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한강

거협 3~4, 재유 1~2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8-10-26 17:16
조회
66
거협 제3장

聖人 不死 大盜 不止 雖重聖人 而治天下 則是重利盜跖也 爲之斗斛以量之 則竝與斗斛而竊之 爲之權衡以稱之 則竝與權衡而竊之 爲之符璽以信之 則竝與符璽而竊之 爲之仁義以矯之 則竝與仁義而竊之 何以知其然邪 彼竊鉤者 誅 竊國者 爲諸侯 諸侯之門 而仁義存焉 則是非竊仁義聖知邪 故 逐於大盜 揭諸侯 竊仁義 竝斗斛權衡符璽之利者 雖有軒冕之賞 弗能勸 斧鉞之威 弗能禁 此 重利盜跖 而使不可禁者 是乃聖人之過也
성인이 죽지 않으면 대도는 사라지지 않는다. 비록 성인이 거듭 나타나서 천하를 다스린다 해도 결국 그것은 도척을 거듭 이롭게 하는 것이다. 천하를 다스리기 위해 되와 곡을 만들어 곡식 양을 헤아리면 도둑을 되와 곡까지 함께 훔치고, 천하를 다스리기 위해 저울로 곡식을 재면서 저울까지 함께 훔치고, 천하를 다스리기 위해 부절로 서로 믿게 하고서 무절까지 함께 훔치며 천하를 다스리기 위해 인의로 바로잡으려 하다 인의까지 함께 훔친다. 어떻게 그러함을 알 수 있는가? 혁대 고리를 훔친 자는 죽임을 당하지만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된다. 제후의 문에는 인의가 있으니 그렇다면 이것은 인의와 성지를 훔친 게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큰 도둑은 제후로 높아지고 인의를 훔치고 되와 저울 부새의 이로움까지 함께 훔치는 자들은 비록 높은 관직으로 상을 내려도 선을 권할 수 없고 도끼로 위협해도 도둑질을 금할 수 없다. 이는 도척 같은 도둑을 거듭 이롭게 해서 금지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성인의 잘못이다.

-爲之 : 천하를 다스리기 위하셔
-斗斛 : 되와 말. 곡식을 재는 단위.
-利 : 편리함과 이익.
-斧鉞之威 弗能禁 : 형벌로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법가와 반대로 형벌을 멈춰야 죄가 없게 된다는 주장.
-聖人之過 : 성인이 나타나 세상을 다스려야 한다는 유가의 주장과 달리 도척과 같은 잔인한 도둑이 나타나는 이유는 성인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장자.

 
故曰 魚 不可脫於淵 國之利器 不可以示人 彼聖人者 天下之利器也 非所以明天下也 故 絶聖棄知 大盜 乃止 擿玉毁珠 小盜 不起 焚符破璽 而民朴鄙 掊斗折衡 而民 不爭 殫殘天下之聖法 而民始可與論議
擢亂六律 鑠絶竽瑟 塞瞽曠之耳 而天下 始人含其聰矣 滅文章 散五采 膠離朱之目 而天下 始人含其明矣 毁絶鉤繩 而棄規矩 攦工倕之指 而天下 始人有其巧矣 故 曰 大巧若拙 削曾史之行 鉗楊墨之口 攘棄仁義 而天下之德 始玄同矣 彼人含其明 則天下 不鑠矣 人含其聰 則天下 不累矣 人含其知 則天下不惑矣 人含其德 則天下不僻矣 彼曾史 楊墨 師曠 工倕 離朱 皆外立其德 而以爚亂天下者也 法之所無用也
그러므로 물고기는 연못을 벗어날 수 없고 나라의 이로운 제물은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성인이란 천하의 이로운 제물이므로 천하에 밝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성인과 지식을 끊어버려야 대도가 그치며 보옥을 던지고 주옥을 훼손해야 작은 도둑이 일어나지 못하고, 부절을 깨야 백성들이 소박함을 회복하고 되를 부수고 저울을 잘라버려야 백성들이 다투지 않으며 천하의 성법을 없애야 백성들이 비로소 의논할 수 있다.
육율을 끊어버리고 피리를 자르고 금을 태워버리고 사광의 귀를 막아버려야 천하에 비로소 사람들이 밝을 귀를 가질 것이며 화려한 무늬를 없애고 다섯 가지 채색을 흩어 버리고 이주의 눈을 붙여버려야 천하에 비로소 사람들이 밝은 눈을 가질 것이며, 갈고리와 먹줄을 끊어버리고 그림쇠와 곱자를 버리고 공수의 손가락을 꺾어야 천하에 비로소 사람들이 그 기교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큰 기술은 졸렬한 것과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증삼과 사추의 행실은 깎아버리고 양주와 묵적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인의를 물리쳐 버리면 천하의 덕이 비로소 미묘하게 하나가 될 것이다. 천하 사람들이 본래 밝은 눈을 갖게 되면 천하가 녹지 않을 곳이고 천하 사람들이 그 밝은 귀를 갖게 되면 천하가 얽매이지 않을 것이고 사람들이 그 밝은 지혜를 갖게 되면 천하가 미혹되지 않을 것이며 천하 사람들이 그 덕을 갖게 되면 천하가 치우치지 않을 것이다. 증삼과 사추, 양주, 묵적, 사광, 공수, 이주는 모두 외물로 자신의 덕을 세워 천하를 어지럽힌 자들이니 규범으로는 쓸모가 없다.

