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190220 니나노 후기

작성자
김완수
작성일
2019-02-26 11:50
조회
80
男女の交際について(남녀교제에 대하여)

然しそういう若い男女の交際というものは極めて夢幻的なもので、男も女も相手をその有るまゝに見ているわけではなく、自分の理想を投影して眺めており、したがって相手が自分に投影している理想の男や女に自分もなろうとするハタラキもあるけれども、他面にはひどく疲れるものである。

それを恋愛とよぶなら、青春の恋愛は超現実的な夢幻世界で、これもやっぱり本能に属する世界であるにすぎず、その夢はやがて破れ、冷めたい現実が、そのありのまゝの冷めたさでノッピキならぬ姿をつきつけてくるに極っている。

こういう夢幻世界が終ったところから、人生が、生活がはじまってくることを知らなければならない。冷酷な現実ありのまゝのものが人生で、それを土台にした上で、我々の如何に生くべきかという本当の設計が始まることゝなるのである

그러나 그러한 젊은 남녀의 교제라는 것은 아주 몽환적인 것으로 남자도 여자도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고 있지 않으며 자기의 이상을 투영시켜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상대가 자기에게 투영하고 있는 이상의 남자와 여자처럼 자신도 되고자 하는 작용도 있긴 하나 다른 측면에서는 매우 피곤한 일이다.

이것을 연애라고 부른다면 청춘의 연애는 초현실적인 몽환세계이며, 이도 역시 본능에 속하는 세계임에 불과하고 그 꿈은 이윽고 깨지고 차가운 현실이 그대로 차가움으로 어찌할 수 없는 형태로 육박해오는 것은 정해진 사실이다.

이러한 몽환세계가 끝나는 지점에서 인생과 생활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냉혹한 현실 그대로인 것이 인생이며 그것을 토대로 한 후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가라는 진짜 설계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안고는 남녀교제에서 서로가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상을 투영시킨다고 합니다. 흔히 말하는 콩깍지가 씌였다는 것인데 상대방이 씌여준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것이라는 거죠. 상대방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자신이 깍지를 만들고 놓고 또 시간이 지나 그것을 부수어 놓고는 상대를 원망하는 것이 보통 남녀 사랑의 순서인 듯합니다. 몽환적인 상황이 종료되어 진실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시간이 오기 마련이고, 그 꿈을 깨우려고 냉혹함과 차가움이란 단어를 써보지만, 현실이 보이지 않는 꿈속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믿기지 않겠지요. 마음이 불 꺼진 재처럼 되는 것이 쉬울 리 없지요.

남녀교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안고는 팡팡걸과 여자 댄서 이야기를 듭니다. 종전 후 미군을 상대했던 팡팡걸들은 전쟁 중의 매춘부처럼 신세를 한탄하며 비극을 즐기지 않고 명랑하고 쾌활하며, 댄스홀에서의 댄서들도 자신의 앞날에 대해서 생각이 없는 처녀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전까지 개인을 억누르던 가치체계가 무너져, 주로 여자들을 예로 들었지만, 종전과는 달리 젊은이들이 자율적으로 인생을 설계하고 만들어나갈 수 있게 되었고 따라서 인간 생활의 향상이 이런 식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을 알아야하고 그 과정에는 시행착오도 있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어지러웠던 전후지만 팡팡걸이나 댄서라고하면 눈살을 찌푸릴 사람이 많았을 것 같은데 안고는 그런 여자들을 통해 향상이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사회가 가치 있다고 하는 것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큰 가치라고 따르며 사는 사람을 보는 건 낯설기도 하면서 신선한 자극입니다.
전체 4

  • 2019-02-26 12:38
    콩깍지 ㅋㅋㅋㅋ 안고는 어떤 관계든 자신이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연애에 대해서는 물론 국가나 도덕에 대해서도요.

  • 2019-02-26 15:41
    완수 선생님의 후기를 읽으니, 아 맞다. 팡팡걸.. 싶습니다.
    윤리란 개인에게 달린 문제이므로, 미군을 상대로 매춘을 하건 길거리에서 춤을 추건, 자신의 윤리에서 출발하는 행동이라면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다는 뜻이었지요.
    향상심. 그것은 목적도 방향도 없이 오직 자신에게만 묻고 답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울컥! ㅆ.ㅆ

  • 2019-02-26 20:38
    자기 윤리를 쯔꾸리! 생활은 계속 변하는 속에 있으니 안고가 '만들어가다'라고 한 것인가..후기와 댓글보다 문득 생각나서 끄적여봅니다^.^

  • 2019-02-26 23:10
    "자신의 삶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큰 가치라고 따르며 사는 사람을 보는 건 낯설기도 하면서 신선한 자극입니다."라는 후기 마지막 멘트가 백미입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킨 방시혁 대표가 서울대 졸업식 축사에서 이런 말을 했더군요. "저는 앞으로도 꿈 없이 살 겁니다. 알 지 못하는 미래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시간을 쓸 바에, 지금 주어진 납득할 수 없는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이런 말에 대해 '분노는 나의 힘'이란 타이틀로 그의 축사를 알리는 기사도 있습니다만, 이와 곁들어 안고의 '분노'는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안고의 분노는 후기 멘트에 쓰신 "사회가 가치가 있다고 하는 것에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반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힘이 아닐까요. 그러나 무조건 세상 상식에 반하는 자세만이 분노는 아니겠지요. 방시혁 대표가 말한 알지 못하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 주어진 납득할 수 없는 문제'와 맞서는 것이 그나 안고가 지닌 '분노'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우리가 안고를 읽는 건, 너무 익숙하고 너무 느슨하게 세상을 바라는 시선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어 시야의 선명한을 추구하는 힘을 가지는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러기 위해서 안고가 말한 '만들다'란 말에 다시 주목하고 싶네요. "산다는 것은 만드는 것이며, 그렇기에 만드는 것은 또한 노는 것 이다."(<불가해한 실연에 대하여> 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