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문 회의록

5월 24일 회의록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05-28 20:44
조회
53

<고기로 태어나서> 세미나 각자의 평


규창 : 고기 세미나에서 기대했던 것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가 발제를 하기도 하고 책을 손쉽게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연습을 해보자는 취지였던 것 같은데 나중에는 너무 발제에 집중되었다. 누군가는 책 이야기를 주력해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거 없이 발제만 하고 말아서 우리 발제문 자랑처럼 되어 버린 것 같아서 그 부분이 아쉬웠다. 재미있는 책이었는데, 우리가 재밌게 읽은 책을 나눈 게 적었다.


건화 : 세미나 진행 뿐만 아니라 진행에서도 발제에 주력하게 되었다. 시선이 좁았다. 같이 뭘 얘기할까를 준비했어야 했는데 어떤 발제를 해볼까로 생각이 바뀐 것 같았고. 글의 톤 자체가 너무 닫혀 있었다. 그게 아쉬웠다. 내가 '연구실에서 함께 먹는 게 짱이다'라고 해서 사람들 입을 닫아버린 것 같기도 하고. 문탁에서 온 사람인가? 자기는 요리 못한다고 발언하는데. 규창이도 나도 남기지 않고 함께 먹는 것이라고 해버리니까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볼 지점을 많이 놓쳤다. 그래서 그 사람이 이야기 하는 것이 닫혔다.


민호 : 발 붙이고 있는 게 여기인데. 문탁이 어떻게 먹는지. 그리고 알바 하면서 세미나만 참여하는 사람들은 직장인이나 대학생이 먹듯 멀을텐데 우리는 그런 걸 고려하지 않고 그들이 어떻게 먹는지 고려하지도 않았다. 어떻게 드세요? 라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건화 : 애초에 처음부터 고기를 어떻게 드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 이상했다. 사전에 질문을 준비하지 않았다. 고기를 어떻게 먹는지 고해성사 하는 느낌으로 접근이 된 느낌이었다.


민호 : 세미나 멘트나 질문이 다 빈 채로 빨리 발제 써서 와야 한다는 생각에 그런 기술이 날아가 버렸다. 정적으로 일색된 세미나.


건화 : 세미나를 어떻게 해야 할지, 진행에 대해 생각하지도 않았다.


혜림 : 전체적으로 동의한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궁금해 하지 않았다. 우리가 해볼법한 질문이 나왔는데 또 관념적으로 접근했다 라는 느낌.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단념하는 느낌. 진행 부분에서도 이런 것을 사전에 준비를 했어야 했다.


건화 : 진행을 하면서도 이 얘기가 우리가 정말 궁금한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별말 아니어도 우리의 궁금증과 질문 속에서 이야기 할 때와, 사실만 말하라고 하는 질문이 다른듯.


민호 : 우리가 웬델 베리를 처음 읽고 시작했는데, 두번째 시간에는 이걸 읽는 게 너무 재미 없었다. 내가 재미 없을 정도라면 큰일났다 싶었다.


혜림 : 청년 공동체 얘기 만날 때마다 신선하다. 궁금한 걸 다들 가져온 느낌이다. 그런데 우리 선에서는 왜 질문이 오가지 않았던 것일까? 남산도 감각이 변했던 깨달음 같은 것도 우리 선에서 나눠야 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건화 : 그들에 비해 비교할 필요는 없다.


혜림 : 비교를 떠나서, 내 스스로도 이런 질문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답답했다. 참여 하고 싶어도 계속 관념적인 생각 뿐이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건화 : 황윤 감독 다큐 볼 바엔 이런 뻘소리 하는 동안 돼지 한 마리 보는 게 낫겠다 싶더라.


민호 : 세미나는 어쨌든 그렇게 되어 버렸다. 그 세미나는 우리 특정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좋은 말로 하면 다원주의고 나쁜 말로 하면 모래알이다. 한 번도 회의에서 무슨 말을 하고, 그들에게 어떤 질문을 할지도 말하지 않았고 각자 글쓰기 뿐이었다. 그리고 원래 취지도 그렇게 접근해 버렸다. 우리가 뭘 해보자는 걸 가지고 있어야.


건화 : 우리는 채식에 대한 입장도 논의하지 않았다.


