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한강

[제물론] 1~3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8-05-01 14:07
조회
49
180428 우한강 복습

 

제물론 1-3

 

古之人 其知有所至矣 惡乎至 有以爲未始有物者 至矣盡矣 不可以加矣 其次 以爲有物矣 而未始有封也 其次 以爲有封焉 而未始有是非也 是非之彰也 道之所以虧也 道之所以虧 愛之所以成 果且有成與虧乎哉 果且無成與虧乎哉

有成與虧 故昭氏之鼓琴也 無成與虧 故昭氏之不鼓琴也 昭文之鼓琴也 師曠之枝策也 惠子之據梧也 三子之知幾乎 皆其盛者也 故 載之末年

唯其好之也 以異於彼 其好之也 欲以明之 彼非所明而明之 故 以堅白之昧 終 而其子 又以文之綸 終 終身無成 若是而可謂成乎 雖我 亦成也 若是而不可謂成乎 物與我無成也 是故 滑疑之耀 聖人之所圖也 爲是不用 而寓諸庸 此之謂以明

옛 사람들은 그 앎이 지극한 곳까지 이르렀다. 어떻게 이르렀는가. 일찍이 사물이 있지 않았다고 여겼으니 지극하고 다함이 더할 나위 없었다. 그 다음에는 사물이 있지만 일찍이 구별은 없다고 여겼다. 그 다음에는 구별은 있지만 옳고 그름은 없다고 여겼다. 시비가 나타나는 것은 도가 무너지는 이유다. 도가 무너지는 것은 사사로운 사랑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과연 또한 성립과 무너짐이 있는 것인가? 과연 또한 성립과 무너짐이 없는 것인가.

성립과 무너짐이 있는 것은 소씨가 비파를 연주하는 것과 같다. 성립과 무너짐이 없는 것은 저 소씨가 비파를 연주하지 않는 것과 같다. 소문이 비파를 연주하고 사광이 조율하고 혜자가 오동나무 책상에 기대는 것, 이 세 선생의 지식은 대단했고 모두 지극한 곳에 이른 자들이었기에 말년에 기록이 남았다.

그들이 좋아하는 것은 성인과 다른 것이었으니 그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도를 밝히려 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밝힌다는 도는 밝힐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밝히려 했으니 견백론 같은 어리석음으로 일생을 마쳤고, 그 아들은 소문의 연주법으로 일생을 마쳐서 종신토록 자신의 연주법을 이루지 못했다. 이와 같이 하고서 도를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비록 우리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 이와 같이 하고서도 도를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저들과 우리는 도를 이룸이 없는 것이다. 그 때문에 알려고 하면 어렵고 모호하게 빛나는 도는 성인이 도모하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시비를 쓰지 않고 용(庸)에 맡기니, 이것을 명(明)으로 밝힌다고 한다.

 

-因是: 1. 是=道에 의하라. 2. 자기가 옳다는 입장(成心)에 의한다. 3. 맥락마다 다르게 번역해야 한다.

-封: 사람들의 생각에서 생기는 사물의 구별.

-昭氏之鼓琴: 연주하지 않으면 소리가 일지 않지만 연주하면 시비가 일어나게 된다는 의미에서 비파연주.

-故昭氏之不鼓琴也: 故=乃

-枝策: 1. 지팡이에 의지하다 2. 조율하다.

-據梧: 오동나무 책상에 기대다

-以異於彼: 1.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 2. 성인과 다르다.

-聖人之所圖也: 1. 성인만이 도모한다. 2. 성인은 우습게 여긴다.

 

今且有言於此 不知其與是類乎 其與是 不類乎 類與不類 相與爲類 則與彼 無以異矣 雖然 請嘗言之

有始也者 有未始有始也者 有未始有夫未始有始也者 有有也者 有無也者 有未始有無也者 有未始有夫未始有無也者 俄而 有無矣 而未知 有無之果孰有孰無也 今我則已有謂矣 而未知 吾所謂之其果有謂乎 其果無謂乎 天下 莫大於秋毫之末 而大山爲小 莫壽乎殤子 而彭祖爲夭 天地與我竝生 而萬物與我爲一

旣已爲一矣 且得有言乎 旣已謂之一矣 且得無言乎 一與言 爲二 二與一 爲三 自此以往 巧歷(曆) 不能得 而況其凡乎 故 自無 適有 以至於三 而況自有 適有乎 無適焉 因是已

지금 여기에 어떤 말이 있다. 도와 같은지, 도와 같지 않은지는 알지 못한다. 부합되든 부합되지 않든 서로 더불어 유사한 것이라면 도가 아닌 것과 다를 바 없으리라. 비록 그러하나 시험삼아 한번 말해보자.

처음이 있다고 주장하는 자가 있고, 처음이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 자가 있고, 처음이 있지 않음이 없다고 주장하는 자가 있다. 있음이 있으며, 없음이 있으며, 일찍이 없음이라는 것이 있지 않으며, 일찍이 없음이라는 것이 있지 않음이 없다. 조금 있으니 없음을 주장하고 그러나 과연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지 알지 못한다.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이 있는데, 알지 못하겠다. 과연 내가 말한 것이 말함이 있는 것인가, 말함이 없는 것인가. 천하에는 가을터럭보다 큰 것이 없고, 태산보다 작은 것이 없고, 일찍 죽은 아이보다 장수한 자가 없고, 팽조보다 요절한 자가 없다. 천지도 나와 나란히 하고 만물도 나와 하나다.