-尙賢을 반대하는 글.
-朴鄙 : 樸野과 같음.
-六律 : 음악의 정해진 곡조.
-含 : 내면에 지키는 것.
-古拙 : 동양의 예술론에서 자주 인용됨. 자연스러운 美.
-膠離朱之目 : 이주의 눈을 아교풀로 붙여야 한다.

 

거협 제4장

子 獨不知至德之世乎 昔者容成氏 大庭氏 伯皇氏 中央氏 栗陸氏 驪畜氏 軒轅氏 赫胥氏 尊盧氏 祝融氏 伏犧氏 神農氏 當是時也 民 結繩而用之 甘其食 美其服 樂其俗 安其居 隣國 相望 鷄狗之音 相聞 民 至老死 而不相往來 若此之時 則至治已 今 遂至使民 延頸擧踵 曰某所 有賢者 贏糧而趣之 則內棄其親 而外去其主之事 足跡 接乎諸侯之境 車軌 結乎千里之外 則是上 好知之過也
그대는 지덕의 시대를 모르는가? 옛날 용성씨, 대정씨, 백황씨, 중앙씨, 율륙씨, 여축씨, 헌원씨, 혁서씨, 축융씨, 복희씨, 신농씨가 천하를 다스리던 당시 백성들은 끈을 매어 의사표시에 사용했고 자기가 먹는 것을 달게 여겼고 자기가 입는 것을 아름답게 여겼으며 자신의 풍속을 즐겼고 자신이 거처하는 곳을 편안하게 여겼고 이웃나라가 서로 보이고 닭 우는 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서로 들릴 정도였는데도 백성들은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시대야말로 지극히 잘 다스려진 시대다. 지금에 와서는 마침내 백성들로 하여금 목을 길게 빼고 발꿈치를 들고서 “어디어디에 현자가 있다”고 말하게 하여 식량을 짊어지고 달려가게 하였으니 안으로는 부모를 버리고 밖으로는 군주에 대한 의무를 버려 발자취가 다른 제후국의 경계까지 미치고 수레바퀴 자국이 천리 밖까지 연결되었다. 이것은 윗사람이 지혜를 좋아하게 되어 비롯된 과실이다.

