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글쓰기

7.11 주역과 글쓰기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1-07-07 15:01
조회
112
어느새 2학기 마지막 시간만 남겨두고 있네요. <주역>도 절반이나 읽었고요.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지만 질세라 힘이 넘치는 팀주역^^ 간단하게 공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풍천소축(風天小畜)'과 '풍택중부(風澤中孚)'를 읽었습니다. 축(畜)은 '쌓인다'는 뜻인데, '소유'를 뜻하는 유(有)와는 다른 뉘앙스가 있습니다. '소축'은 연약한 힘이 다른 양들을 잘 제어해서 잘 기르는 힘을 의미하죠. 이 다음, 음양이 잘 만나서 비가 내리기를 기다리면서 말입니다. 소축과 같이 음효가 하나일 때는, 음양이 비등할 때처럼 뭔가를 이루기에는 약합니다. 따라서 내실을 다질 수는 있어도 전체 덕을 기르기에는 부족하죠. 이때는 진정한 믿음과 정성으로 서로를 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그 쌓여가는 작은 것들이 바로 변화의 조짐이라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풍택중부는 뇌산소과와 많이 비교됩니다. 소과(小過) 같은 경우 음이 중앙의 양을 감싸고 있는, 그래서 비록 양이 서로 붙어 있고 중앙에 있지만 날뛰는 작은 것들을 간과할 수 없다는 교훈을 담고 있었죠. 중부는 소과괘와 반대로 중앙 두 효가 음효입니다. 우리 마음은 평소에는 편견으로 가득 차 있지요. 진실하다는 것은 그 편견을 걷어내고 마음을 비우는 것을 말합니다. 이 괘를 가지고 스스로에 대해 신뢰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토론을 많이 했습니다. 도대체 뭘 믿고 내가 옳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혹은,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그를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이 문제가 어려운 이유는 늘 우리에게 사심이 작동하기 때문이겠죠. 타인, 혹은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 늘 작동하는 이익을 계산하는 마음,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마치 당위처럼 작동하는 것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자기 내부를 비우는 자기 수련과 그 수련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마주쳐야 하는 타자와의 관계입니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있지 않으면,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나 어떤 일에 대한 판단기준을 갖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 됩니다. 왜냐하면 관계에서 신뢰란 결국 그 관계의 과정 속에서 찾는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꼭 믿고 지켜야 할 규정이 따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예 세상 다 믿을 수 없는 것 투성이인 것도 아니죠. 신뢰란 관계 안에서 입증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강의를 듣다보니 관계에서 신뢰를 묻거나 질문하는 것에 유난히 무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편적 윤리를 찾거나, 아예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하며 허무주의에 빠지거나, 이 극단을 오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이렇게 사람이 극단적이게 되는 이유는 그 과정을 겪고, 견디는 것을 계속 무시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역>의 괘 하나하나는 모두 관계와 과정을 보여주고 있죠. 이점 염두에 두고 계속 읽어봐야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주역> 풍화가인, 풍뢰익 읽어옵니다.


후기는 수정.

간식은 가토샘, 정랑샘


일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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