이미 하나가 되었다면 또한 무슨 말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미 하나라고 말했다면 또 무슨 말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하나와 말이 둘이 되고, 둘과 하나가 셋이 된다. 여기서부터는 달력 만드는 사람도 알 수 없을텐데 하물며 평범한 사람이랴. 그 때문에 없음에서 있음으로 나아가도 셋으로 나아가니 하물며 있음에서 있음으로 나아감이겠는가. 나아가지 말아야 하니, 是에 의거할 뿐이다.

 

-언어에 대한 대목

-其與是類乎: 1. 나와 다른 사람의 견해가 같은지. 2. 많은이가 추구한다고 하는 도와 같은지.

-有: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천하에 가을 터럭보다 더 큰 것은 없고~: 1. 이런 논쟁 속에서는 말도 안되는 주장까지 이어지게 된다. 2. 제물론 입장에서 본 천하.

-巧歷: 달력 만드는 사람. 많은 데이터를 모아서 계산하는 사람.

-無適焉: 시비를 따지는 지경까지 나아가지 말라.

 

제물론 2장

 

夫道 未始有封 言 未始有常 爲是而有畛也 請言其畛 有左有右 有倫有義 有分有辯 有競有爭 此之謂八德

六合之外 聖人 存而不論 六合之內 聖人 論而不議 春秋經世先王之志 聖人 議而不辯 故分也者 有不分也 辯也者 有不辯也 曰 何也 聖人 懷之 衆人 辯之 以相示也 故曰辯也者 有不見也

夫大道 不稱 大辯 不言 大仁 不仁 大廉 不嗛 大勇 不忮 道昭 而不道 言辯 而不及 仁常 而不成 廉淸 而不信 勇忮 而不成 五者 园 而幾向方矣 故知止其所不知 至矣 孰知不言之辯 不道之道 若有能知 此之謂天府 注焉而不滿 酌焉而不竭 而不知其所由來 此之謂葆光

 

도는 일찍이 구별이 있지 않았고 말은 일찍이 정해진 의미가 없었고 이 때문에 사물에 구별이 있게 되었으니 그 구별에 대해 말해보자면 왼쪽이 있고 오른쪽이 있으며 인륜이 있고 의로움이 있으며 나눔이 있고 구별이 있으며 차별이 있고 경쟁이 있으니 이것이 여덟 개의 덕이다.

육합의 바깥에 대해서 성인은 그냥 두고 논의하지 않으며 육합의 안에 대해서 성인은 논하지만 따지지 않는다. 역사적인 선왕들의 세상 다스림에 대한 기록에 대해서 성인은 따지지만 차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누면 나누지 않음이 있고 차별하면 차별하지 않음이 있다. 말하노니, 어째서인가? 성인은 그것을 품고 보통 사람들은 그것을 구별하여 서로 보인다. 그 때문에 구별하는 자는 보지 않는 것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큰 도는 칭해지지 않고 큰 구별은 말해지지 않고 큰 인(仁)은 인이 아니며 큰 깨끗함은 겸손하지 않으며 큰 용감함은 해침이 없다. 도가 드러나면 도가 아니고 말이 구별되면 미치지 못하며 인이 일정하면 이루어지지 않고 깨끗함이 맑으면 믿을 수 없고 용기가 지나치면 이룸이 없다. 다섯 가지는 둥글고자 하면서도 모난 것에 가깝다. 그 때문에 그 알 수 없는 것에서 멈추면 지극하다. 누가 말 없는 말과 도(道)라 하지 않은 도를 아는가? 만약 알 수 있다면 그것은 하늘의 창고를 일컫는 것이니 물을 대도 채워지지 않고 퍼내도 고갈되지 않으며 그 유래를 알지 못하니 이것을 일러 빛을 품는다고 한다.

 

-常: 말에 정해진 의미. =定

-畛: 밭두둑. 경계, 구별.

-八德: 인간의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여덟 개의 작용.

-六合之外 :세상 밖. 우주.

-倫과 義: 經과 權

-春秋: 1. 역사책 <춘추>, 역사적으로. 2. 시간의 흐름.

-忮: 사나움, 해침, 지나침.

-葆光: 빛을 품는다.

 

故 昔者 堯問於舜曰 我欲伐宗膾胥敖 南面而不釋然 其故 何也 舜曰 夫三子者 猶存乎蓬艾之間 若不釋然 何哉 昔者 十日 竝出 萬物皆照 而況德之進乎日者乎

그러므로 옛날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말했다. “내가 숭, 회, 서오를 정벌하려 하는데 남면하는 왕이면서도 거리낌이 있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순이 대답했다. “이 세 나라는 아직도 쑥밭 사이에 있습니다. 왕께서 석연치 않아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옛날 열 개의 태양이 함께 떠올라 만물을 비추었는데 하물며 덕이 태양보다 더 위대한 사람이겠습니까?”