-知 : 利와 같다. 정보, 도덕과 같은 앎.
-結繩 : 끈을 묶어서 의사소통을 했음. 그만큼 복잡하게 살지 않았다는 뜻.
-甘其食 : 자기가 자기 땅에서 농사 짓고 사는 것을 암시. 자신이 먹는 것을 달게 여긴다. 위진남북조 무릉도원의 모습.
-不相往來 : 백성들이 서로 다른 나라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上 誠好知而無道 則天下 大亂矣 何以知其然邪 夫弓弩畢弋機變之知 多則鳥 亂於上矣 鉤餌罔罟罾笱之知 多則魚 亂於水矣 削格羅落罝罘之知 多則獸 亂於澤矣 知詐漸毒 頡滑堅白 解垢同異之變 多則俗 惑於辯矣 故 天下每每大亂 罪在於好知 故 天下 皆知求其所不知 而莫知求其所已知者 皆知非其所不善 而莫知非其所已善者 是以 大亂 故 上悖日月之明 下爍山川之精 中墮四時之施 惴耎之蟲 肖翹之物 莫不失其性 甚矣夫 好知之亂天下也 自三代以下者 是已 舍夫種種之民 而悅夫役役之佞 釋夫恬淡無爲 而悅夫啍啍之意 啍啍已 亂天下矣
윗사람이 참으로 지헤를 좋아하고 도가 없으면 천하가 어지러워진다. 어떻게 그러함을 아는가? 활과 쇠뇌와 그물과 주살과 새로운 기기를 아는 것이 많아지면 새는 위에서 어지러워하고 낚시바늘과 낚시도구와 그물에 대한 앎이 많아지면 물고기는 물에서 어지러워하며 대나무 우리와 그물과 함정에 대한 앎이 많아지면 짐승들은 못에서 어지러워지고, 남을 속이는 지혜와 배끄러운 말재주와 견백론을 많아지면 세속 사람들이 변론에 미혹된다. 그러므로 천하는 항상 크게 어지러워지니 죄는 지혜를 좋아하는 것에 있다.
그러므로 천하 사람들이 모두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을 알려고 하고 이미 알고 있는 것은 구할 줄 모르며, 모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을 비난할 줄만 알고 이미 좋다고 생각한 것을 그르다고 할 줄은 모른다. 그 때문에 세상이 크게 어지러워진다. 그러므로 위로는 해와 달의 밝음에 어그러지고 아래로는 산과 강의 기운을 녹이고 인간이 사는 곳에서는 사계절의 운행을 파괴하고 땅 위를 기어다니는 벌레와 나비와 벌까지 자연스러운 본성을 잃는다. 심하구나 지혜를 좋아함이 천하를 어지럽힘이여. 삼대 이래 세상이 바로 이런 시대다. 순박한 백성을 버리고 열심히 일하고 말 잘하는 자를 좋아하며 차분하고 안정적이며 무위하는 것을 버리고 말 잘하는 것의 뜻을 좋아하니, 말이 많아지면 천하가 어지러워진다.

-好知의 재앙.
-已知 : 소박함.
-種種 : 순박함.
-役役 : 열심히 일하는 모습.
-恬淡 : 차분하고 안정적인 모습.

 

 
제11편 재유

재유 제1장

聞在宥天下 不聞治天下也 在之也者 恐天下之淫其性也 宥之也者 恐天下之遷其德也 天下不淫其性 不遷其德 有治天下者哉 昔堯之治天下也 使天下 欣欣焉 人樂其性 是 不恬也 桀之治天下也 使天下 瘁瘁焉人苦其性 是 不愉也 夫不恬不愉 非德也 非德也 而可長久者 天下 無之
천하를 놓아둔다는 말은 들었어도 천하를 다스린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천하를 놓아두는 것은 천하가 그 본성을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해서이고 놓아두는 것은 천하가 그 덕을 바꿀까 두려워해서이다. 천하가 그 본성을 벗어나고 그 덕을 옮겨가면 천하를 다스릴 일이 있겠는가.
옛날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적에는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기뻐하며 그 본성을 인위적으로 즐기게 했으니 이는 자연스러움이 아니고, 걸이 천하를 다스릴 적에는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일을 많이 시켜 고달파 사람들이 그 본성을 고통스러워했으니 이것은 즐겁게 한 것이 아니다. 편안하지 않고 즐겁게 하지 못한 것은 타고난 덕이 아닌데 타고난 덕이 아니고서 장구할 수 있는 경우는 천하에 없다.

-宥 : 1. 넉넉하다. 2. 자유자재로 놔두다.
-淫 : 범위를 벗어난 것.
-恬 : 자연스럽고 편안함.
-瘁瘁 : 일을 너무 많이 시켜 고생하게 하다.

