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글쓰기

7.4 주역과 글쓰기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1-06-30 15:44
조회
83
뇌산소과는 이름을 보면 '소과(小過)'란 대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잘못을 했는데 조금만 했다는 걸까? 아니면 평소보다 조금 과하게 노력해 보라는 걸까? 토론 시작부터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 했던 것 같네요^^;;; 뇌산소과는 괘상을 보면 구삼효와 구사효를 위아래로 음이 둘러싸고 있는 괘입니다. 중간에 양이 버티고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작은 것[小]'이 득세하고 있죠. 즉 자잘한 과오들이 많은 시대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꼼수'가 판을 치는 시대죠. 이런 시대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지 않으면 휩쓸리기 쉽습니다. 큰 것도 아니고 자잘하면서 어쩐지 유용한(?) 꼼수들이기에 더 합리화 하기도 쉽고요. 그래서 이 괘는 세상에 소인이 판을 치고 있을 때 너라도 일상을 지키고 살라고 합니다. 대상전의 제안은 다른 괘들에 비하면 무척 작습니다. 공손하게 행동하고, 장례식장에서는 슬퍼하고, 검소하라...대상전의 말들 치고는 무척 평범한데, 이것이 뇌산소과괘의 지침이기에 울림이 큰 것 같습니다. 산 위에서 우레가 치면 평지에서보다 더 가깝게 들립니다. 작은 잘못들, '꼼수'가 판을 칠 때 비로소 일상은 더 가까이 해야 하는 것이 됩니다.

뇌지예괘는 '열광'의 괘입니다. 양호가 하나, 그것도 네 번째 자리에 있습니다. 드디어 양효 하나가 겉으로 드러나게 되었으니, 음효들은 그 양효를 바라보며 열광하게 되지요. 그야말로 스타, 양효 하나만 바라보며 즐거워 하는 괘입니다. 그리고 이런 긍정적인 괘일수록 효의 내용은 늘 경계하라고 말합니다. 특히 즐거울 때 반드시 사고가 생깁니다. 평소보다 더 들뜬 기분을 주체하지 못해서 반드시 떠들고 다니거든요. 안 하던 행동도 하고요. 우리는 기쁜 일 하면 열광의 도가니가 되는 것을 생각하지만, 동양에서는 기쁜 일일수록 그 마음을 다스리고 오히려 별 거 아닌 것처럼 행동할 것을 강조합니다. 이는 특별히 점잖빼는 게 아니라 기쁜 일로 인해 경거망동할 수 있다는 것까지 함께 아는 것입니다. '기미를 읽는다'는 것은 이렇게 신경쓸 게 많지요^^;;

이번에 읽은 괘들은 모두 소수의 효를 중심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음이 많은 괘이지만, <주역>의 괘를 해석할 때는 반드시 소수의 괘가 중심이 됩니다. 왜냐하면 그 소수의 효야말로 '앞으로 되어갈 힘'이기 때문입니다. 괘들은 지금 내가 알 수 없는 힘의 세력을 기호로 표현한 것이고요. 이처럼 <주역>의 괘들은 우리가 변화무쌍한 세계를 살아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 줍니다. 나를 둘러싼 힘은 반드시 때가 이르면 다른 힘과 교대하며, 여기에는 규칙이, 반복이 존재한다는 것 말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주역> 풍천소축, 풍택중부 읽어옵니다.

나눠드린 <자연의 동시성과 정신> 프린트 읽어옵니다.

<역학원리강화> '도덕' 부분에서 질문 1개 만들어옵니다.


후기는 영주샘.

간식은 소정샘, 지산샘.


일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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