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NY

3학기 1주차 후기

작성자
승연
작성일
2021-08-01 13:37
조회
128
3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1주차에는 2학기 에세이 발표를 못했던 4분의 발표, 피드백, 루신 인트로 강의가 있었습니다.

추가 발표 : 승연, 난희, 나영, 고은

피드백 : 주영, 인영, 수연, 은옥, 승연, 고은, 나영

주영샘

우정에 대해 무난하게 썼다. 그럼에도... 우정과 사랑과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지점에서 더 사유하고 출발해보라. 니체는 관계를 어떻게 사유하는가. 서론에 니체를 만난 지점이 나와야 한다. 왜 니체를 가지고 이 문제를 다시 보게 되었는지. 글에서 다른 사람에게 내가 어떤 친구로 느껴지지가 초점이고 나는 어떤 사람을 친구라고 느끼고 좋아하는가 없다. 그런 부분이 오히려 자신을 잘 보여주는 지점이다. 보충해서 더 써라. 니체에게는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니체를 통해 우정뿐만이 아니라 관계에 대해 더 확장시켜서 보라. 누군가를 만나서 관계를 맺는 것은 주체의 문제 이전의 힘과 욕망의 문제다. 관계를 맺는 것, 사귀는 것을 무엇일까? 노예와 폭군은 왜 친구를 사귈 수 없는가? 더 들어가보라. 니체에 있어서 우정이란 좋고 나쁜 친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악인이라도 좋은 친구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인영샘

자신의 매듭 하나가 넘어갔다.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는 것까지 같다. 그럼에도... 이제 직시한 자기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글의 구성은 괜찮다. 1~2번까지 서론에 해당된다. 불필요한 것을 빼내야 한다. 추상화 과정이 필요하다. 퇴고를 하면서 없어도 되는 문제를 지워라. 그동안 나의 읽기가 어떤 것이 문제였는지. 니체에게 읽는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은, 쓴다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타자에 대한 고민, 내가 세미나를 하면서 어떻게 타자와 함께 읽으면서 나의 세계에 균열을 내주었는가. 읽고 쓴다는 것이 달라지는 지점에 대해 써라.

수연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감당할 수 있는 기본적 체력이 부족하다. 기본 체력은 문장과 단락으로 드러난다. 조형의 개념이 필요하고 문장이 더 숙고 되어야 한다. 목차도 정돈되지 않고 글에 나밖에 없다. 벙벙한 자기 허무, 1~3번까지 서론이 되어야 한다. 니체를 통해 나의 허무를 사유해라. 허무주의, 근대인이 앓고 있는 고유한 병, 나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동시대인들이 공감하는 이상과 현실에 대한, 세계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이 병, 허무감, 무기력은 뭘까? 무기력과 답답함 앞에서 도피하고 답답했던 것은 무엇일까를 니체를 따라가면서 진단해라. 중복된 문장을 지워내고 인용문 해석 더 해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한 것은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았다는 것이 남아 있다. 문제는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나의 행위와 나를 분리하느 것, 그 지점을 보라. 문제 하나를 다르게 본 지점, 되묻고 되짚어 보고 질문을 다르게 던져보고, 차분차분한 과정이 글의 과정이다. 그래도 아직은 20대이니....

은옥샘

문제를 이야기하고 니체를 통해 나의 문제를 넘어가려고 하는 몸부림과 노력이 어마어마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나의 문제를 빨리 니체를 가지고 해결하려고 한다. 니체를 만나야 하는데 니체에 의존하려고 한다. 니체를 출발점으로 삼지 말고 내가 반복해서 문제가 되는 지점에서 출발해라. 2~3번 같은 챕터로 구성, 내가 딱히 문제가 없는데, 왜 나는 자신에 불만족, 부정을 떠나지 못하는가? 그럴 때마다 긍정에 빨리 도달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문제를 넘어가고 싶은 마음은 내 앞의 문제를 직시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내가 반복되는 괴로움, 못 보는 것을 보라. 니체를 공부하면서 괴로운 내 마음의 응어리를 보라. 괴롭게 마주한 경험, 그것을 쓰면 니체를 만난 것이다. 뭔가의 결여감이 떠나지 않는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 편하게 써라. 열등감? 그것을 직면해라. 결여감은 항상 결여되지 않는 이상과 함께 간다. 그 상상하는 강도만큼 더 결여를 느낀다. 그 악순환을 써라. 결여감 자체가 이상을 구축하는 것이다. 내 이갸기를 쓰면서 니체의 메커니즘을 끼워 넣듯이 써보라.