혜림 : 각자 혼자 생각했다.


건화 : 글 써 오면 말이 되냐 안 되냐 이런 것만 얘기했고. 논쟁이 우리 몸에 익숙하지 않았다.


규창 : 그러니 글이 재미가 없었다. 요거 가지고 뭔 얘기를 할까 싶었다. 글 완성도가 떨어져도... 저번에 문빈 글은 (매니저 글) 생각이 뭔지 잘 드러났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구색을 갖추고 세련되었는데 이게 참 뭔가 글에만 힘을 줬다.


건화 : 거기에 낚인 애들은 글 너무 잘봤다고 하는 반응만 할 것.


민호 : 우리가 모든 행사에서 글로만 승부를 봐 왔다. 마무리를 어떻게 해서 마무리 했다. 다른 방법이 머릿속에 없었다.

어차피 글은 혼자 쓰는 것이니까 같이 하는 스킬이 부족했다.


건화 : 어느새 완성도에 무게가 쏠려 버렸다. 그리고 세미나를 이끈다는 관점이 너무 없었다. 참가자 한 명으로 내 글을 발표하는 차원까지만 생각을 하고 이 전체가 어떻게 굴러갈까 하는 것도 없었다.


혜림 : 그야말로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것.


민호 : 이건 그냥 발표회에 불과했다.


혜원 : 같이 했던 게 다양하지 않았다. 지난 세미나 돌아보면 이것저것 해보다가 마지막 삼일에 글썼다.


건화 : 우리는 주제에 매몰되었다.


규창 : 어쨌든 같이 책을 읽었고 나름대로 뺑이만 치고 있어도 우리 나름대로 최선이긴 했다. 한번 중간에 다 글 안 써오면서 이 상태로 될까 하면서 꾸역꾸역 하면서 뭔가 했던 것 같았다. 다음에는 그렇다고 해서 매 시간에 딱딱 100% 마법같은 건 안 일어나니까. 나름대로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을 했다. 어느샌가 글만 봐서 문제였다. 그것들 나름 별거 아니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혜림 : 그런데 열심히의 방식이...


민호 : 압력이 없던 첫 번째 시도였다. 가족세미나는 옆에서 압력이 엄청났었고 이전 깜세도 외부 압력이 있었다. 스케줄이 어마어마했던 와중에도 그럭저럭 했었다. 우리가 나름 할 수 있었던 채찍질을 했었다. 그걸 부정할 필요는 없다.


건화 : 그것도 맞는 말인데 지혜가 없었다.


혜림 : 할 수 있는 건 했다.


건화 : 그걸 해 본 적 없었다는 걸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했다. 누굴 초대해서 한 일을 해본 적도 없고.


혜원 : 채운샘 의견 - 다른 팀도 세미나를 해서 글을 써 와서 지혜를 나누는 것을 해봐라. 그것이 네트워크. / 논점이 있는 글을 쓸 것.


규창 : 다른 네트워크가 세미나를 하지 않더라도 인터뷰 같은 것을 해봐도 좋았을 것.


혜원 : 그거 좋네. 설문지 같은 걸 돌려도 좋잖아.


규창 : 너무 우리가 하는 과정이랑 그 사람들이 따로 놀지 말아야 한다. 그런 장치가 필요할 것.


민호 : 괜찮은듯. 그날 와서 그날 고민하게 한 꼴이었다.


건화 : 상상이 잘 안 된다.


민호 : 예를 들어 다음 시간 주거 공간 문제를 생각한다면. 그들의 고민을 미리 조사를 한다든가.


규창 : 가령 고은이를 만나서 우리 얘기를 하고, 전달을 해서 고민을 촉발시켜 보고 싶다.


건화 :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만약 우리한테 다른 공동체가 그런 말 하면 과연 진지하게 받아들일까?


규창 : 이번 기회에 한번 조인을 해볼만한 경로를 만들고 싶다.


건화 : 우리 걸 그들에게 고민하게 하는 것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너무 폐쇄적이다. 고은씨가 뭐 하러 오라고 하는데 맨날 안 가잖아.


민호 : 그들의 고민을 가져오는 게 어떤가? 페미니즘 세미나를 그들이 하는 게 있다면 그들의 글을 읽고 우리도 조사해보는 게 어떨까?