 

人大喜邪 毗於陽 大怒邪 毗於陰 陰陽 竝毗 四時 不至 寒暑之和 不成 其反傷人之形乎 使人 喜怒 失位 居處 無常 思慮 不自得 中道 不成章 於是乎 天下 始喬詰卓鷙 而後 有盜跖曾史之行 故 擧天下 以賞其善者 不足 擧天下 以罰其惡者 不給 故 天下之大 不足以賞罰 自三代以下者 匈匈焉終以賞罰 爲事 彼 何暇 安其性命之情哉
사람들이 너무 기뻐하는가? 양기가 지나친 것이다. 크게 노하는가? 음기가 지나친 것이다. 음양이 모두 지나치면 사계절이 제때 이르지 않고 추위와 더위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도리어 사람의 몸이 손상된다. 가령 사람들이 기쁨과 노여움의 적절한 경계를 잃고 거처함에 일정함이 없게 되고 생각에 스스로 터득함이 없으며 균형감각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이에 천하는 비로소 비난하고 사납게 굴게 된다. 이렇게 된 뒤 도척, 증삼, 사추와 같은 자의 행위가 나타난다. 그러므로 천하의 모든 재물을 다 동원하여 잘하는 자에게 상을 주어도 부족하며 모든 천하의 벌을 악인에게 주더라도 부족하다. 이처럼 천하의 광대함으로 상벌을 주어도 족하지 않다. 삼대 이래 사람들은 떠들썩하게 떠들며 끝내 상벌을 일삼으니 저렇게 하면 어느 겨를에 사람들이 성(性)과 명(命)의 안정시킬까.

-毗 : 조장한다는 의미와 같음.
-成章 : 조화를 이룸.
-喬詰卓鷙 : 잘났다고 떠들며 사납게 굴다.
-匈匈 : 떠들썩함.

 

而且說明邪 是 淫於色也 說聰邪 是 淫於聲也 說仁邪 是 亂於德也 說義邪 是 悖於理也 說禮邪 是相於技也 說樂邪 是相於淫也 說聖邪 是相於藝也 說知邪 是相於疵也
天下 將安其性命之情 之八者 存 可也 亡 可也 天下 將不安其性命之情 之八者 乃始臠卷獊囊而亂天下也 而天下乃始尊之惜之 甚矣 天下之惑也 豈直過也而去之邪 乃齊戒以言之 跪坐以進之 鼓歌以儛之 吾若是何哉
그런데도 밝게 보기를 추구하는가? 이는 아름다운 색깔에 지나치게 탐닉하는 것이다. 귀 밝기를 좋아하는가? 이것은 아름다운 소리에 지나치게 탐닉하는 것이다. 인(仁)을 좋아하는가? 이것은 덕에 탐닉하는 것이다. 의(義)를 좋아하는가? 이것은 이치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예를 좋아하는가? 이것은 기교를 조장하는 것이다. 예악을 좋아하는가? 이것은 감정이 격해지는 것을 돕는 것이다. 성(聖)을 좋아하는가? 이것은 잡다한 기교를 돕는 것이다. 지(知)를 좋아하는가? 이것은 헐뜯음을 조장하는 것이다.
천하 사들이 타고난 성명의 실정을 편안하게 여길 수 있으면 이 여덟 가지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그러나 천하 사람들이 타고난 성명의 정을 편안히 누리지 못하면 이 여덟 가지는 비로소 서로 구속하고 해치며 번거롭게 흔들어 천하를 어지럽힐 것이다. 그런데도 천하 사람들은 마침내 그것을 드높이고 애석히 여기니 천하 사람들의 미홋됨이 심하구나. 어찌 지나다 들러 보기만 하고 거쳐 가겠는가. 신성하게 여기며 그것을 말하고 북 치고 노래하며 춤을 추며 찬양할테니 내가 어쩌겠는가.

-相 : 조장하다.
-存 可也 亡 可也 :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다.
-臠卷獊囊 : 서로 구속하고 해치고 물리치다.
-齊戒 : 신성시 한다는 의미.

 

故 君子 不得已而臨莅天下 莫若無爲 無爲也而後 安其性命之情 故 貴以身於爲天下 則可以託天下 愛以身於爲天下 則可以寄天下 故 君子 苟能無解其五藏 無擢其聰明 尸居而龍見 淵黙而雷聲 神動而天隨 從容無爲 而萬物 炊累焉 吾 又何暇 治天下哉
그 때문에 군자가 어쩔 수 없이 천하를 다스리게 되면 무위(無爲)만한 것이 없다. 무위한 뒤에 성명의 정을 안정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자기 몸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면 천하를 맡길 수 있고 자기 몸을 천하보다 아끼면 천하를 의탁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참으로 자기 오장을 풀어해치지 않고 자신의 총명을 끌어내지 않을 수 있으면 능력의 발휘를 방기하고 가만히 있어도 용처럼 출현할 수 있고 깊은 물처럼 침묵하고 있어도 우레처럼 큰 소리를 낼 수 있으며 정신이 움직이면 천지가 따라 조용히 무위하며 만물이 저절로 자랄 것이니 내가 어느 겨를에 천하를 다스리겠는가.