정아샘

차분하게 본인의 경험을 가지고 잘 썼다. 그럼에도... 예측불가능성의 세계, 여기서만 그치면 니체까지 못 간 것이다. 우연을 내포한 필연으로서의 세계, 세계와 존재를 내가 어떤 지점에서 오해하고 있었는가가 더 드러나야 한다. 조금이라고 공부를 하면서 세계를 이해하고 깨지고 바뀐 지점이 나와야 한다. 예측가능성이 왜 오류인지. 왜 우리는 믿어버리는지, 그것을 더 풀어보라. 내가 한 발짝 더 나아가 나의 행위들이 나의 의지와 계획으로 환원하지 않을 수 있는 지점, 내가 우주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 되는 대로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필연성과 맞물리는 것인지 이해하는 과정을 보충하면 된다.

승연샘

편안하게 썼다. 답을 내려고 하는 강박이 덜 느껴진다. 그럼에도... 3번의 단정적인 부분, 자연성과 같은 본능은 무엇을 의미하고 공부를 못 놓게 하는지가 더 나와야 한다. 예전에 당위와 목적 때문에 공부를 했다면 이제는 공부를 본능 속에서 생각하는, 나를 공부로 추동하는 힘이 무엇인지 더 나와야 한다. 공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공부의 상이 어떻게 변화되는지의 과정이 더 나와야 한다. 몰락을 중심 키워드로 더 해석해서 써라. 니체적 사유에서 몰락을 더 집중해서 써보라. 어떻게 기쁘게 몰락할 수 있는가? 공부를 어떻게 몰락의 장이자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몰락하는 과정에서 나의 것으로 공부하는 것을 배울 수 있을까? 규문에서 공부, 직장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뭘까? 모든 것을 공부하는 장으로 만든다는 것은 뭘까? 직장 자체가 나의 배움의 길, 장이 될 수 있는 것은 뭘까? 몰락을 키워드로 다시 구성해보라.

고은샘

지금 배 속에 아기를 잉태하신 샘, 오늘이 9개월 1일차 돌입, 제목을 달아야 한다. 2번까지가 서론, 문제를 2번에서 시작, 니체에게는 잉태, 개념을 갖는 것과 비슷하다. 아이를 임신하고 낳는 것을 경험을 통해 사유를 하고 연결 지어야 한다. 3번의 고통은 니체적 고통이 아니라 통증이다. 아기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써야 한다. 내심 기다린 아기, 아기가 나에게로 온 특별한 경험을 하면서 아기가 나에게로 와서 나를 엄마로 만들어준 것이다. 이런 사건을 통해 존재에 생겨난 질문들, 그런 질문을 만들어서 써야 한다.

나영샘

자신이 진단한 문제가 무엇인가? 무엇이 괴로웠던 것인가? 자신이 생각하는 문제의 지점, 그 현상의 뿌리에 뭐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보고 있는가? 자신이 문제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독한 나르시시즘이 있다.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예쁘게 굴러가야 한다. 세계를 그렇게 만들고 싶은 것이다. 애정과 애착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애’가 문제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만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자기가 정당화되는 기제가 계속 발생된다. 의심해야 하는 것이 왜 좋다고 하는 전제가 버려지지 않는가? 그것을 의심해야 한다. ‘저 사람을 왜 저럴까’가 아니라 나는 왜 이럴까를 생각해라. 자신의 좋음이 세계의 좋음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 자체를 질문해라.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 질문을 하지 않는다. 분석을 했지만 읽으면서 공허하다. 저들은 왜 저럴까? 투정을 하지만 왜 저럴까? 하는 밑바닥에 견고한 에고가 도살이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진짜 문제가 되는 지점은 세상은 나처럼 되어야지 하는 ‘자기애’를 보라.

