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 세미나

성역 다섯 번째 시간(3.19) 공지

작성자
건화
작성일
2021-03-15 09:24
조회
81
이번 주에는 3장 ‘스키엔티아 섹수알리스’의 후반부에서부터 4장 ‘성생활의 장치’의 1번까지를 읽고 세미나를 했습니다. 이번에 읽은 부분에서 푸코는 18~19세기에 이르러 ‘고백’이 고해성사의 실천으로부터 풀려나 의학, 정신의학, 교육학 등의 인간과학과 결합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되는 과정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19세기는 성이 더 이상 죄와 구원, 죽음과 영원에 관한 담론이 아니라 과학의 담론과 맞물려야 하는 시기로, 이 시기에 ‘고백의 과학’이 구성됩니다.

여기서 흥미로웠던 것은, 푸코가 ‘종교’에서 ‘과학’으로의 이행을 고백이라는 장치의 연속성 속에서 파악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여기서 푸코가 관심을 갖는 것은 ‘표상체계’가 아니라 ‘담론의 경제’입니다. 성에 관한 담론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특정한 시기에 사람들은 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관건은 ‘성’을 출현시키고 성과의 관계 속에서 주체의 품행을 인도하는 권력의 형태입니다. 푸코가 관심을 갖는 것은 ‘성에 관해 말하도록 하는 권력’의 변모입니다. “성생활은 ‘본래’ 존재하는 것으로, 즉 병리학의 과정이 스며들 수 있고 따라서 치료법이나 규범화의 개입을 불러들이는 영역으로, 해독해야 할 의미의 장으로, 특수한 메커니즘에 의해 감춰진 과정의 현장으로, 한없는 인과관계의 중심으로, 엄폐물로부터 끄집어내고 동시에 경청해야 하는 모호한 발언으로 규정”(83쪽)되었습니다.

4장의 인트로에서는 ‘말하는 성에 관한 상징’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푸코가 인용한 디드로의 소설 《입이 가벼운 보석》에는 여성의 성기로 하여금 체험담을 털어놓게 하는 보석을 손에 넣게 된 술탄 이야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어떻게 우리 각자가 자기 자신의 성과 타인의 성에 대해 일종의 경솔한 술탄이 될 수 있었는가”(94쪽)를 질문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성의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 아니라) 성에 대해 알고자 하고 성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데에 깃드는 쾌락이란 무엇인지 질문이 들었습니다. 쾌락을 단순히 쾌락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쾌락의 숨겨진 진실을 찾으려는 욕망. 이는 성적 쾌락을 굉장히 특권화하고 성에 온갖 판타지를 덧씌우는 방식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로부터는 자신의 쾌락과 관계하는 기술에 대한 고민을 이끌어내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자세한 후기는 난희샘께서 써 주시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쯤하고 공지를 드릴게요. 다음시간에는 ‘성생활의 장치’의 2, 3번을 읽고 오시면 됩니다. 간식은 청샘께서 맡아주시기로 했습니다. 그럼 금요일에 만나요~~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