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 세미나

<명리학 세미나> 9월 23일 수업 공지

작성자
배현숙
작성일
2020-09-19 11:37
조회
85
코로나와 상관없이 이번 주(16일) 세미나는 마스크로 중무장하고 충분히 거리를 두고 앉아 공부하기로 결의?를 했었는데, 때 맞추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도 2단계로 완화되었습니다. 다들 기다렸다는 듯 양손에 바리바리 맛있는 간식들을 싸들고 오셨죠. 오랜만에 만나니 더 반가웠습니다. 이번 수업은 오전 오후로 나누어 밀린 공부를 다 했습니다. 피곤해하시지도 않고 다들 열심이셨죠. 경아샘, 은영샘, 정원샘은 각자 서로 다른 사정이 있으셔서 다음을 기약하셨고요, 승우샘은 코로나 사태로 특수를 누리시느라 어찌나 바쁘신지 풍성한 점심만 가득 챙겨다주시곤 떠나셨습니다. 코로나는 세상에 벌어질 수 있는 다종다양한 사건들 중 하나일 테고, 그런 일들이 벌어져도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하며 삽니다. 공부는 그런 일들 중에 하나지요. 띄엄띄엄 띄어 앉아 오랫동안 풀어내지 못한 회포를 풀듯, 갖가지 개념들을 예제 사주에 대입해보며 익혔습니다. 역시 함께 하는 공부의 효과가 짱이었죠. 더 분명하고 재밌게 귀에 들어왔습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니었겠죠? ㅎㅎㅎ

청탁(淸濁), 진가(眞假), 은원(恩怨), 한신(閑神), 기반(羈絆)

요즘 우리가 공부하고 있는 내용은 사주의 體用과 精神에 대한 것입니다. 격국 중심의 『자평진전』이 주로 명리의 體의 영역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면, 적천수는 用의 영역을 다루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體를 타고난 체력에 비교한다면 用은 일종의 재능이나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죠. 물건(體)이 있어야 그것의 쓰임(用)이 있는 것이니, 체와 용은 몸과 쓰임의 관계입니다. 그러니까 체격과 체력에 맞는 힘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죠. 體는 큰데 用이 작거나, 체가 작은데 그 쓰임이 지나치게 되면 분수에 맞지 않는 삶이 전개될 것입니다. 사주에서 일간을 체라고 한다면 월령은 용이 될 것이고, 팔자가 체라면 運이 용이 될 것이며, 팔자와 대운이 체라면 세운이나 월운은 용이 될 것입니다. 체용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생명의 본질은 변화입니다. 그래서 역(易)이지요. 결국 체용에 따른 정신(精神)이란 부족한 것은 채우고, 넘치는 것은 덜어내는 곳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시간에 읽은 ‘道有體用 不可以一端論也 要在扶之抑之得其宜(도유체용 불가일단론야 요재부지억지득기의) - 도에는 체體와 용用이 있으니 한 가지 단서로만 논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부조할 것은 부조하고 억제할 것은 억제하여 알맞음을 얻는데 달려 있다.’는 시구를 다시 한 번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쇠왕(衰旺), 중화(中和), 손익(損益)부터 오늘 공부한 청탁(淸濁), 진가(眞假) 등과 한난(寒暖),조습(燥濕) 등의 개념들은 모두 사주체의 균형과 조화를 살피기 위한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得其中’, ‘得其宜’인 정도(正道)를 추구(追求)하는 방편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삶에서 알맞음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을 어떻게 부조하고 억제해야 할까요? 우리는 그런 지혜를 추상화된 기호로 표현된 각각의 별상들에서 궁리해보고 있습니다.

청탁은 팔자에서 가장 가리기가 어려운 것이라지요. 淸하고 有氣한 것은 ‘정신이 서로 연결되어 넉넉한 것’이고, 청하되 無氣한 것은 정신이 메말라 있는 것(淸枯)‘이라 했습니다. 철초 선생은 “정신이 마르면 사기가 들어오고 사기가 들어오면 청기는 흩어지니 청기가 흩어지면 가난하지 않으면 천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이는 청탁이 (정관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팔자에 다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철초 선생은 청탁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희신은 득지하고 생을 만나고 또 일주와 바짝 붙어 있으면 아름답고, 기신은 실세하고 절지에 임하거나 일간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아름다운데, 일주가 인성을 반기면 인성이 바짝 붙어 있거나 인성에 앉아 있어야 좋으니, (일주의 정신이 되기 때문이고), 관성은 수와 붙어 있거나 인성이 관에 앉아 있다면 인성의 정신이 되니” 좋을 것입니다. 이런 청탁의 기준을 이해하는 것이 사주명리를 보는 눈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라는데요, 한 마디로 용신이 상황이 어떤지를 잘 살피라는 말이겠지요.

진가(眞假)나 한신(閑神), 기반(羈絆) 등의 개념은 그동안 공부하며 거듭 익혔던 개념들입니다. 이 개념들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된 예제 사주들을 잘 살펴 궁리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공부하다보니 더러 철초 선생의 자의적 해석이 강하게 표현된 부분이 있었습니다. 용신을 다르게 보면 다른 해석도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겠죠. 우리에게 제시된 근거가 대운과 명주의 재관의 상황에 따른 길흉밖에 없기 때문에 별 다르게 해석할 순 없겠지만, 사주팔자에 대한 해석에는 절대적인 것이 없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시는 게 중요할 듯 합니다.