에세이 피드백에 이어, 채운샘의 루신 인트로 강의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3학기에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과 루신과 나쓰메소세키의 작품들을 읽게 됩니다. 채운샘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은 니체가 진단하는 근대의 가치체계가 망라되어 있는 책이라고 하십니다. 니체가 이후에 전개하는 모든 문제들이 모두 들어있는 책이라는 거죠. 특히 근대의 가치인 예술, 문화, 도덕, 정치, 역사에 대한 니체의 통찰이 잘 드러나 있고 근대 인간의 가치를 계보학적으로 파헤친 책입니다. 이와 함께 루신과 나쓰메소세키의 작품을 읽습니다. 소세키는 소설가이지만 루신은 교육자이면서 사상가, 문학비평가 지식인 등으로 알려지고 있듯이 딱 한가지로 정의할 수 없습니다.

루신과 소세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둘다 니체의 독자이고 특히 루신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서문을 번역하기도 했고 작품 속에서도 니체적인 내용이 종종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살았던 시기는 서양에 의해 근대화가 이루어진 시기입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으로 서양의 문화를 전폭적으로 끌어 들였죠. 하지만 중국은 일본과는 달리 외세에 의해 근대가 들어오게 되었지요. 근대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조금 다를 수는 있으나 두 사람은 근대라는 지평속에서 살면서도 근대라는 가치를 한발 떨어져 사유한 자들입니다. 상이한 시공간에 있으면서 근대 안에서 근대 밖에 서 있으려는 포지션이 공통점이죠. 근대를 살면서 최대한 근대와 거리를 두고 바라보려고 했던 루신과 소세키, 3학기에는 니체와 함께 즐겁게 읽어보아요.

2주차 과제는

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1~2장까지 읽고 도덕의 문제를 중심으로 토론거리 정리해오기

루신은 광인일기, 약, 두발이야기, 고향, 아Q정전 등 5편을 읽고 루신이 근대를 어떻게 잘 진단하고 있는지를 고민하면서 두가지 과제를 해야합니다. 참 외침 서문은 중요하니 잘 읽으시구요.

첫 번째 과제는 광인일기의 맨 마지막 부분, 아이를 살려야 한다~를 해석해오기.

두 번째 과제는 중국소설의 바이블이라고 통하는 아Q정전, 루신은 아Q로 대변되는 인간유형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그냥 비판만 하고 있는 것인가? 행간에 숨겨진 내용을 생각해보고 아Q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아Q와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를 써오세요.

담주 간식은 아마도 나영샘과 정아샘? 이시죠? 2주에 뵈어요~
전체 2

  • 2021-08-03 09:51
    덥썩 부탁드린 후기에 덥썩 승낙해주신 승연샘 감사해요!
    따로 덧붙일 것이 없는 공지가 다 포함되어 있는 후기네요!! 덕분에 저는 간략하게 쓰겠습니다 ㅎㅎ
    하지만 그래도 샘이 정신없이 바쁘신 와중에 에세이를 쓰고, 공부를 마주하는 것에서 좀 가벼워진 경험을 살짝 듣고 싶긴 합니다.
    한 명 한 명 빠짐없이 코멘트를 적어주시고 꼼꼼이 공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샘 다음주에 뵈어요!

  • 2021-08-04 23:37
    소상한 승연샘의 후기에 댓글을 그냥 읽고 지나가는 건 아닌 것 같아서요. 온 힘을 기울여 에세이 쓰시고 다시 한 걸음 나아간 승연샘, 저도 기분이 홀가분해요. 그러다 제 에세이 생각으로 돌아오면 입꼬리가 쳐지지만요. 아무튼 어떻게든 되겠죠.ㅎㅎ 3학기에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