 

-요임금과 순임금을 등장시켜 제자백가를 비유했다고 함.

-釋然: 거리낌이 있음.

-況德之進乎日者乎: 1. 마음을 크게 써라. 2. 빛을 품은 사람만이 정벌할 수 있다.

 

제물론 3장

 

齧缺 問乎王倪曰 子 知物之所同是乎 曰 吾惡乎知之 子 知子之所不知邪 曰 吾惡乎知之 然則物無知邪 曰 吾惡乎知之 雖然 嘗試言之 庸詎知吾所謂知之 非不知邪 庸詎知吾所謂不知之 非知邪

설결이 왕예에게 물었다. “선생께서는 만물이 모두 옳다는 것을 아십니까?”

“내가 어찌 알겠는가.”

“선생께서는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십니까?”

“내가 어찌 알겠는가.”

“그렇다면 사물에 대한 앎이 없습니까?

“내가 어찌 알겠는가.”

비록 그러하지만 시험삼아 말해보겠다. 어찌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알지 못함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는가? 어찌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 아는 것이 아님을 알겠는가?

 

-齧缺: 흠결을 씹는다는 의미의 이름.

-同是: 동시에 옳음. 齊物.

-庸詎: 모두 ‘어찌’ 라는 의미.

 

且吾 嘗試問乎女 民溼寢則腰疾 偏死 鰌然乎哉 木處則惴慄恂懼 猨猴然乎哉 三者孰知正處 民 食芻豢 麋鹿 食薦 蝍蛆 甘帶 鴟鴉 耆鼠 四者孰知正味 猨 猵狙以爲雌 麋與鹿 交 鰌與魚 游 毛嬙麗姬 人之所美也 魚見之深入 鳥見之高飛 麋鹿 見之決驟 四者孰知天下之正色哉 自我 觀之 仁義之端 是非之塗 樊然殽亂 吾 惡能知其辯

또 내가 시험삼아 너에게 물어보겠다. 보통 사람은 습한 곳에서 자면 허리가 아프고 한쪽이 마비되지만 미꾸라지도 그러한가? 나무에 오르면 벌벌 떨며 무서워하는데 원숭이도 그러한가? 이 세 가지 중 누가 올바른 거처를 아는가? 사람은 소와 양과 개와 돼지를 먹고 사슴은 풀을 먹고 지네는 뱀을 달게 먹고 올빼미는 쥐를 즐겨 먹는다. 이 네 가지 중 누가 올바른 맛을 아는가? 암컷원숭이는 수컷원숭이를 짝으로 여기고 순록과 사슴이 사귀고 미꾸라지는 물고기들과 논다. 모장과 여희는 사람 중에서 아름다운 이지만 물고기는 그들을 보면 깊이 들어가버리고 새는 높이 날아가고 순록과 사슴은 오던 길을 돌아 도망간다. 네 가지 중 누가 천하의 올바른 색을 아는가? 내 입장에서 본다면 인의의 단서나 시비의 길이는 정신없이 요란한 것이니 내가 어찌 그 구별을 알겠는가.

 

-偏死: 몸의 한쪽이 마비됨.

-惴慄恂懼: 모두 두려워하는 모습을 뜻함.

-芻豢: 소, 양고기/개, 돼지고기

-決驟: 오던 발걸음을 끊고 돌아감.

 

齧缺曰 子不知利害 則至人 固不知利害乎 王倪曰 至人 神矣 大澤 焚 而不能熱 河漢 沍 而不能寒 疾雷破山 〈飄〉風 振海 而不能驚 若然者 乘雲氣 騎日月 而遊乎四海之外 死生 無變於己 而況利害之端乎

설결이 말했다. “선생께서 이로움과 해로움을 알지 못하시니 지인은 참으로 이로움과 해로움을 알지 못하는 것입니까?

왕예가 말했다. “지인은 신통한 존재다. 큰 늪지대가 불타도 타지 않고 황하와 한수가 얼어붙어도 추위를 느끼지 않으며 빠른 우뢰가 산을 무너뜨리고 바람이 바다를 뒤흔들어도 놀라지 않는다. 이와 같은 자는 운기를 타고 일월에 올라 세상 밖에서 노닌다. 삶과 죽음이 자신을 변화시키지 못하는데 하물며 이해의 말단이랴.”

 

-至人 固不知利害乎: 지인이라면 자신에게 일옵고 해가 되는 것쯤은 알아야 하지 않겠냐는 말.

-大澤 焚: 늪지대가 불타오름.

-河漢: 황하와 한수.

 

 

[제물론]은 是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뒤집어지는 장입니다. 절대적인 是가 있다고 하는지, 아니면 우리가 판단하는 것들은 모두 시비판단의 잔여물일 뿐이라고 하는지에 따라 어조도 완전히 달라지고요. 거기다 제물론을 정말 한 사람이 쓴것이 맞는지 아닌지에 따라 또 해석이 달라지는...이런 맛에 <장자>를 계속 읽어도 새로운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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