-情 : 실천의 의미.
-龍見 : 군주의 대단한 능력이 발현됨을 말함.

 

재유 제2장

崔瞿 問於老聃 曰 不治天下 安藏人心 老聃曰 女 愼 無攖人心 人心 排下而進上 上下 囚殺 淖約柔乎剛彊 廉劌彫琢 其熱 焦火 其寒 凝氷 其疾 俛仰之間 而再撫四海之外 其居也 淵而靜 其動也 縣而天 僨驕而不可係者 其唯人心乎
최구가 노담에게 물었다. “천하를 다스리지 않으면 어떻게 사람 마음을 다스립니까?”
노담이 말했다. “너는 삼가서 사람 마음을 쥐고 흔들지 말라. 사람 마음은 밀쳐내고 올리기도 하는데 위와 아래가 서로 죽이려 하며 부드럽게 유인해서 강한 것을 부드럽게 하며 모질게 새기고 쪼아대니 그 뜨거움은 타오르는 불과 같고 차가움은 얼어붙은 얼음 같고 빠르기는 고개를 숙였다 드는 순간 온 세상을 재차 돌 정도이고 가만히 있을 때는 물처럼 조용하며 움직일 때는 어느 순간 하늘에 걸린다. 이처럼 제멋대로 내달려서 붙들 수 없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淖約 : 부드럽게.
-廉劌 : 날카롭게 상처입히는 모습.

 

昔者 黃帝 始以仁義 攖人之心 堯舜 於是乎 股無胈 脛無毛 以養天下之形 愁其五藏 以爲仁義 矜其血氣 以規法度 然 猶有不勝也 堯於是 放讙兜於崇山 投三苗於三峗 流共工於幽都 此 不勝天下也
夫施及三王 而天下 大駭矣 下有桀跖 上有曾史 而儒墨 畢起. 於是乎 喜怒相疑 愚知相欺 善否相非 誕信相譏 而天下衰矣 大德 不同 而性命 爛漫矣 天下 好知 而百姓 求竭矣 於是乎 釿鋸 制焉 繩墨 殺焉 椎鑿 決焉 天下 脊脊 大亂 罪在攖人心 故 賢者 伏處大山嵁巖之下 而萬乘之君 憂慄乎廟堂之上
옛날 황제가 처음 인의로 사람 마음을 쥐고 흔들었고 요와 순이 이때문에 다리털이 없어질 정도로 천하를 길렀고, 오장을 수고롭게 하면서 인의를 행하고 혈기를 드러내면서 법도를 만들었다. 그러나 감당하지 못할 것이 있어서 요는 그 때문에 환두를 숭산으로 추방하고 삼묘를 삼위로 내쫓고 공공을 유도로 유배보냈으니 이것은 천하를 감당하지 못해서이다.
삼왕의 시대 이래 천하는 크게 놀라게 되었다. 아래로는 도척이 있고 위로는 증삼과 사축이 있어 유가와 북가가 모두 일어났다. 이때문에 이들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가 서로 의심하고 어리석은 이와 지혜로운 이가 서로 속여 천하가 쇠퇴하게 되었다. 대덕이 같지 않게 되었고 성명이 흩어졌으니 천하가 앎을 좋아하고 욕심을 끝까지 부리게 되었다. 이에 도끼나 톱으로 자르는 형벌이 가해지고 밧줄로 포승하고 몽둥이로 결딴내게 되었다.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졌으니 이 죄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 데 있다. 그 때문에 현자들은 높은 산이나 험준한 바위 아래 숨어 살게 되었고 만승의 군주들은 묘당 위에서 근심하게 되었다.

-攖 :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쥐고 흔든다는 뜻.
-<묵자>의 우임금 고사의 변형.
-不勝 : 감당하지 못함.
-施及三王 : 삼대 왕에 이르러.
-脊脊 : 크게 어지러워지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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