카추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