건화 : 어쨌든 그 사람들과 교류가 필요하다. 6월 21일 그들의 에세이 발표에 가볼 예정. 우리가 이런 얘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민호 : 계속 나온 이야기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화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봐야 할 것.


민호 : 가서 에세이 발표를 보고 싶다. 계속 규문만 봤더니.


규창 : 내 느낌으로는 따로 만나서 술이나 하는 게. 그때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민호 : 그런데 그건 친구 관계잖아요. 술까지 가도 조금... 운동회 하고 술 한번 해보자고 해서 뒷풀이를 갔는데 할 얘기가 별로 없었다. 너무 스몰토크들. 어쨌든 6월 21일에 좀 더 놀아보려고 한다.






다음 세미나는?



규창 : 이제 또 한 주에 한 권, 한 달에 한 권 해야 할 것 같다.


민호 : 그럼 주제는?


규창 : 쇼핑?


민호 : 코로나?


건화 : 코로나는 좀 늦었지. 미디어? 소셜미디어 나올 때 인간의 신체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 이런 이야기들.


민호 : 미디어와 신체?


규창 : 해도 재밌을 것 같긴 한데. 브이로그와 랜선 ~ 같은 것들. 집 안에서 놀고,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는 것들.


건화 : 별 거 다 나왔어. 박물관도 집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늘고. 코로나 끝나고 면대면 관계가 늘어나고 관계 맺는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 할 것이라. 어쩌면 코로나를 질병적으로 보는 것보다 더 시의성이 있을지도.


민호 : 코로나와 비대면 사회.


규창 : <자연과 미디어>


혜원 : 이 주제는 재밌을 거 같아.


민호 : 세미나를 열면 어때요? 우리끼리 하면 좀...


규창 : 열면 한 명 들어와. 감당 가능?


혜원 : 주제를 정하고 여러 권을 읽어보자.


건화 : 우리 공부를 하면서 관념적이지 않게 활동할 방법을 생각해보자.


민호 : 어떤 입장에서 할까요?


건화 : <텍스트의 포도밭> 어때? 일리치가 읽기를 중심으로 인간을 보는 책.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


민호 : 미디어와 읽기라고 생각한다면. 카톡에서의 언어 사용은 덩어리나 이미지로 본다.


혜림 : 그럼 그거 읽어야 하는 거 아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건화 : 읽기의 문제로 갈지 안 갈지는 생각해 봐야 할 것.







*정리*



<고기로 태어나서> 세미나 총평

-세미나 진행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다. 발제문 작성에 급급해서 정작 세미나에서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

-여전히 관념적인 이야기만 한 것 같았다. 이 얘기가 정말로 궁금하고, 세미나를 함께 하는 구성원들에 대한 관심이 정말 있었는지 질문하게 되었다.

-서로 다른 청년 공동체를 초대하고 그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햇던 것 같다.

-우리 각자의 단점이 부각된 세미나 같았다. 좋은 말로 하면 다원주의고 나쁜 말로 하면 모래알. 사실 원래의 취지가 '각자의 글을 쓰자'였던 것에서 어떻게 보면 예견되었던 것.

-육식에 대해 묻는다고 하자 반사적으로 채식주의로 이끄는 세미나가 되어 버린 것 같았다. 섭식에 대한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텐데.

-다음 세미나는 좀 더 서로 고민을 촉발시킬 수 있는 것이 되었으면 한다.


다음 세미나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코로나 정국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서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나, 질병에 대해 말하지 말고, 좀 더 이후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나라가 비교적 빠르게 사회를 정상화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초고속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사람들 덕분이다. 더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고 그렇게 준비된 신체가 우리인 것. 코로나의 비대면 사회는 그런 우리 신체를 확인할 수 있게 한 계기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관계가 어쩌면 당연시 될지도 모르는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할지에 대해 그 힌트를 얻을만한 책을 읽고 세미나를 하면 좋겠다.

-읽으면 좋겠다고 한 책들

<죽도록 즐기기>

<감정화하는 사회>

<정보과학의 폭탄>

<자연과 미디어>

<텍스트의 포도밭>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다음 회의


6월 1일 <죽도록 즐기기> 다 읽고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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