한난(寒暖), 조습(燥濕), 재덕(才德). 분울(憤鬱)

오늘 공부한 개념들 중에서 실제 통변에 자주 쓰이는 개념이 한난(寒暖)과 조습(燥濕)입니다. 한난(寒暖)은 단지 서북의 금수는 차갑고 동남의 목화는 따스하다는 말이 아니라고 했죠. 변화라는 것은 “위로 올라간 것은 반드시 변해서 아래로 내려오게 되어 있고, 거둬들여서 갈무리한 것은 반드시 언젠가 변화하여 열려서 나오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물질이 이루어지려면 형상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니 양의 생조는 반드시 음의 위치가 있기 때문이죠. 양은 만물의 주인이니 형이 이뤄지지 않으면 생이 허약해지고, 음은 만물을 완성시키는데, 양이 없이는 생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음양이 서로 중화해서 변화하기 때문에 만물이 발육하게 되는 것이죠. 즉 한 마디로 음양의 배합이 한난인 것입니다. 다시 말해 “차가움이 비록 심하더라도 난기가 기운이 있거나, 난기가 비록 지극하다고 해도 한기가 뿌리가 있다면 능히 만물을 생성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철초 선생은 “지나치게 추우면 도리어 난기가 없어야 아름답고, 지나치게 더우면 도리어 한기가 없어야 마땅함도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어떤 기운이든 극에 달하면 반대 기운이 생겨나는 기틀이 된다는 천지의 자연스런 이치에서 비롯된다는데요, 종격을 공부할 때 배웠던 게 생각납니다. 철초 선생은 종격을 퍽 애용하셨죠. ㅎㅎㅎ 어쨌거나 이런 한난이라는 개념과 의미와 상통하는 말이 ‘조후용신(調候用神)’입니다. 이 말은 『궁통보감(窮通寶鑑)』이라는 책에서 나온 말인데요, 서낙오 선생이 『난강망(欄江網)』이라고 이름붙인 이 책은 조후에 의해 사주를 해석합니다. 그러나 조후용신은 사주를 해석하는 데 하나의 기준일 뿐이죠. 결국 만물이 생하는 이치는 음양의 균형과 조화에 있다는 걸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알게 된 새로운 개념이 있었는데요, ‘요충(遙冲)’이었죠. 철초 선생은 359쪽에 있는 사주 해석에서 “寅과 申이 바짝 붙어서 冲을 하면 극이 되지만 서로 멀리서(年支와 時支) 충을 하면 動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요충(遙冲)’은 ‘영향요계’라는 말에서 사용되었던 그 ‘요(遙)’를 떠올리시면 됩니다.(기억나시나요?) ‘서로 멀리서 충을 하는’ 것이죠. 寅申이 바짝 붙어 부딪치면 금극목이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멀리서 하는 요충이 서로를 動하게 한다니, 이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낭월스님은 우리가 미처 ‘이해를 못해서 그렇지 난센스는 아닐 것’이라고 했습니다만, 참 어렵습니다.

이번에 5,6차시 세미나를 16일 하루에 오전, 오후로 나누어 공부해보니 그것도 괜찮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30일 수업도 다음주 23일에 7,8차시 수업을 오전, 오후로 나누어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은영샘 같은 경우 주역 수업을 가셔야 해서 오후 수업에 조금 차질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적천수 세미나가 세미나 형식보다 강의식으로 진행되다보니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지 않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 경우로 보면) 절실하지 않아서이겠죠? ㅎㅎㅎ ‘사주 팔자에 대해 조금 궁금하기는 하지만, 굳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공부할 만큼 이 공부가 중요하진 않은 거 같고, 정 궁금하면 아는 이에게 물어보면 되고, 그도 아니면 말고! 그냥 되는 대로 살아도 이만큼은 살고 있으니, 뭘 여기서 더~?’ 이런 심정이실까요? 게다가 다른 학문처럼 근사한 지식을 주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기껏해야 길흉화복 정도를 점치는 일 같은데, 까이꺼!! 혹시 이렇게 생각하시는 건 아니신지요?

뭐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공부도 하나의 선택이라고 한다면, 그 선택은 자신의 문제를 절실하게 마주할 수 있는 방편을 얻기 위함일 겁니다. 처음 이 공부를 시작할 때의 그 마음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매주 배우는 개념 하나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사주의 여덟 글자를 보는 눈이 그만큼 더 확장되고 밝아질 수 있겠죠. 그리고 그런 안목이 우리 삶에 매번 다르게 나타나는 별상(別相)들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지혜일 것입니다.

하여, 다음 주 세미나 시간에는 본인이 담당하신 부분에 대해 활발발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충분히 연구해 오시길 부탁드리옵니다.^^

◈ 다음 주 세미나는 이번 주에 발표를 하지 못하신 샘들부터 시작합니다.( 396쪽부터)

은현: 은영샘, 진태: 정원샘, 감리: 승우샘, 강과: 태미샘, 순역: 현정샘,

운세: 복희샘(448~461), 미영샘(462~466), 호정샘(467~468), 효신샘(469~476)

◈ 다음 주 간식과 후기태미샘과 복희샘 두 분께 부탁드립니다. 태미샘께서는 이번 주에도 간식 준비를 해주셔서 감사했는데요, 오전, 오후 수업이니 두분 샘께서 상의하셔서 오전 간식과 점심 김밥을 간소하게 준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후기는 두 분이 상의하셔서 정리해 주시면 되겠지요? 부탁드립니다~^^

◈ 담 주엔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모두 뵙게 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 이번 한 주도 모두 건강하고 평안하게 지내시길 빕니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